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현실로 다가온 '시급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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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예고한 문재인정부가 본격적 행보에 돌입했다. 정부가 밝힌 로드맵대로 현재 6470원인 최저시급을 2020년까지 1만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앞으로 3년간 연평균 15% 이상 인상해야 한다. <머니S>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예고한 정부의 구상과 이해당사자의 엇갈린 시각을 조명했다. 나아가 해외 최저임금 사례를 살피고 사용자와 근로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또 최저임금 1만원 실험에 나선 이들을 만나 상생의 길을 물었다.<편집자주>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이 한국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공약한 ‘최저임금 1만원 조기 달성’을 위해 내년부터 최저임금을 매년 10% 이상 인상할 방침이다. 정부가 예고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선 연평균 15% 이상 인상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구상이 계획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사용자 측이 최저임금의 급진적 인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이들의 동의를 이끌어낼 별도의 유인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정부의 계획이 사회갈등만 일으키다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 임박?

최저임금은 고용자가 피고용인을 저임금으로 부리는 착취를 막기 위해 정부에서 정한 피고용인에게 지급해야 할 최소한의 임금이다.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소비활성화를 위해 세계 각국은 법과 규정으로 최저임금을 정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하는 시간당 최저임금은 제도 도입 첫해인 1988년 섬유·식료품 등 저임금업종 12개를 1그룹으로, 나머지 담배·화학 등 16개 업종을 2그룹으로 구분한 뒤 각각 462.5원, 487.5원으로 책정했다. 이후 매년 2.7~29.7% 올라 올해 기준 최저임금은 6470원이다.

최저임금위원회 소속 사용자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7명의 위원들은 매년 6~7월 근로자 생계비, 유사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등을 감안해 이듬해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늘 대립하기 때문에 실질적 키는 공익위원 9명이 쥔다. 공익위원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므로 정부의 의지가 강하면 인상이 가능한 구조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청년들의 기본적인 소득 보장을 위해 2020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최근 최저임금 동향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도 못받는 근로자는 280만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14.6%에 달했다.

올해는 이 비율이 늘어 313만명(16.3%)에 이를 것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올해 최저임금 기준 하루 8시간 근무자의 일당은 5만1760원, 주 40시간 근무기준 월급은 주휴수당 포함 135만2230원이다. 근로자 6명 중 1명은 월소득이 135만원도 채 안된다는 얘기다.

정부의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선 앞으로 3년간 매년 15.7%씩 최저임금이 올라야 한다. 이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인상률(8.2%)의 약 두배 수준이다. 당장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 축소와 대규모 폐업 등 역풍을 야기할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뉴스1 유승관 기자

2015년 기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월평균 수익은 228만원,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하는 최저임금 근로자의 주휴수당 포함 월급은 133만9200원이다.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르면 최저임금 근로자의 월급은 209만원으로 75만원가량 오르고 그만큼 가맹점주의 수익은 줄어든다. 사장과 종업원의 소득이 역전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될 경우 영세자영업자는 고용을 줄이거나 폐업한 후 최저임금을 받는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다. 이런 부작용을 감안해 정부도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시킬 카드수수료 인하, 부가가치세 경감, 임대차보호법 강화 등 여러 보완책을 논의 중이다.

문제는 이런 보완책이 이전 정부에서 논의된 방안의 재탕 수준이라는 것.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이사는 “지금 정부가 거론하는 소상공인 대책은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관련 없이 이미 논의된 것”이라며 “근로자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책을 내놨으면 그에 따라 생계의 위협을 받게 된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도 나와야 하는데 그런 논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위원회 ‘공회전’

이 같은 논의는 내년 최저임금 결정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법정기한인 지난달 29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는 사용자 측과 근로자 측의 팽팽한 대립으로 공회전만 거듭했다.

지난 4월6일 1차 전원회의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6차례 회의를 가졌지만 당장 내년부터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라는 근로자 측과 소폭 인상카드를 꺼낸 사용자 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이번 최저임금 논의가 문재인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조기달성을 위한 첫 출발점인 만큼 양측이 합의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캐스팅보트를 공익위원들이 쥐고 있는 만큼 격론 끝에 문 대통령의 공약인 10%대 인상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일자리위원회 위원은 “사용자 측 위원은 정부의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근로자 측의 내년부터 1만원 인상 주장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며 “반대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하겠지만 공익위원들이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주면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 대한민국 최저임금 변천사


1988년 적용된 우리나라 첫 최저임금은 462.5~487.5원이다. 당시 담배 한갑이 600원, 짜장면 한그릇이 700원인 점을 감안하면 1.5시간가량 일해야 담배 한갑을 사거나 짜장면 한그릇을 사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29년간 최저임금은 꾸준히 올랐다. 1989년 1그룹 29.7%, 2그룹 23.7% 인상을 시작으로 1992년까지 매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10%를 훌쩍 넘었다.

1993년부터 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까지는 6~9%대 안정적 인상률을 이어가다 IMF 한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98~1999년은 각각 2.7%, 4.9%로 소폭 인상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난 2000년부터 2004년까지는 최저임금이 다시 연평균 10% 이상 인상됐다.

결국 2000년부터 올해까지 최저임금은 1865원에서 6470원으로 3.5배가량 뛰었다. 현재 담뱃값은 한갑에 4500원, 짜장면 한그릇은 5000원 안팎이다. 물가인상보다 최저임금의 실질가치가 더 오른 셈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5호(2017년 7월5일~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허주열 sense83@mt.co.kr

<머니S> 산업1팀에서 재계와 제약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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