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달에서 본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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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만난 적 없는 판매자의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시대. 사실 구매자는 송금하지 않고 상품만 받는 것이 유리하고 판매자는 돈만 받고 상품을 안 보내는 것이 유리하다. 상대방이야 어떻든 자신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 것이 국소적인 최선책이다.

하지만 구매자와 판매자가 각자 국소적인 최선책을 추구하면 거래는 이뤄지지 않는다. 구매자는 돈을 부치지 않고 택배가 오길 기다리며 판매자는 물건을 부치지 않고 돈 들어오기만 기다린다. 결국 구매자는 물건을 받고 판매자는 돈을 버는 전역적인 최선책을 택하려면 협정이 필요하다. 과거 구매자의 만족도를 판매자가 투명하게 공개하는 약속만 지켜도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가 이뤄진다.

2015년 12월 195개국이 합의한 협정문이 파리에서 채택됐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이 함께 지구의 기후변화에 힘을 모아 대처하자는 약속이었다. 과거 오랜 기간 온실가스의 주된 배출국이었던 선진국의 책임도 물었다.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대처사업에 선진국이 경제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여한 것. 그러나 2년도 안된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이유도 명확히 밝혔다. 파리기후협정은 ‘미국’의 이익에 반한다는 것이다.

한 나라에서 배출한 온실가스가 그 나라 상공에만 머문다면 미래의 기후에 대한 대처는 정말 쉽다. 자기 집 마당에 몰래 쓰레기를 내다 버리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는 것과 같은 이유다. 기후에 관련된 문제가 이처럼 국소적인 것이라면 해결이 쉽다. 하지만 지구 전체를 둘러싼 대기에는 국경이 없다. 미래의 기후문제는 국소적이 아닌 전역적인 문제다. 여러 나라가 합의한 협정이 필요한 이유다.

달에서 본 지구. /사진=플리커
미국에서 쏘아 보낸 아폴로호의 우주인이 촬영한 사진이 있다. 넓게 펼쳐진 황량한 달 표면 위로 반달 모양의 아름답고 푸른 지구가 떠오르는 멋진 사진이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달이 아닌 지구다. 달을 보려고 우주선을 쏘았지만 막상 “우리가 달에서 본 것은 달이 아닌 지구의 가치였다.”(정인경, <과학을 읽다>에서)

지구의 미래 기후변화는 전역적인 문제라 해결이 어렵다. 하지만 문제가 전역적인지 국소적인지는 보는 이가 설정한 경계에 따라 달라진다. 미래의 지구 기후라는 전역적인 문제도 멀리서 보면 지구라는 행성의 국소적인 문제가 된다.

트럼프에게 묻고 싶다. 미국의 달 탐사선 아폴로호가 보낸 아름다운 지구 사진에서 ‘미국’을 찾을 수 있겠냐고. 앞으로도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갈 이 눈부신 푸른 행성에서 미래의 지구 기후는 정확히 ‘미국’의 이익에 관련된 문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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