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후폭풍] "더 남았다"… 닥쳐올 보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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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사드 폭풍이 거세게 휘몰아친다. 경제동맹 중국과 안보동맹 미국 사이에서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유통·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가뜩이나 쇠약해진 우리 경제가 이 시련을 이겨낼 수 있을까. <머니S>가 한반도를 강타한 사드 폭풍의 실상과 대책을 알아봤다. 첫 타깃이 된 롯데그룹과 관광산업의 피해를 짚어보고 정부의 대응태세도 점검했다. 또 증시와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과 앞으로 전개될 시나리오도 검토했다.<편집자주>


한국과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를 두고 중국의 보복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외교적 비난과 비자발급 제한, 규제 강화 등 비관세장벽을 통한 무역보복을 넘어 한국기업의 대중국영업을 방해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보복 조치 단계가 아직 더 남았다고 분석한다. 앞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경제적 보복 시나리오와 상황을 반전시킬 변곡점은 무엇일까.

◆7단계 중 5단계 진입… ‘자본유출’도 우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는 단계별로 치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에 따르면 중국의 보복 조치는 7단계로 나뉜다. 먼저 1단계는 중국의 안보 위협에 대한 외교적 비난이다. 지난해 9월 중국 외교부는 한미 군당국이 사드 배치 부지를 최종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는 한반도 비핵화 목표 실현을 돕지 못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에 도움이 안된다”며 “사드 배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2단계로 한국인 대상 비즈니스 비자 발급 절차를 강화했으며 3단계로 중국 내 혐한정서를 부추기고 한국행 단체관광객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부터 중국정부는 한류를 제한하는 ‘금한령’을 내리고 한국행 단체관광객을 20% 감축하라는 구두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4단계는 비관세장벽을 높이고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조치다. 비관세장벽은 관세를 통해 수입가격을 올리는 게 아니라 한국산 물건에 규제를 적용해 수입하기 힘든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 화장품의 위생허가를 강화하거나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 장착 차량을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조치가 그것이다.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사진=임한별 기자

아울러 최근 중국 내 한국 제품 불매운동도 점차 확산되는 조짐이다. 이어 5단계는 한국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는 롯데 중국법인의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또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중국 소재 롯데마트 가운데 55곳의 점포가 영업정지를 당했다.

롯데가 중국에서 노골적 보복을 당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다른 유통업체 및 중국 수출기업도 불안에 떠는 분위기다. 중국에 공장을 보유한 농심과 오리온은 대다수 직원이 중국인일 정도로 현지화가 진행됐지만 수출입단계에서 피해를 볼 우려가 있어 중국의 조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는 반한감정 심화로 중국 내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6일 한 중국인 남성이 현대차를 해머로 부수는 영상이 올라왔다. 2012년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을 벌였을 때 중국 시위대가 토요타 자동차를 탄 운전자를 폭행하면서 일본차의 매출이 급감했던 사태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현재 5단계 보복 조치까지 현실화된 상황에서 사드 문제가 지속되면 6단계, 7단계의 보복 조치도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단계는 금융공조체제를 중단하고 한국 자본시장에서 철수하는 조치고 7단계는 직접적 수출입통제다.

지난 2월 말 기준 중국자본이 보유한 한국의 국채 등 상장채권 규모는 전체 96조1000억원의 약 18%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이 만약 이 정도 규모의 국채를 시장에서 매도한다면 한국의 금리가 폭등하고 가계부채 부실화, 부동산 폭락이 연쇄적으로 발생해 금융위기까지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 등이 겹쳐 사드 관련 리스크가 상당 기간 이슈화될 여지가 있다”며 “국내 채권시장에 유입된 중국계 자금의 이탈 여부를 당분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대사관 국기. /사진=임한별 기자

◆‘정상회담’서 실마리 찾을까

중국의 보복 조치가 심화되는 가운데 해결의 실마리는 원만한 외교적 합의가 이뤄질 때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사드배치 관련 이슈는 1분기 말에서 2분기 초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드가 오는 5~7월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고 그 전에 미·중 정상회담, 한·중·일 정상회담 등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4월 초 미국에서 첫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끝나는 이달 중순 이후의 미국 방문 일정을 조율하는 중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정치, 외교, 경제협력 등 전 부문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 결과에 따라 중국의 사드 보복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한·중·일 방문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틸러슨 장관은 오는 15~17일 일본, 17~18일 한국, 18~19일 중국을 방문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 위협 대응 문제와 사드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또 틸러슨 장관의 방문으로 지난해부터 미뤄졌던 한·중·일 정상회담이 진행될 경우 중국의 사드 보복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중국이 정상회담과 관련해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개최 여부를 예단하긴 이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8일 한·중·일 정상회담에 대해 “3국간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를 처리해 정상회담 개최에 필요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관계 개선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승민 삼성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한국이 협상에서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지만 관련국들의 정상회담이 진행될 경우 사드 문제의 절충점이 모색될 수 있다”며 “사드 관련 경제와 금융시장 영향은 2분기 중 중요한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효원 specialjh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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