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지각변동] 해외 먹거리 찾는 대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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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의 최전방인 증권가가 꿈틀대고 있다. 주식거래 중개수수료로 안전하게 돈 버는 시대가 저물면서 증권사가 변화를 도모하기 시작한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 이제 자기자본 8조원을 넘으면 사실상 은행과도 경쟁이 가능한 ‘공룡증권사’로 성장할 수 있다. 이에 발맞춰 대형사는 몸집을 불리는 데 여념이 없다. 중소형사는 각자의 특성에 맞는 사업모델을 찾아 종횡무진 업계를 누비고 있다. <머니S>는 2017년 격변의 증권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올바른 방향은 무엇일지 집중 조명했다.<편집자주>


세계 증권시장의 벽은 두껍다. 글로벌 공룡증권사들은 국내증권사의 수십배가 넘는 거대자본으로 무장한 채 진입장벽을 치고 있다. 하지만 국내증권사들은 포기하지 않고 틈새시장을 공략 중이다. 과거에는 선진금융시장에서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해외에 진출했지만 지금은 성장성이 높은 신흥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다. 글로벌시장에서 한국 증권사는 어떤 비전을 갖고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을까.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2월19일, 키스베트남(KIS Vietnam) 하노이 지점에서,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제공=한국투자증권

◆전초기지로 해외지점 운영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증권사의 전체 해외지점은 63개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점포수 상위권에 위치한다. 1990년대 국내금융시장 개방과 함께 시작된 증권사의 초기 해외진출은 뉴욕, 런던, 도쿄 등에 집중됐다.

선진금융기법을 배우고 국내기업의 외화발행 채권 등을 중개하겠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동남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신흥국에 둥지를 트는 추세다. 성장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노력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합병 후 국내증권사 중 가장 많은 14개 해외법인과 3개 사무소를 보유했다. 미래에셋대우 뉴욕법인은 지난해 4월 1억달러 증자에 이어 11월에도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7개월 만에 또다시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은 해외사업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래에셋대우는 런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의 해외법인도 증자를 단행해 투자와 트레이딩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뉴욕·홍콩·베트남·인도네시아·베이징·싱가포르 등에 총 6개 현지법인과 런던·상하이에 2개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가장 큰 수익을 내는 홍콩법인은 국내고객의 해외채권 중개업무와 대체투자상품 발굴에 힘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대표 한상(韓商)기업인 코린도그룹과 합작법인으로 NH코린도증권을 운영하며 온라인을 통한 리테일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 베트남 현지증권사를 인수하고 KIS베트남을 설립했다. KIS베트남에서는 현지 브로커리지 업무 위주로 영업하면서 업계 70위에서 7위로 도약했다. 또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이 직접 방문하는 등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인도네시아지역에서는 증권업 외에도 다양한 금융업종의 비즈니스 현황을 파악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본사 부서의 니즈에 따라 건별로 해외거점과 협업할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의 인도네시아 자본시장 진입을 기념해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가운데)이 거래소 개장 버튼을 누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글로벌IB추진팀을 신설했다. 현재 홍콩·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서 운영 중인 4개 해외법인, 2개 사무소에서 추진하는 딜을 국내와 협업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증권사들의 해외진출은 주로 자기자본 규모가 큰 대형증권사에 쏠려있다. 특히 국내위탁매매시장에서 강점을 보인 증권사들이 주로 포진했다. 기본적인 수익이 뒷받침돼야 해외진출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외진출에 나서는 증권사들이 차별화된 역량을 갖췄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해외점포의 영세한 규모를 감안하면 자본력도 시장에서 경쟁우위 요인으로 작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증권사가 해외진출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영세한 규모의 해외점포를 선택해 역량을 집중시켜 제한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국내 위탁매매시장의 부침과 해외진출 사이의 연계성을 줄이고 수익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자산관리사업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해외부동산투자… 기관·개인과 연결도

해외부동산투자도 증권사들이 찾는 새로운 먹거리 중 하나다. 고점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국내부동산시장에서 벗어나 시야를 넓히고 투자 안정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해외부동산투자를 위한 자금을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조달하는 추세다. 개인투자자는 유망 해외부동산에 펀드형식으로 투자하는 셈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그룹 차원에서 해외부동산투자에 나서는 가운데 관련 펀드를 개인에게 판매하며 IB와 자산관리(WM)의 연계모델을 구축했다. 지난해 미래에셋은 페덱스 물류센터, 독일 쾰른의 상업용 빌딩, 미국 하와이 하얏트리젠시호텔,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 사옥, 베트남 랜드마크72빌딩 등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인수했다.

특히 미래에셋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스테이트팜빌딩을 인수하면서 공모형펀드를 만들어 개인고객에게 판매했다. 오피스빌딩 매입대금 중 2000억원을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9-2호’로 팔았고 여기서 미래에셋대우(구 증권)는 판매 선취수수료로 4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이 펀드에 대해 “북미 최대 손해보험사인 스테이트팜과 20년간 100% 임차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호주, 미국, 프랑스 등에서 총 5개의 건물을 사들였고 현재 독일 프랑크푸르트 IBC빌딩 매입을 추진 중이다. 이 빌딩들은 한국투자증권이 총액인수하고 기관투자자에게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계열사 삼성SRA자산운용이 약 9000억원에 인수한 독일 코메르츠방크타워의 지분에 참여하는 등 해외부동산투자에 적극적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해외부동산투자가 증권사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익만 쫓다가 투자한 지역의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침체되거나 장기간 공실이 발생할 경우 증권사의 리스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금융투자회사 내부통제 강화 워크숍’을 열고 “글로벌 경기변동에 따른 부동산가치 하락, 환율 급변 등 다양한 리스크 요인을 고려해 해외부동산 투자 관련 위험관리체계를 정비하라”고 당부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효원 specialjh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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