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전쟁] '취업난세' 탈출구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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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는 우리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다. 제한된 좋은 일자리를 놓고 구직자 간 치열한 생존경쟁이 펼쳐지고 좁은 취업문을 어렵사리 통과해도 ‘노동의 질’이라는 또 다른 벽에 부딪힌다. <머니S>가 고용 빙하기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위태로운 현실과 고군분투기를 조명했다. 또 독일·영국·일본 등 선진국의 일자리정책을 살펴보고 19대 장미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주요 대선주자들의 일자리 공약도 알아봤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고 뜨는 일자리도 소개한다.<편집자주>


사상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 청년들의 고군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등 제한된 좋은 일자리를 놓고 치열한 취업경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해외취업, 재교육, 창업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이들도 늘었다. ‘취업난세’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고용한파 탈출기를 살펴봤다. 


지난 5일 KOTRA가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해외취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제공=KOTRA

◆사례1: 2% 확률에 ‘올인’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공시(공무원시험)의 경제적 영향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9급 공무원시험 응시자 수는 2011년 14만3000명에서 올해 22만8000명으로 59% 늘어 사상 최대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월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2016 통계로 본 노동동향’도 청년 취업준비자(45만명) 중 절반가량이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이거나 준비한 경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공시생이 증가한 근본원인은 ‘질 좋은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서다. 여기에 가정환경이나 스펙을 따지지 않고 시험 성적만으로 평가하는 공정성도 한몫한다. 하지만 공무원시험 합격자는 전체 응시자의 2% 수준이다. 2017년도 9급 공무원시험 지원자가 22만8368명이지만 선발예정인원은 4910명에 불과하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공시생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시험준비를 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제적 기회비용이 17조1429억원으로 지난해 명목GDP 대비 1.1% 수준”이라며 “민간부문에서 좋은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도록 정부가 규제완화, 신규 일자리에 대한 세제혜택,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해소 등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코엑스에서 열린 2017학년도 수시 전문대학 입학정보 박람회. /사진=뉴스1 DB

◆사례2: 유턴 입학으로 재교육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전문대로 재입학하는 이른바 ‘유턴 입학’으로 바늘구멍을 뚫으려는 청년도 늘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17학년도 전문대 입시에서 전국 137개 전문대가 총 17만2139명의 신입생을 선발했다.

이 중 유턴 입학생은 118개 대학에 7412명이 지원, 1453명이 등록했다. 전년 대비 지원자는 21%, 등록자는 4.5% 늘었다. 유턴 입학생들의 전공현황을 보면 간호학과가 42%로 가장 많고 보건(16%), 응용예술(7%) 순이다.

유턴 입학생 중에는 국내 최상위권 대학 출신도 있다. 2013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과를 졸업한 한모씨(31)는 이번에 영진전문대학 컴퓨터응용기계계열에 입학했다. 그는 가업을 잇기 위해 실무를 배울 수 있는 유턴교육을 택했다. 

전대협회 관계자는 “유턴 입학생이 늘어난 것은 전문대학이 국가 직무능력표준(NCS)을 도입하고 산업현장 실습제를 운영해 직무능력 향상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는 점도 한몫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7 프랜차이즈 서울 창업박람회. /사진=뉴스1 DB

◆사례3: 해외취업에 도전

부산 소재 4년제 대학 일본어학과를 졸업한 이모씨(26)는 국내 취업을 포기하고 일본기업 취직을 준비 중이다. 일본계 베어링업체에 취직한 선배가 “초반 적응만 잘하면 근무환경, 연봉 등이 웬만한 국내 기업보다 훨씬 낫다”고 얘기해서다. 여기에 취업 문턱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낮은 점도 매력적이다.

실제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지난 2월 실업률은 2.8%로 22년 만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일본은 인구감소현상이 장기화되며 최근 일손이 부족해졌는데 일할 사람이 없어 노동력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는 “일본기업은 일본어만 뒷받침되면 지원자의 인성이나 잠재력을 보고 사람을 뽑는다”며 “닛산중공업, 일본IBM 등 현지 우량기업에 취직하는 사례가 매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문이 넓고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장점을 가진 일본취업 외에 미국·싱가포르·호주·독일 등도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에게 인기가 높다. 해외취업을 하려면 현지언어는 기본이고 취업할 기업의 특성과 문화 등에 대한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사례4: 취업 대신 창업

서울의 한 사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장모씨(33)는 지난해부터 경기도 외곽을 돌며 푸드트럭을 운영 중이다. 졸업 후 3년가량 대기업 취직을 준비했던 그는 실패의 쓴맛만 들이킨 끝에 중소기업 취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무역업을 하는 중소기업에서 2년가량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며 일했지만 연봉은 대기업 초봉의 60~70%에 불과했다. 앞으로도 근무환경이나 연봉이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판단한 그는 대출을 받아 푸드트럭을 장만했다.

최근 취업포털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대학생 및 구직자 726명 중 71.5%가 ‘창업을 계획 또는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그 이유로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50.7%), ‘눈치 안보고 편하게 일하고 싶어서’(41.4%), ‘취업이 너무 어려워서’(38.5%) 등을 꼽았다(복수응답).

창업은 취업난 해소를 위해 정부도 권장하는 분야다. 창업 후 5년까지 창업·초기성장기 기업에 연대보증 면제제도를 도입했고 사업에 실패했지만 재도전과 재기 의지가 있는 ‘성실 실패자’의 경우 채무감면 폭을 기존 50%에서 75%로 확대하는 방안 등 다양한 지원책도 실시 중이다. 

하지만 집안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실패해도 금방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창업은 취업보다 더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대표는 “섣불리 창업에 도전하면 실패하기 십상”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성공한 가게의 노하우와 철학을 공부해 자신의 것으로 만든 후 본인의 자본금 등을 감안, 눈높이에 맞춰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허주열 sense83@mt.co.kr

<머니S> 산업1팀에서 재계와 제약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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