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이사전쟁-르포] "이사철? 강남은 벌써 끝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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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완연한 3월이지만 이사를 가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춥기만 하다. 정부의 부동산규제로 매매가 주춤한 가운데 전셋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대출한도가 줄고 금리는 높아져 오른 전셋값을 충당할 방법이 없다. 무리하게 집을 사자니 이자 걱정이 앞선다. 따라서 올 3월 새집 구하기는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머니S>가 전세와 내집 마련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실수요자에게 필요한 솔루션과 주택자금대출 전략, 이사팁 등을 알아봤다.<편집자주>


'웃돈' 불사하는 강남·서초·송파·과천 학부모들


3월은 전통적인 봄 이사철이자 분양시즌이다. 이 시기에 건설사는 겨우내 묵혔던 물량을 풀고 신혼부부나 새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는 이사를 서두른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전통적인 이사철이자 분양시즌인 봄을 피해 한박자 빠르게 움직이는 이들이 있다. 이른바 교육열 높은 '맹모'(孟母)들이다. 오로지 자녀의 교육을 위해 위장전입도 불사하는 그들에게 전세난 따윈 남의 얘기다. 최근 교육열 높기로 소문난 강남·서초·송파·과천을 찾아 맹모들의 이사전쟁 얘기를 들어봤다.

◆강남 - "봄 이사철? 우린 이미 끝"

“봄 이사철은 신혼부부들 얘기고 이 동네 이사철은 이미 한겨울에 끝났어요.”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소재 A공인중개업소를 방문해 봄 이사철 수요가 있냐는 질문을 하자 돌아온 답변이다.

지하철 3호선 대청역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주변에 오피스텔과 오래된 아파트, 빌라, 주택가가 밀집한 대표적인 주거지다. 도보 10분 거리에 초·중·고를 합쳐 8개 학교가 몰려 있고 버스로 서너 정거장만 가면 그 이상의 풍부한 학군이 자리한다.

이곳도 3~5월 봄 이사철에 신혼부부 이사수요가 있지만 이보다 앞선 11~2월 사이에 자녀를 특정 학교에 입학시키려는 부모들의 열띤 이사경쟁이 펼쳐진다. 한마디로 봄 이사철이라는 말이 통용되지 않는 동네다.

조금 걸어 옆동네 개포동으로 향했다. 일원동 소재 아파트보다 훨씬 더 오래된 개포주공아파트단지가 밀집해 앞선 일원동보다 학군이 더 풍부하다. 사교육 1번지인 대치동 학원가와도 가깝다.

하지만 이곳 역시 봄 이사수요가 집중되는 곳은 아니었다. 개포동 소재 B공인중개업소 역시 일원동과 마찬가지로 "자녀의 교육을 위한 이사전쟁은 이미 끝났다"는 답변을 내놨다.

잠실역 일대 학군과 가까운 한 아파트 단지. /사진=김창성 기자

◆송파 - 맹모 사로잡는 ‘최적의 입지’

같은 날 최근 재건축 이슈로 뜨거운 송파구 잠실역 인근 잠실주공5단지로 향했다. 앞선 일원동·개포동 일대와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맹모들의 교육열 탓에 봄 이사철과는 대체로 무관했다.

인근에는 지하철 환승역과 석촌호수, 한강이 자리하고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제2롯데월드몰 등 편의시설까지 갖춰졌으며 도보 10분 거리에 초·중·고 9곳이 밀집해 맹모들의 이사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겨울철만 되면 잠실주공5단지 안에 있는 신천초등학교에 자녀를 보내려는 부모들의 경쟁에 불이 붙는다.

단지 내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년 겨울철이면 아이들을 신천초등학교에 보내려고 집을 구하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며 “단지 안에 있어 통학 안전이 보장되고 웬만한 사립초등학교 못지않은 면학 분위기가 조성돼 학부모에게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시세. /사진=김창성 기자

◆서초 - 교육열에 ‘웃돈’도 불사

다음날 서초구 반포동으로 향했다. 신축 고급아파트와 오래된 아파트가 뒤섞인 반포 일대는 최근 서울 재건축아파트단지 중에서도 가장 몸값이 높은 곳으로 통한다.

지하철 3·7·9호선이 지나는 트리플 역세권인 데다 10~15분의 도보권에 초·중·고 14곳이 몰려 자녀 교육을 위한 맹모들의 이사전쟁이 치열한 곳 중 하나다.

이곳 역시 맹모들의 이사전쟁은 이미 끝난 뒤였다. 9호선 신반포역 인근의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지역은 집값이 비싸 신혼부부가 들어오기에 벅찬 곳”이라며 “하지만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려는 부모들이 웃돈을 주고서라도 집을 구하러 다닌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찾은 공인중개업소에 등록된 전세매물만 해도 웬만한 지역의 매매가를 웃도는 10억~20억원대 시세를 형성했지만 자녀 교육열을 향한 맹모들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과천주공2단지는 오는 6월까지 이주가 진행된다. /사진=김창성 기자

◆과천 - 강남 못잖은 ‘과천부심’

같은 날 정부과천청사 인근 아파트단지도 찾았다. 이곳은 이른바 ‘과천부심’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서울 강남권 못지않게 거주민들의 콧대가 높고 교육열 또한 만만찮은 곳이다. 최근에는 이곳 주공아파트단지 재건축에 속도가 붙어 이주가 한창 진행 중이다. 주공2단지 인근 E공인중개업소를 찾아 동네 분위기를 살폈다.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단지별로 이주가 끝난 곳도 있고 진행 중인 곳도 있는데 대부분이 멀리 안 벗어나고 근처에 있어요. 거주환경도 좋고 강남 못지않은 재력가들도 상당하거든요. 게다가 교육열도 높아서 근처에 셋방살이 하는 고생도 마다하지 않아요.”

E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재건축에 따른 이주가 진행 중인 과천 주공아파트 일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학원가가 몰린 평촌 인근에 임시 거주지를 마련하거나 멀게는 수원까지 향하는 사람도 있다.

일대 학군이 강남권과 견줄 만큼 전통의 명문학군은 아니지만 도보 10~20분 거리에 초·중·고 9곳이 몰려있고 조용한 거주환경까지 갖춰진 최적의 입지라 한번 들어오면 쉽게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재건축 이슈와 더불어 인근에 조성 중인 과천지식정보타운에 대한 기대감에 최근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며 “교통·교육·거주환경 삼박자가 어우러진 과천 입지는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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