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절벽 넘어라] “가계빚, 인구·사회학 접근 필요”

인터뷰 /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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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6·19 부동산대책 시행 후 시장은 그야말로 혼란의 연속이다. 미리 담보대출을 받아 분양에 나선 수요자가 크게 늘었고 하반기 주택 구입이나 전월세 거래를 계획한 사람들은 고민이 깊어졌다. 더 큰 문제는 오는 8월 도입될 신 가계부채 대책이다. 부동산대출에 가계대출까지 조이면 내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는 물론 세입자의 이자부담도 늘어날 수 있다. <머니S>는 6·19 부동산대책 시행 이후 달라진 부동산·금융환경을 짚어보고 하반기 대출·분양전략을 알아봤다. 또 금융전문가를 통해 정부의 부동산·가계부채 정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조명해봤다.<편집자주>


“보다 정교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부동산·금융정책으로만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한계가 있어요. 국민들이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복합적인 분석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3일 본격 시행된 정부의 6·19 부동산대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노무현정부의 정책기조를 이어받으며 부동산 통제 실패의 교훈을 반영했지만 달라진 부동산 환경은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달라진 부동산환경… ‘베이비부머 니즈’ 파악해야

윤 교수는 “현시점에서 참여정부 시절과 달라진 점 중 주목해야 할 부분은 베이비부머가 열살이 많아졌다는 것”이라며 “이는 당연한 결과지만 사실 많은 사회적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비부머는 현재 직장에서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다. 노후생활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나이다. 주식투자는 자칫 원금을 잃을 수 있고 은행예금을 들자니 금리가 너무 낮다. 이에 투자수단으로 수익형부동산 등을 찾는다는 게 윤 교수의 분석이다. 윤 교수는 “일종의 노후 관련 연금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부동산을 꾸준히 매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이 지점에서 전통적인 ‘투자-투기’의 구분법을 재설정할 필요가 생긴다. 거주 목적으로 집을 사면 투자, 살 집이 아니면서 가격 급등을 바라고 매입하면 투기로 나누는 이분법은 낡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투자와 투기의 구별이 쉽지는 않죠. 하지만 이분법으로 보는 것은 달라진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옛 사고방식입니다. 베이비부머의 수익형부동산 투자는 사실 투자와 투기, 두가지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어요. 거주 목적도 있지만 노후 대비용 매입도 있거든요. 후자를 투기로 볼 것이냐. 제가 볼 땐 이들이 대단한 가격 상승을 목표로 집을 사는 것 같진 않아요. 임대료만 잘 나오면 되거든요. 이를 투자로 볼 것이냐 투기로 볼 것이냐가 문제인데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사진=서대웅 기자

◆‘삼극화’ 심화… 정교한 수요·공급책 필요

새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서 이 같은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고 윤 교수는 우려했다. 가계부채 정책을 부동산과 금융정책으로만 풀 것이 아니라 인구학과 사회학적인 고민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보다 정교한 부동산 수요·공급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부동산 수요 억제정책에만 힘을 쏟아선 안된다는 것이다.

윤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동산 지형은 ‘삼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 증감 추이를 바탕으로 지역을 A, B, C그룹으로 나눌 수 있는데 A그룹은 부동산 수요가 지속 증가해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지역, B그룹은 부동산 가격의 완만한 상승 또는 유지가 나타나는 지역, C그룹은 인구가 유출되며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는 지역이다. 경제학적으로 가장 좋은 건 부동산 가격이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이지만 삼극화 현상에 따라 A지역의 가격 상승과 C지역의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 부동산을 기준으로 공급이 ‘충분하다’ 또는 ‘부족하다’고 말하는 건 촌스러운 분류예요. B그룹은 수급이 맞지만 A그룹은 공급부족이고 C그룹은 공급과잉이죠. 각 지역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예컨대 C그룹은 이미 공급 과잉인데 이곳에 부동산을 새로 공급하는 건 잘못된 거죠. A그룹에는 공급을 확대하고 C그룹에는 수요를 늘릴 수 있는 섬세한 관리법이 필요합니다.”

이 경우 새정부가 지방균형발전 정책을 준비 중인데 C그룹의 인구유출을 막는 방책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럼에도 현재의 대책이 A그룹에 대한 수요억제책에 방점이 찍힌 점은 한계로 지적했다. A그룹엔 공급을, C그룹엔 수요를 늘린 후 가격이 급등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수요를 줄이면 오히려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공급부족이 예상되면 수요가 몰려 가격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 교수는 “1988년 아파트 값이 폭등한 사례가 있다. 강남 8학군이 좋다는 말이 돌아 정부가 수요 억제책을 썼는데 공급 부족이 예상되니 가격이 오히려 더 올랐다”며 “그 결과 분당과 일산 등 신도시를 만들었는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공급 증가책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금리인상 시 부동산 과열 꺾일 것”

하반기 중 금리가 인상되면 부동산 가격상승도 한풀 꺾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통화량 증가속도가 완만해져 부동산 수요 억제효과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부동산 가격 증감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소한의 장치로 부동산정책을 펼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윤 교수는 각국 중앙은행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부동산 활황이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어서 정보교환 등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윤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가 내놓은 대책이 양적완화였다. 풀린 돈이 돌고 돌아 결국 부동산으로 이동했고 집값이 폭등했다”며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중앙은행끼리 정보를 교환하고 각국의 현상을 비교해야 한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중앙은행 차원의 접근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배경을 살펴야 한다. 여기엔 노령화와 저출산 등 복합적인 사회요인이 섞여있다”며 “필요한 부분에는 복지정책을 병행하고 부동산에 대해선 조정자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6호(2017년 7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서대웅 mdw1009@mt.co.kr

<머니S> 금융팀 서대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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