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빈곤 길을 찾다] 가난한 노인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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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후빈곤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48.8%로 OECD 국가 평균(12.1%)의 4배를 넘는다. <머니S>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2017년 연중기획시리즈 ‘노후빈곤, 길을 찾다’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노후빈곤의 실태와 문제점을 점검하고 앞으로 우리 세대가 준비해야 할 정책대안과 제도의 방향성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세상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절망적인 세계관을 그린 차가운 스릴러다. 희대의 살인마와 그를 쫓는 늙은 보안관을 통해 수십년간 축적된 인간의 지혜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동정 없이 그렸다. 영화 속 나이 든 보안관은 참담한 세상을 넋두리한다. 스물다섯살에 보안관이 돼 퇴직을 앞둔 그에게 현실은 그야말로 끔찍한 난장판이다. 악은 끊임없이 진화했고 정의는 흔적을 감췄다. 우리나라는 노인을 위한 나라일까. 젊은 시절 몸을 아끼지 않고 피땀 흘려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궈낸 노인들은 대부분 빈곤 앞에 주눅 든 약자로 전락했다. 살벌한 세상에 지친 노인들은 울적한 무기력에 점령당한 채 죽음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졌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노인(65세 이상) 인구비율 20%를 초과하며 초고령사회 진입로에 섰다. 10년 뒤 노인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출산율 저하로 이들을 부양할 생산가능인구는 급격히 줄고 있다. 따라서 노인들은 공적연금뿐 아니라 오랜 기간 쓸 수 있는 노후자금을 직접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인구구조와 경제지표는 노후준비 수준이 여전히 미흡하다며 경고신호를 끊임없이 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상훈 기자

◆10년 후 노인인구 1000만명 넘는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7.3%에서 2015년 13.2%로 높아졌다. 노인인구(2015년 기준)는 656만9000명으로 10년 전보다 220만4000명 증가했다. 노인인구는 2000년 337만2000명, 2005년 436만5000명, 2010년 542만5000명, 2015년 656만9000명 등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5년마다 100만명 이상 증가한 셈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노인인구가 7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한다.

혼자 사는 노인 가구도 많아졌다. 지난해 노인 1인 가구는 122만3000가구로 10년 전(78만3000가구)에 비해 44만가구나 증가했다. 노인 1인 가구는 전체 노인 가구의 32.9%를 차지했다.

지방에서는 인구 고령화가 더욱 빨라졌다. 젊은층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노인만 남은 마을이 날로 늘어서다. 특히 전남은 노인 인구비율이 21.1%로 전국 시·도 중 처음으로 20%를 넘어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전북(17.9%), 경북(17.8%), 강원(16.9%), 충남(16.3%) 등도 노인 인구비율이 높다.


10년 뒤에는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1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15~2065년)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813만명으로 늘고 2025년에는 1051만명으로 10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어 ▲2030년 1296만명 ▲2035년 1518만명 ▲2040년 1712만명 ▲2045년 1818만명 ▲2050년 1881만명 ▲2055년 1857만명 ▲2060년 1854만명 ▲2065년 1827만명 순으로 2050년까지 치솟다가 2055년 이후부터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고령화 세계’ 보고서는 2050년 한국의 노인 인구비율이 35.9%로 일본(40.1%)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를 것으로 진단했다. 2050년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 10명 중 4명꼴이 되는 셈이다. 

◆고령화 그늘, 하류노인이 쏟아진다

문제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노인을 부양할 생산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점이다. 노인이 10년간 200만명 이상 늘어날 때 0~14세 유소년 인구(690만7000명)는 208만명 감소했다. 유소년인구 100명당 고령인구를 뜻하는 노령화지수는 2015년 95.1을 기록해 2005년(48.6%)에 비해 2배 가량 높아졌다.

이로 인해 인구구조 형태도 변하고 있다. 1965년엔 유소년층(0~14살)이 두터운 정상적인 피라미드 형태였지만 2000년대 들어 30~50대가 많은 항아리형으로, 2065년 이후에는 역삼각형 구조로 바뀐다. 이는 은퇴 후 쓸 자금을 노인 스스로 마련해야 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같은 지표의 경고에도 현실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노인의 절반 이상은 아직도 노후준비를 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 중 53.1%가 ‘노후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답한 것. 그 이유로 ‘노후준비능력이 없다’(56.3%)가 가장 많았다. 이어 ‘자녀에게 의탁하고 있다’(34.6%), ‘앞으로 준비할 계획’(6.1%), ‘아직 생각 안함’(3.0%)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노후를 준비하더라도 예·적금(28.9%)과 국민연금(28.7%)에 의지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따라서 많은 노인이 은퇴 이후 빈곤층으로 전락한다. 실제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인 1위다. OECD 2016 한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빈곤율(2014년 기준)은 48.8%로 OECD 평균(12.1%)보다 4배 높다. 노인빈곤율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전국민 중위소득의 50% 미만 소득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노인의 비율을 말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노인 중 절반가량이 빈곤상태임을 알 수 있다.

노후대비가 부족하다 보니 고령층일수록 경제행복지수 평가가 현저히 낮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연령대별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60대 이상이 29.3점으로 가장 낮았고 50대가 36.8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0대 이상은 대부분 은퇴 이후 소득이 크게 감소한 상태로 ‘노후준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50대 역시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상태여서 노후준비 부족으로 경제적 행복감이 떨어지는 세대에 속한다”고 분석했다.

OECD 회원국 가입 당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다며 샴페인을 터뜨린 지 20년이 지났지만 당시 노인들이 원했던 세상은 오지 않았다. 고령화사회의 그늘이 짙어지는 지금, 노인문제는 대한민국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rahs1351@mt.co.kr

안녕하세요. 유통∙재계 담당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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