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조종사노조 "조종사 파면 부당… 법적대응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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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리한 운항을 앞으로도 강제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하겠다." 


‘24시간 내 연속 12시간 근무’ 규정 위반으로 마닐라 행 KE621편 기장이 파면된 것과 관련, 대한항공조종사노조(이하 KPU)가 법적대응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대한항공조종사 노조는 11일 오후 6시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KE621 편 기장 파면에 대한 조종사노동조합의 입장'이라는 발표문을 게재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KE621편의 박모 기장을 지난 7일 파면했다. 박 기장이 지난달 21일 KE624편를 조종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단체협약엔 ‘연속된 24시간 이내 12시간 초과’ 근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정돼 박 기장은 해당 항공편을 운항하면 근무시간을 4분 초과하게 돼 운항을 거부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한항공은 4시만 만에 철회하며 징계위원회를 다시 열겠다고 밝혔다.

 

조종사 노조는 이번 사태와 관련, 박 기장의 파면 철회를 요구했다. 노조는 "KE621편 항공편을 고의로 지연시키거나 태업을 한 적이 없으며, 회사의 규정에 맞춰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했다"며 "해당 항공편은 정상도착시간보다 24분 늦게 도착했지만 이는 인천공항의 출발 혼잡, 항공기 관제기관의 출발허가발부 지연, 항로상의 기류요란으로 인한 안전속도 준수로 인한 것이며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일상적인 사유"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조는 지난해 2월에 있었던 해외 조종사의 사례를 예로 들며 초과근무에 대한 부당함도 호소했다. 이들은 "미국 뉴욕발 파리행 에어프랑스 항공기 조종사가 근무시간이 초과될 것을 우려해 영국으로 회항했음에도 항공사는 기장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조종사노조의 입장문 전문.


KE621 편 기장 "파면"에 대한 조종사노동조합의 입장

금일 한웨이에 등재된 마닐라 행 KE621편 기장 파면과 관련하여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의 입장을 알려드립니다. 해당편 기장은 회사의 규정과 절차대로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 하였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해당편 기장의 설명에도 잘 나와 있듯이, 해당편 기장은 고의로 항공편을 지연시키거나 태업을 하려고 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회사의 규정대로 정상적 업무 수행을 하면서도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객실승무원과 협조하는 등, 지연 방지를 위해 사전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해당 항공편 인천발 KE621편은 최종적으로 정상도착시간보다 24분 늦게 도착하였으나, 이는 인천공항의 출발 혼잡, 항공기 관제기관의 출발허가발부 지연, 항로상의 기류요란(TURBULENCE)으로 인한 안전속도 준수로 인한 것으로써, 항공기 운항 시 거의 모든 비행에서 발생하는 일상적인 사유 입니다.

운항 현장에서 항상 발생하는 흔한 사유로 지연이 되었고, 그 지연으로 인하여,복편 항공편 KE624편의 준법운항이 영향을 받는다면, 이는 오히려 그 동안에 회사가 근무시간 초과 가능성이 있는 스케줄로 무리한 운항을 강제해 왔다는 반증입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마닐라 스케줄 패턴 조사 결과 20분 이상 지연출발은 매달 3-4 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따라서 돌아오는 복편의 근무시간 초과 가능성 역시 상존하는 것임)

항공기 운항의 최종 책임자는 기장입니다. 그리고 기장은 그 책임을 성실하게 이행할 의무와 준법운항을 할 의무가 있습니다. 회사가 비용과 영업이익을 이유로 무리한 운항을 강요하더라도, 그것을 거부할 수 있는 최종 권한과 책임은 기장에게 보장되어 있는 것입니다.

작년 2월 22일,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미국 뉴욕발 파리행 에어프랑스 항공기는 근무시간 초과가 우려된다는 조종사의 판단으로, 비행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수를 돌려 영국으로 회항했습니다. 에어프랑스는 조종사를 처벌한 것이 아니라, 기장의 옳은 판단을 존중하고 지지했습니다.

이번 KE621편 기장 [파면] 사건이 SNS를 통해 외국까지 알려지자, 미국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한 조종사가 Facebook 을 통해 알려 온 경험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모 에어라인에서 근무하는 조종사가 근무시간이 5분 정도 초과할 것을 우려하여 회사에 조언을 구하자, 회사에서는 바로 호텔을 잡아주고 충분히 쉰 다음 비행하도록 조치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식사비까지 미리 지불을 해 주고, 조종사에게 잘 했다고 칭찬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정상이고 상식입니다.
그러나, 법을 지키는 운항을 하고자 했던 기장에게 “파면” 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하고야 만 대한항공이 주는 메시지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업계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명품항공사를 지향 한다던 대한항공은, 이 사건을 통해 우리 전 직원들에게 과연 어떤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여 업무에 임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대한항공은 항공법과 단체협약을 준수하는 운항을 통해 최고의 안전을 확보해야만 하며, 지금이라도 해당편 기장에 대한 “파면”은 철회해야 할 것입니다.

추후에도 우리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및 전 운항승무원들은, 회사가 법규정을 위반하는 무리한 운항을 강제할 경우에는 여하한 경우라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

 

박찬규 star@mt.co.kr

산업2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자동차와 항공, 해운, 조선, 물류,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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