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뜨는 공항] 신공항 입지 선정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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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은 여객과 화물의 항공운송을 직접 지원하는 터미널이자 사회 발전을 위한 여러 파생기능을 가지는 종합적이고 광범위한 사회간접자본이다. <머니S>는 이러한 경제적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공항을 조명했다. 글로벌 허브로 변모하는 인천국제공항의 움직임을 조명하고 이와 반대로 적자에 시름하는 지방공항의 현실을 짚었다. 새로 지어지고 확충되는 공항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지자체와 주민들간의 갈등도 살펴봤다. 아울러 24시간 돌아가는 공항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의 땀이 날개 꺾인 한국 경제를 이륙시킬 수 있을 거라 기대해본다.<편집자주>


'핌피' 과열, 주민 설득은 뒷전

항공물류 수요가 급증하며 김해공항과 제주공항 등 기존 공항의 포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신공항’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2015년 말 제주도 제2공항 입지를 선정한 데 이어 지난해 7월 동남권 신공항사업을 김해공항 확장으로 가닥지은 정부는 신공항사업을 모두 총괄할 ‘신공항 기획과’를 국토부 산하에 구성했다. 제주 2공항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김해 신공항도 내년까지 조사를 마칠 예정인 가운데 이들 사업의 기본계획 수립 및 사업비 마련 등의 업무를 전담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속도감있게 신공항계획을 추진하려는 정부와 달리 지역사회에서는 여전히 ‘공항부지 선정’과 관련한 갑론을박이 지속된다. 공항의 입지가 가지는 사회·경제적 의미가 큰 만큼 공항부지 선정에 대한 아쉬움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

지난해 6월 장 마리 슈발리에 ADPi 책임연구원이 영남권 신공항 용역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뉴스1 장수영 기자

◆ 핌피에 시름한 ‘동남권 신공항’

공항은 일반적으로 대표적인 핌피(PIMFY, Please In My Front Yard) 시설로 여겨진다. 공항이 해당 지역의 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서다. 새로운 지역에 공항이 건설되면 단순히 지역주민의 항공교통 이용이 편리해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종합적인 지역 성장이 용이해지는 장점이 있다.

공항이 들어서는 지역은 기존 도로교통이 항공교통으로 이어지는 교통거점이 된다. 이를 통해 교통이 몰리고 운송비용이 절감된다. 운송비용의 절감은 인구와 자원의 집약을 불러일으키는 선순환을 일으키게 마련이다.

공항은 주변지역에 일자리도 창출한다. 항공 여객인원은 인구 성장과 고용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도시학자들은 공항이 위치한 대도시로 여객인원이 10% 증가할 때마다 서비스 일자리가 1% 증가한다고 말한다.

특히 땅덩이가 넓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공항은 공항 자체의 순수한 기능뿐 아니라 국토발전과 연계된 종합적인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지가 상승’을 필연적으로 불러온다. 지난해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위해 밀양과 부산 등 지자체가 사활을 걸었던 이유다.

김해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공항을 더 지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은 1990년대부터지만 신공항 입지는 정권이 세번 바뀌도록 결정되지 못했다. 국내기관의 용역검토가 수차례 있었지만 공항 유치에 사활을 건 각 지자체의 네거티브 경쟁으로 인해 시작부터 무산되기 일쑤였다. 결국 정부는 입지결정 용역을 제3자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지난해 6월 ‘김해공항 확장이 최적’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각 지자체는 ADPi의 결정에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도심에 위치한 김해공항은 증가하는 국제항공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기존의 명제를 뒤엎은 채 정치적인 입장만을 고려해 제 3의 길을 선택했다는게 이들이 반발하는 근거다.

제2공항반대 온평리 비상대책위가 지난 2월15일 제주시 연동 제주도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제2공항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석형기자

◆ 주민반대에 휘청이는 제주신공항

한편에서 공항은 생존권을 위협하는 시설로 여겨진다. 공항은 주변 지역에 엄청난 소음을 유발하고 주변지역 건물 고도를 제한시켜 지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단순한 경제적 영향이 아니라 ‘생존권’을 위협하기도 한다. 넓은 대지에 지어야 하는 공항은 필연적으로 해당 부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내쫓고 자연환경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온평리 등 2015년말 결정된 제주 2공항 부지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지만 해당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현재까지도 공항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공항 입지선정이 ‘주민들의 생존권’을 앗아간다는 이유에서다.

제주 제2공항 반대 온평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주민을 쫓아내면서까지 추진하는 사업은 이미 정당성을 잃은 사업”이라며 독선적 행정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송종만 비대위 부위원장은 “계절마다 농사지어 죽을 때까지 소일거리로 먹고사는 사람들의 땅을 빼앗는 것은 죽으라는 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내년까지 주민을 대상으로 한 용지 매입과 보상 절차를 포함한 실시설계를 마치고 2019년에 착공한다는 계획이지만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구 민·군 공항 이전 반대하는 군위 주민들. /사진=뉴스1 이종현 기자

◆ 투명성 확보, 확장가능성 고려해야

동남권 신공항과 제주 2공항 부지 선정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대구공항 이전 과정에서도 나타날 조짐이다. 현재 각 예비후보지에서 지자체 차원의 ‘흑색선전’을 동반한 유치경쟁이 진행되는 반면 주민들사이에서는 반대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대구공항 통합이전은 군위군 우보면 단독지역과 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 공동지역을 복수 후보로 선정했다. 지자체는 공항 유치의 긍정적 영향을 강조하고 있지만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공항입지 선정 과정에서의 투명성을 확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미국연방항공청(FAA) 등은 공항 입지선정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의 조언을 구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명시하는 만큼 우리 정부도 이해당사자인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항공수요 증가를 고려해 공항을 건설할 때 차후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토가 좁고 산악지대가 많은 우리의 실정을 볼 때 ‘신공항 건설’ 보다는 기존 공항을 확장하는 것이 사회적·재정적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공항의 최종단계 규모를 여유 있게 계획하고 기존 공항주변의 개발을 억제하는 방안 등이 이에 해당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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