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이동평균선과 힉스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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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개장해 오후 3시 폐장할 때까지 주식시장에는 수많은 거래 주체가 참여한다. 비싸게 내놓는 매도자와 싼값에 사려는 사람의 경쟁으로 실제 거래 주가는 시도 때도 없이 요동친다. 따라서 주가의 이동평균을 구할 때는 하루 중 언제의 가격을 기준으로 할지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 이동평균은 날짜를 하루씩 이동하면서 주가의 평균을 구하는데 보통 시가와 종가를 많이 사용한다.

예컨대 주식 종가의 5일 이동평균값을 2월5일에 구해보자. 2월5일을 기준으로 과거로 거슬러 돌아가 2월1일~5일 5거래일의 각 주식 종가를 갖고 평균을 구한다. 2월6일의 이동평균값은 하루씩 옆으로 이동해 2월 2일, 3일, 4일, 5일, 6일의 닷새 평균을 계산한다. 이 과정을 거쳐 이동평균선을 그리면 마술 같은 일이 벌어진다.

이동평균을 구하기 전 매일매일의 주가는 들쭉날쭉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동평균선을 보면 상당히 부드럽다. 예컨대 20일 이동평균선은 마치 주가 변동에 어떤 추세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시 말해 매일매일 주가의 움직임은 관성이 없는 물체처럼 보이지만 같은 자료를 갖고 이동평균 선을 그리면 관성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몇년 전 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힉스입자가 발견돼 이를 예견한 물리학자들이 노벨상을 받았다. 이동평균은 힉스입자처럼 질량이 없던 주가에 질량을 부여하는 것과 흡사하다. 마치 마술처럼 보인다. 그러나 마술은 없다.

주가 변동 추세를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동평균선을 본다. 5일 이동평균값을 2월5일과 2월6일에 각각 구하면 두값의 상관관계가 나타난다. 그리고 상관관계는 추세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2월5일의 5일 이동평균값을 구할 때 사용한 2월2일, 3일, 4일, 5일의 주가는 2월6일자의 이동평균값을 구할 때도 이용되기 때문이다.

즉 오르내림에 아무런 관계가 없어 뒤죽박죽 일렬로 늘어선 숫자들이라도 이동평균을 구하면 마치 어제와 오늘의 값이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바로 이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 5일 이동평균선을 구한 다음 주가 변동의 추세를 예측하려면 당연히 이동평균값을 구한 5일이라는 기간보다 더 멀리 떨어진 두 날짜의 추세를 체크해야 한다. 원래부터 없었던 주가의 추세가 이동평균을 구한다고 생기지 않는다. 이동평균은 관성을 부여하는 힉스입자가 아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합본호(제421호·제42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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