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옷·구두·자동차… 불황에 뜨는 '리폼'

시크걸·쿨가이의 ‘시시콜콜’ / (144) 리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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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이항영 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와 백선아 경제앵커가 만나 핫한 트렌드의 맥을 짚어 드립니다. 센스 있게 흐름을 읽어주는 미녀 앵커와 시크하게 경제 포인트를 짚어주는 훈남 전문가가 경제 이야기를 부드럽게 풀어냅니다. 세상 흐름 속 숨어있는 경제이야기를 함께하시죠.
이달 초 서울 코엑스에서 ‘2017 DIY리폼 박람회’가 열렸다. DIY리폼 박람회는 핸드메이드 크리에이터, 업사이클링, 인테리어소품전 등 크게 5개 존으로 구성됐다. 핸드메이드 존은 핸드메이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했고 업사이클링 존은 버려진 재료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긍정적 의미를 담았다. 사람들은 특히 유니크한 인테리어소품이 전시된 인테리어소품전과 전원주택 DIY라이프 전시회에 큰 관심을 보였다.


최근 불황 속에서도 유일하게 뜨는 소비시장이 리폼시장이다. 리폼은 생활 전반에 걸쳐 찾아볼 수 있다. 장롱 속에 묵혀둔 엄마의 코트를 트렌디한 스타일로 고쳐 입기도 하고 낡은 싱크대에 시트지를 붙여 모던하게 꾸미기도 한다.

◆장기불황으로 ‘신상’ 소비 급감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는 리폼시장의 이면에는 경제불황의 그늘이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년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올해 3%대 성장률을 목표로 잡았지만 3년 연속 2%대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는 좀처럼 늘지 않는다. 야채·고기 등 신선류와 육류의 가격이 급등하고 과자 등 군것질거리의 장바구니 물가가 상승하면서 장을 보러 가기 겁이 날 정도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즐기기도 쉽지 않은 세상이다. 물론 소득이 물가에 비례해 증가하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수년째 실질가처분소득은 제자리걸음이다.


강남구 코엑스 홀 A에서 열린 제6회 2016 DIY 리폼박람회. /사진=뉴시스 김동민 기자

경제사정이 풍족한 소비자라면 ‘신상’도 자주 사고 국내외 여행도 자주 다니면서 문화·여가생활을 맘껏 즐기겠지만 갈수록 주머니가 얇아지는 일반서민은 그럴 여유가 없다. 일단 주거비가 부담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월 소득 대비 주택임대료비율은 평균 20%를 넘어섰다. 전세로 사는 사람이 여전히 많아 20% 수준이지만 앞으로 갈수록 주택임대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저소득층의 경우 임대료비율이 30%에 육박한다.

가구의 소비지출 가운데 월세와 상하수도료·연료비·관리비 등 주거와 관련된 지출을 계산하는 지수를 ‘슈바베지수’(Schwabe Index)라고 하는데 이 지수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슈바베지수는 2015년 통계청 자료 기준으로 12.66%인데 대부분의 계층에서 상승세를 보인다.

당연히 주거비를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의 소비지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먹거나 씻는 데 쓰는 필수소비재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반면 한번 구매하면 오래 사용하는 집안의 가구나 자동차 혹은 기호성 상품인 핸드백·액세서리 등은 경기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다.

경기가 오랜 기간 살아나지 않자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고 현재 가진 물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리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시장은 불황이어서 오히려 관심이 늘어나는 셈이다.

◆주택·옷·자동차 새롭게 변신

대표적인 리폼시장으로는 주택리폼인 리모델링을 들 수 있다. 부동산 부흥기에 지어진 1·2기 신도시의 주택이 노후화되면서 주택 리모델링시장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부엌이나 화장실 등의 리모델링이 늘어나는 것은 홈쇼핑에서 관련 상품 판매가 자주 노출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오래된 옷이나 구두는 물론 핸드백도 리폼품목의 상위권에 올랐다. 가죽재킷이나 구두, 핸드백은 염색부터 새로 해 완전히 다른 제품으로 변모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된 패딩도 마찬가지. 아무리 고가의 패딩도 제품의 특성상 몇년이 지나면 숨이 죽어 보온력이 현격히 떨어진다. 거위털을 새롭게 충전하고 최신 스타일로 디자인을 바꾸는 리폼 수요가 많다.

가구도 리폼대상이다. 소파는 천갈이나 스프링 수리 수준을 넘어 가죽염색과 디자인 변경 등도 가능하다. 특히 소규모 목공예를 취미로 즐길 수 있는 공방이 각지에 생기면서 집에 있는 오래된 가구를 직접 수리해 재활용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취미도 되고 신제품을 살 때보다 돈도 훨씬 절약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승용차도 리폼에서 빼놓을 수 없다. 자동차의 보유 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미국의 경우 현재 운행 중인 자동차의 평균연령이 11년이 넘을 정도다. 우리나라 소비자도 평균 7년 이상 보유한다. 그만큼 내구성이 좋아져서기도 하지만 불경기로 인해 신차 수요가 줄어드는 것도 한 요인이다.

자동차 마니아들이 외양을 독특하게 하고 성능을 올리기 위해 진행하는 튜닝과는 성격이 다르다. 오래된 자동차 시트를 비롯한 내장재를 교체하거나 안전을 위해 핵심부품을 교체하는 실속형 리폼이다.

오래된 구두나 핸드백을 염색해 신상 같은 느낌을 주듯이 자동차도 요즘은 래핑을 많이 한다. 얼핏 보면 완전히 도장작업을 다시한 것 같지만 원하는 색상을 골라 자동차용 외장필름을 시공하는 것이다. 자동차 외장관리전문업체인 송파프로의 여준창 대표는 “4년 이상 된 자동차의 래핑 작업수요가 1~2년 새 많이 늘었다”며 합리적인 소비가 대세라고 분석했다.

투자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국내 주택리폼의 경우 한샘이 대표적이다. 자동차를 비롯한 래핑시장 분야는 미국의 에이버리 데니슨(AVY)이 전세계를 석권한 점을 참고하자.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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