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양의 피드백, '플래시크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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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디지털 가상화폐 이더리움의 가격이 319달러에서 단돈 10센트로 순간적으로 폭락했다. 이런 순간폭락현상을 '플래시크래시'(Flash Crash)라 부른다. 일부 언론은 디지털 가상화폐의 태생적인 불안정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플래시크래시는 주식시장에서도 수차례 일어났던 일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일부 시장참여자의 불법적인 담합이 플래시크래시를 만들었다고 여겨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순간폭락현상은 자동화된 알고리듬으로 순간순간 엄청난 양의 거래가 이뤄지는 현대 거래시장의 속성이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 치는 일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이더리움 순간폭락의 구체적인 원인이 과거 주식시장에서의 순간폭락과 정확히 같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플래시크래시의 가능성은 한번 만들어진 변화가 점점 커지는 ‘양의 되먹임’(positive feedback)으로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주식시장 참여자 중에는 주식의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질 때 ‘손절매’로 손실을 줄이는 전략을 택하는 사람이 많다. 지금 내가 가진 주식의 가격이 낮 12시에 1만원이었는데 오후 1시인 현재 9000원으로 떨어졌다고 가정하자. 또 한시간 뒤인 오후 2시에는 8000원으로 더 떨어진다면 어떻겠는가.

이럴 때 현재 가격인 9000원에 이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냥 갖고 있으면 한시간 뒤에는 손실액이 2000원이 되는데 오후 1시인 지금 주식을 매도하면 1000원만 손실이 나기 때문이다. 만약 주가가 오후 2시에 8000원으로 안정된다면 그때 이 주식을 되사면 된다. 낮 12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주식을 갖고 있으면서 1000원의 현금도 남길 수 있다.

‘가장 최근의 거래가보다 10% 더 떨어지면 주식을 시장가로 매도한다’는 알고리듬으로 손절매전략을 구현한 자동화 컴퓨터프로그램이 경쟁적으로 주식거래에 참여한다고 가정해보자. 오후 1시에 주가가 9000원이 되면 1만원에 주식을 거래한 프로그램은 손절매 알고리듬을 따라 시장가로 매도주문을 낸다. 매도가 늘어나 주가가 더 떨어져 8500원을 통과하면 이전에 9500원에 매수를 한 프로그램도 손절매의 행렬에 동참한다. 주가가 더 떨어져 8100원이 되면 9000원에 이미 매도를 한 이전의 프로그램이 다시 손절매 주문을 자동으로 낸다.

이런 과정이 몇단계 계속되면 1초에 수백번 자동으로 거래주문을 내는 프로그램 매도의 특성상 주가가 순식간에 곤두박질친다. 그 결과 1초 안에 319달러가 10센트가 되는 것이다. 디지털 가상화폐의 독특한 특성이라기보다는 규제 없는 자동 알고리듬 거래시장의 ‘양의 피드백’이 만든 일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6호(2017년 7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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