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전쟁] '4차 산업혁명'따라 지고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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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는 우리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다. 제한된 좋은 일자리를 놓고 구직자 간 치열한 생존경쟁이 펼쳐지고 좁은 취업문을 어렵사리 통과해도 ‘노동의 질’이라는 또 다른 벽에 부딪힌다. <머니S>가 고용 빙하기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위태로운 현실과 고군분투기를 조명했다. 또 독일·영국·일본 등 선진국의 일자리정책을 살펴보고 19대 장미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주요 대선주자들의 일자리 공약도 알아봤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고 뜨는 일자리도 소개한다.<편집자주>


# 서기 2067년의 어느 월요일. 로봇 엔지니어 나미래씨의 하루. 나씨의 집은 바닥부터 벽까지 모두 3D프린팅으로 완성된 6층짜리 아파트다. 나씨는 아침에 눈을 뜨면 자동으로 받아진 목욕물에서 반신욕을 하고 인공지능이 탑재된 커피머신이 내린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3D프린터로 만든 맞춤형 옷을 입고 칼로리와 영양소, 체중감소 목표량에 따라 차려진 아침을 먹는다. 업무는 주로 집에서 본다. 거실 한쪽 벽 스크린을 클릭하면 사무실과 똑같은 근무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때 스마트 콘텍트렌즈만 챙기면 된다. 눈 깜박임으로 인터넷과 증강현실에 접속할 수 있는 렌즈다. 외출이 필요할 땐 무인자동차를 이용한다. 사람이 운전할 때보다 승차감이 좋고 무엇보다 사고 날 일이 없다. 집안 청소와 설거지는 집사 로봇이 담당한다. 드론으로 배달된 택배를 받아 정리하는 것도 로봇의 업무다.

언뜻 들으면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 미래학자들이 내다본 50년 후 미래는 대략 이런 모습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삶만 바뀌는 게 아니라는 것. 미래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모든 시스템이 자동화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직업세계 역시 180도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지는 직업: 청원경찰·세무사·은행창구직원

“내리실 분 안 계시면 오라이~.” 버스안내양이 9급 공무원보다 높은 임금을 받으며 인기를 누리던 시절이 있었다. 이 시절 유명 백화점 승강기에는 원하는 층수를 눌러주던 엘리베이터걸이 있었고 대학가 근처 음악다방에는 연예인보다 인기가 많은 전업 DJ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

대신 프로게이머, 커플매니저, 웨딩플래너, 앱 개발자 등 과거엔 상상도 할 수 없던 새로운 직업이 생겼다. 고용정보원이 펴낸 직업사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직업 수는 지난해 기준 1만1927개. 1만7000여개에 이르는 일본, 3만여개인 미국에 비해 적은 수준이다. 나라마다 직업 수와 종류가 다양하지만 한가지 공통점은 지금의 유망직종이 20년, 30년 후에도 존재할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옥스포드대학팀은 미국의 일자리 700종 가운데 절반 가까운 47%가 앞으로 10~20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도 사라질 위험에 처한 직업군 5가지를 소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FT에 따르면 기술의 발달로 위협받는 5가지 직업군은 ▲오프라인 여행업계 ▲소형제조업체 ▲자동차보험업계 ▲금융자산관리업계 ▲자동차수리업체 등이다.

실제 온라인플랫폼을 이용해 예약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여행사 수가 급격히 줄었다. 미국 노동부 집계를 보면 1990년 13만2000개였던 여행사는 2014년 7만4000개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나아가 2024년까지 12%가량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엔진부품이 18개에 불과한 전기차가 대중화되면 카센터 수요도 그만큼 줄어들고 자율주행으로 사고가 적어지면 자동차보험업계도 타격이 예상된다. 3D프린팅 활성화로 기존의 부품제조업이 타격을 받고 투자자문도 고도의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자문)가 대신한다.

이외에 단순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마트 계산원, 청원경찰뿐 아니라 세무사, 은행창구직원, 투자자문업 등 인간의 판단을 필요로 하는 직군도 대체 가능성 1순위로 꼽혔다.

도그워커. /사진=뉴시스 DB

◆ 뜨는 직업: 도그워커·하우스테이너·업사이클러

이런 틈을 비집고 새롭게 주목받는 미래직업도 있다. 서울산업진흥원이 발표한 ‘미래형 신직업군 총서’에 따르면 앞으로 ▲정보기술·소프트웨어 기술융합 ▲개인사회서비스 ▲메이커스(1인 제조자) ▲교육서비스 ▲미디어 창작 등 총 9개분야에서 34종의 새로운 일자리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일자리 수가 많이 늘어날 분야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일자리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인간을 대신할 수 없는 분야기도 하다. 사물인터넷(IoT)에 보안기술을 적용하는 전문가, 컴퓨터기술로 사람의 시각이나 촉각 등을 자극해 마치 실제인 것처럼 느끼게 하는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자, 3D프린팅을 이용해 제품을 디자인하는 3D프린팅 콘텐츠 크리에이터, 아날로그 감성으로 디지털 영상을 만드는 스마트 영상작가, 데이터 속에 숨은 의미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스토리텔링을 설계하는 데이터 디자이너 등이 꼽힌다.

트렌디한 감성과 예술감각으로 삶의 가치를 재창조하는 일도 미래 유망한 일자리 중 하나다. 비어있는 집이나 여가공간에서 문화행사 등의 모임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하우스테이너, 보호자를 대신해 반려동물의 산책과 운동·교육을 책임지는 도그워커, 불필요한 것은 줄이고 재활용해 물건의 가치를 새롭게 탄생시키는 전문 업사이클러 등이 대표적이다. 동물을 매개로 아동의 심리적 안정과 신체발달을 촉진하는 동물매개 아동지도사나 중·장년층의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활과 환경을 개선하는 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 등 서비스분야의 중요성도 높아진다.

사람들과 협업해 콘텐츠를 만드는 일도 마찬가지다. 이 분야는 대중적이고 시대에 맞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주 업무다. 창의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하는 코딩크리에이터, 다양한 놀이를 보드·카드 등의 형태로 만들어 대중화하는 보드게임 디자이너, SNS를 통해 한국과 한국의 기업을 세계로 알리는 홍보마케팅전문가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서울산업진흥원 신직업리서치팀은 “맞춤형서비스 수요 증대와 사회환경 변화 등에 따른 새로운 직업발굴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더불어 미래 일자리와 유망 신직업분야 연구는 물론 신직업 발굴에서도 미래 변화와 시장 수요에 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예 없어지는 직업도 있겠지만 다른 분야와 섞여 새롭게 탄생하는 직업도 있다”며 “기계가 기계답다면 인간은 인간다워야 하는데 미래에 더 각광받을 직업은 인간적인 감성이 필요한 분야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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