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재테크] "인생 2막, 내가 먼저 내려놔라"

인터뷰 / 간호재 돈·일·꿈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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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세계에는 '원클럽맨'이란 단어가 있다. 은퇴할 때까지 한 팀에서만 뛴 선수를 지칭하는 영광스런 단어다. 이는 역설적으로 선수가 10~15년간 선수생활을 하면서 팀을 바꾸지 않는 게 굉장히 어렵다는 뜻을 내포한다. 특히 요즘처럼 에이전트 문화가 활성화된 프로스포츠 세계에서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국내 회사로 무대를 옮겨보자. 기업구조조정이 이어지며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희미해졌다. 부푼 꿈을 안고 회사에 입사했지만 20~30년 근속하는 근로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직장인은 50대 문턱을 넘어선 순간부터 명예퇴직의 압박에 시달린다. 원클럽맨은 희망사항이 돼버렸다. 은퇴 후 재취업은 50대의 필수과제다.

크게 활성화된 건 아니지만 국내에도 재취업을 돕는 전문 컨설턴트가 있다. 전직지원 컨설팅을 통해 중장년 구직자들에게 인생 2막을 열어주고 있는 간호재 돈·일·꿈 연구소장(한국전직지원전문가협회장)을 만나 효율적인 재취업 노하우를 들어봤다.

◆회사가 원하는 '솔루션' 직접 제시하라

"취업을 희망한다면 회사가 내게 해줄 것을 찾는 게 아니라 내가 이 회사에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간 소장은 중장년 구직자들에게 솔루션제안 취업을 권장했다. 솔루션제안 취업이란 회사가 구직자를 찾는 개념이 아닌 구직자가 회사를 직접 찾아 나름의 솔루션을 제시하는 취업을 말한다. 그는 자신이 10여년 전 직접 구직에 성공한 일화를 들려줬다.

"취업하고 싶은 회사가 있었어요. 그래서 무조건 그 회사를 조사했죠. 재무, 매출 등은 물론 그 회사와 연관된 사람들을 만나 지금 필요로 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내는 데 집중했어요. 필요하면 퇴사자도 만났죠. 결국 이 회사가 최근 사업조정 분위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회사 재무구조와 여러가지 정보를 바탕으로 한 사업조정 솔루션안을 대표이사에게 보냈어요. 그리고 기적처럼 연락이 왔죠."


간호재 돈·일·꿈 연구소장. /사진제공=간호재 연구소장

그는 일단 회사 리스트업을 진행하라고 말한다. 가고 싶은 회사를 추려내 그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알아내라는 것. 리스트업은 대부분의 회사가 포털사이트에서 키워드광고를 진행하므로 업종, 제품 등을 검색하면 찾는 일이 어렵지 않다. 또 협회 사이트를 통해 회원사 리스트를 보는 방법도 있다.

간 소장은 자신의 컨설팅 고객 중 중소기업 재무파트에서 25년간 일한 정순모씨(가명·53) 이야기를 들려줬다. 간 소장은 정씨의 수십년된 재무경력에 주목했다. 그는 정씨에게 재무관련 노하우로 비용절감과 효율적 재무관리를 할 수 있는 전략솔루션을 A4용지 두장 분량으로 작성하라고 조언했다.

정씨는 중소기업의 효율적인 재무관리가 단순 입금, 지출, 세무신고 수준을 넘어 기업 경영활동의 핵심 의사결정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또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의 연간 총비용을 10% 이상 감축할 수 있는 효율적인 관리 전략을 제안했다. 결국 솔루션제안에 마음이 움직인 기업은 정씨를 채용했다.

솔루션제안으로 재취업한 또 다른 성공사례로는 S전자 연구개발 부장 출신 김기수씨(가명·55)가 있다. 김씨는 회사 리스트업 중 울산의 한 반도체소재 개발회사에 주목했다. 김씨는 이 회사가 최근 새로운 제품 연구개발을 계획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 곧바로 솔루션 작성에 돌입했다. 김씨는 유기화합물 분야의 새로운 소재와 아이템, 비즈니스 계획을 회사 측에 제시했고 결국 재취업에 성공했다.

없던 일자리를 만들어 취직한 사례도 있다. 30년간 주류회사에서 일하다 올 초 퇴직한 이주승씨(가명·56)는 A사료회사에 일자리를 만들어 취업한 케이스다. 이씨의 고향은 충청도. 마침 A사료회사가 충청도 지역에 있어 이씨는 충청도 지역에서 자신이 보유한 인맥, 유통채널 및 양계·양돈 농가 인맥을 활용한 효과적인 영업전략을 제안서로 제출해 취업에 성공했다.

"채용은 결국 윗선에서 결정됩니다. 아랫사람 100명보다 윗선 1~2명의 결정이 중요하죠. 솔루션제안 취업은 윗선의 결정을 바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년 구직자에겐 효율적입니다. 또 대표에게 능동적인 모습도 어필할 수 있죠."

◆"현재 직장에서 전문성 키워야"

간 소장은 중장년 재취업자들이 구직과정에서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으로 미팅을 꼽았다. 내가 모르는 사람을 만나 취업정보를 얻어야 하는 과정을 어려워한다는 것.

"개인적인 성향 탓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 부탁한다는 것이 어떤 사람이든 쉬운 일은 아니지요. 하지만 재취업하려면 사람이 제공하는 정보를 중시해야 합니다. 20~30년 경력을 가진 중장년 구직자들은 회사 일을 하면서 어떤 형태로든 원치 않는 사람과 밥도 먹고 얘기도 나눠봤을 거예요. 구직도 다르지 않습니다. 내가 가진 한 부분을 내려놔야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간 소장은 현재의 회사에서 퇴사 전 주변 인맥을 잘 정리해놓길 권했다. 내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들을 선별해놔야 한단 뜻으로 평소 친분이 두텁지 않았던 후배나 동료들에게도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라고 조언했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것이 사람관계이므로 인맥관리는 필수입니다. 또 재직 중 자기가 일하는 분야의 전문성을 올려야 합니다. 관련 자격증을 따거나 전문적인 공부를 하라는 얘긴 아닙니다. 재무, 마케팅, 인사, 기획 등 적어도 내가 하고 있는 분야에서만큼은 20~30년 경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할 만한 전문성을 갖추란 얘기입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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