<머니 119>신혼집 얻어야 하는데 3000만원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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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요!" 항상 밝은 미소의 한 후배가 어느 날 수줍게 결혼소식을 전했다. 내년 2월이란다. 만난지 1년이 채 안됐다는데, 결혼진행이 일사천리다. 운 좋게 딱 한자리 남아있던 강남 고급 예식장을 예약했고, 왕복 40시간이 걸리는 낭만적인 신혼여행지도 찜해놨다.
 
그런데 결혼날짜가 다가오면서 해맑은 그녀 얼굴에도 그늘이 살짝살짝 드리우기 시작했다. 돈이 들어도 너무나 많이 드는 신혼집 때문이다.

 "1차로 예비신랑이랑 대학로 주변 부동산중개업소에 가봤는데 택도 없대요." 
 "예산이 얼마인데?" 
 "1억3000만원이요. 좀 외진 곳으로 가면 찾을 수 있을 것도 같고요."

지난해 3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커플이 결혼할 때 드는 신혼집 마련 비용은 평균 1억4219만원이다. 주택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미친 전셋값' 탓에 보금자리 마련에는 '억' 소리가 절로 난다.

그래도 1억3000만원 안팎이면 지역이나 집 규모 조정에 따라 신혼 둥지를 트는 데 별 무리가 없지 않으랴 싶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복병'이 튀어나왔다.

"사실 지금 가진 돈은 3000만원 밖에 없어요. 대출 받을 수 있을까요?"
 
그녀는 주변에서 "도대체 뭘 믿고 결혼하는 거야?"라는 핀잔도 듣지만, 예비신랑이 돈을 많이 모으지 못한 건 가방끈이 너무 길었던 탓이라며 "알고 보면 우량주"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사랑은 사랑이고, 현실은 현실. 과연 3000만원으로 서울에서 신혼집을 구할 수 있을까.
 
◆ 불가능한 미션도 마음 먹기 따라…

지난 3일 '난해한 미션'을 들고 이천 희망재무설계 대표를 찾았다. 신입사원의 통장관리부터 기업인의 자산관리까지 폭넓은 계층의 재무주치의로 활동하고 있는 이천 대표는 최근 <커플리치>란 책을 통해 예비부부들의 현명한 자산관리 노하우를 제시하기도 했다.

"신혼집을 위해 대출을 고려하고 있는데, 대출이 무서워요."(예비 신부)
"왜 꼭 대출을 받아야하죠?"(이천 대표)
"지금 순수하게 가진 돈이 3000만원 밖에 없어서요."(예비 신부)

사실 이 커플은 그래도 다행스럽게 "부모님으로부터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해주겠다고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문제는 부모님이 지원해준다는 돈이 현재 부모님 수중에 있는 자금이 아니라는 것. 계획이 틀어질 여지가 많아 진짜 결혼 전에 그 돈을 받을 수 있을지, 얼마나 받게 될지 장담키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부모님의 지원 없이도 집을 구하는 '플랜 B'가 요구됐다.

"신혼집은 어디에 얻으려고 하죠?"
"대학로나 숙대 근처요. 정 어려우면 집값이 싸다는 인천 쪽도…."

"집 형태는요?"
"처음엔 가전이나 가구 비용을 아끼려 오피스텔을 알아봤는데 너무 비싼 것 같아 다가구주택이나 원룸도 생각하고 있어요."

"전세로요?"
"전세도 좋고, 월세도 괜찮아요."

상담 후 이천 대표는 "본래 3000만원으로 신혼집을 구하겠다는 이 사례는 심각한 케이스였는데, 다행히 월세도 단칸방도 감수하겠다는 건전한 사고 덕에 문제 해결이 한결 수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예비부부들은 신혼집을 얻을 때 무리를 해서라도 가능한 좋은 집을 얻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이때 해당 대출금액이 결혼 당시에는 상환 가능한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결혼 후 임신이나 출산 등으로 소득의 축소가 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대출금리가 향후 상승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더불어 신혼 때부터 무리하게 대출을 받으면 그 대출을 다 상환하기도 전에 재계약 시 인상분 때문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신혼 때부터 저축은커녕 빚에 끌려다니는 삶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천 대표는 "맞벌이를 하면 사실상 신혼 때 집에 있는 시간도 많지 않은데 안락한 보금자리 마련은 2년 뒤로 미루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3000만원으로는 서울에서 집을 얻기 어려우니 대출을 고려하되, 1억원이 아니라 절반이라도 부담을 줄이라는 것. 예컨대 5000만원을 연 4% 금리로 대출 받는다면, 2년간 총 납부해야 할 이자는 400만원(만기 일시상환)으로 월 17만원 정도를 이자로 내면 된다. 운 좋게도 부모님으로부터 결혼 전에 5000만원 정도 지원을 받는다면 빚 없이 시작할 수도 있다.

이천 대표는 "부부 월급 중 한사람의 월급을 고스란히 저축한다면 2년 뒤에는 추가대출이 없어도 원래 1억3000만원 수준의 집을 얻을 수 있게 된다"며 "빚이 아니라 저축해서 집을 늘려가는 기쁨을 배우는 것이 미래 커플리치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신혼집 대출상품, 어떻게 고를까

 
신혼집 마련을 위해 전세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그러나 조건이 까다롭다. 신혼부부를 위한 근로자서민 전세자금 대출은 신혼가구 또는 결혼예정자로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합산 총소득이 5500만원 이하여야 신청할 수 있다.

입주를 원하는 주택 전용면적(주거용 오피스텔 포함한 공부상 주택)은 85㎡ 이하여야 하며, 금액한도는 입주할 주택 전세비용의 70%(수도권은 최대 1억원 이내, 그외 지역은 최대 8000만원 이내)다.

하지만 대출신청 대상이 아니라면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알아봐야 한다. 다행히 근래 대출금리는 역대 최저수준. 지난 6일 기준 KB국민은행의 전세자금 대출금리는3.92~5.13% 수준이며, 우리은행의 인터넷 전세대출인 '아이터치 전세론'은 3.52~3.82% 수준이다(신규 코픽스 6개월 변동 기준). 신한은행의 주택전세자금대출 금리는 4.67~5.97%(금융채 6개월 기준)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을 고려한다면 연내 구입하는 게 좋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주어지는 취득세 면제, 양도세 5년 한시 감면 혜택이 올해 말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대상은 부부합산 총 소득이 7000만원 이하이며, 주거면적이 85㎡ 이하 주택(6억원 이하인 주택)에 한해 최고 2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리는 연소득과 상환기간에 따라 최저 2.6~3.4%까지 적용된다.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mom@mt.co.kr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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