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지각변동] 초대형 IB 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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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의 최전방인 증권가가 꿈틀대고 있다. 주식거래 중개수수료로 안전하게 돈 버는 시대가 저물면서 증권사가 변화를 도모하기 시작한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 이제 자기자본 8조원을 넘으면 사실상 은행과도 경쟁이 가능한 ‘공룡증권사’로 성장할 수 있다. 이에 발맞춰 대형사는 몸집을 불리는 데 여념이 없다. 중소형사는 각자의 특성에 맞는 사업모델을 찾아 종횡무진 업계를 누비고 있다. <머니S>는 2017년 격변의 증권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올바른 방향은 무엇일지 집중 조명했다.<편집자주>


증권업계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가 대자본 증권사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본격적인 초대형 투자은행(IB)시대가 열린 것이다. 증권사들은 정부의 글로벌 경쟁력 육성책에 부흥해 M&A(인수합병), 증자 등으로 몸집을 키우며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투자은행의 리더, 미래에셋대우

지난해 글로벌증시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다양한 악재가 있었다. 국내증시는 국정농단 사태가 더해져 올해 치러질 대통령 선거국면까지 악재가 연장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불확실성이 커진 대내외 환경 속에서 증권사들은 새 먹거리 찾기에 골몰한다. 자신의 강점을 찾아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초대형 IB를 육성하고 자본시장 활성화에 힘을 불어넣는 방안을 내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증권사의 자본규모 단계별로 혜택을 부여하는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앞다퉈 M&A와 증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자본을 늘리고 있다. 초대형 IB 육성방안에 따르면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1년 이하의 어음발행과 외국환업무 등 단기금융업무가 가능해지고 8조원을 넘으면 종합금융투자계좌(IMA)와 부동산담보신탁업무가 허용된다. 증권사들은 조달한 자금으로 기업대출이나 회사채에 투자할 수 있어 투자은행의 핵심기능인 ‘기업금융’의 길이 넓어진다.

특히 IMA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보다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 3조원 이상 증권사를 종합금융투자업자로 지정했는데 이는 기업신용공여(대출)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의 전담중개업무 등을 허락한 기존 제도보다 더 파격적인 혜택이다.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증권사는 지난달 30일 미래에셋대우(옛 KDB대우증권)와 미래에셋증권의 합병으로 출범한 통합 미래에셋대우다.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6조6000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하며 업계 1위 공룡증권사로 거듭났다. 특히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IMA 운용을 위해 자기자본을 8조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증자가 마무리되면 IB와 해외진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KDB대우증권은 채권 등 기업금융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미래에셋증권은 자산관리와 부동산투자에 강점이 있었다. 따라서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조직개편을 통해 IB사업부를 IB1부문(기업금융)과 IB2부문(프로젝트금융)으로 나눠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사진=뉴스1 유승관 기자

◆승부수 던진 초대형증권사들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해 몸집을 불린 다른 증권사도 자본규모에 맞춰 새로운 전략을 준비 중이다. 이들 증권사는 IB를 공통분모로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채비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초대형 IB의 요건을 이미 충족한 증권사다. NH투자증권의 자본규모는 4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IB부문에서만 17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올해도 IB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신년사에서 “초대형 투자은행시대가 도래했다”며 “미래에셋대우 등 경쟁사에 맞춰 IB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달 초대형 투자은행시대의 시장선점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IB부문을 강화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IB사업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사모주식(PE)본부를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둔 것. IB부문의 경쟁력과 독립성을 확충하고 외부자금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서다. 특히 자기자본이 4조원이 넘어 단기금융업무가 가능해진 점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사인 KB증권은 지난 2일 자기자본 4조1000억원 규모로 공식 출범했다. KB증권은 현대증권의 경영 인프라와 자산관리(WM) 역량에 KB투자증권의 강점인 IB, 홀세일(도매)부문을 합치면서 전사업에 걸쳐 균형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기업금융(CIB)과 WM부문을 중심으로 KB국민은행과 전략적으로 연계해 고객기반 확대, 최적의 투자솔루션 제공 등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전병조 KB증권 사장은 출범식에서 “강점이 있는 IB부문을 베스트 기업솔루션을 제공하는 투자형 IB로 육성하고 홀세일사업부문을 법인대상 최고의 솔루션과 플랫폼을 제공하는 투자파트너로 발전시키겠다”며 전략방향을 제시했다.

삼성증권도 지난달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을 확충하면서 초대형 IB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증권은 354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함에 따라 자기자본이 4조1500억원으로 불어난다. 앞서 삼성증권은 자사주 835만9040주를 삼성생명에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자기자본을 3조8000억원으로 늘렸다.

삼성증권은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IB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다. 더 적극적인 해외기업 M&A와 기업공개(IPO)를 주관하고 로스차일드나 글로벌제휴사들과 손잡고 크로스보더딜(국경 간 M&A)에 꾸준히 나설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외형 확장에 적극 나서며 초대형 IB의 조건을 갖췄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1조7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 자기자본 4조200억원으로 덩치를 키웠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초대형 투자은행으로서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수립해야 한다”며 신년 화두를 제시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프로젝트금융본부를 1본부와 2본부로 개편했다. 2본부는 대체투자와 부동산투자를 담당한다. 유 사장은 “새롭게 허용되는 발행어음 업무를 비롯해 IB분야에 새로운 사업기회가 발생해 자본시장 전체 파이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은행의 점포망이나 카카오뱅크의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성필 feelps@mt.co.kr

증권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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