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절벽 넘어라] 점점 조여오는 규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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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6·19 부동산대책 시행 후 시장은 그야말로 혼란의 연속이다. 미리 담보대출을 받아 분양에 나선 수요자가 크게 늘었고 하반기 주택 구입이나 전월세 거래를 계획한 사람들은 고민이 깊어졌다. 더 큰 문제는 오는 8월 도입될 신 가계부채 대책이다. 부동산대출에 가계대출까지 조이면 내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는 물론 세입자의 이자부담도 늘어날 수 있다. <머니S>는 6·19 부동산대책 시행 이후 달라진 부동산·금융환경을 짚어보고 하반기 대출·분양전략을 알아봤다. 또 금융전문가를 통해 정부의 부동산·가계부채 정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조명해봤다.<편집자주>


# 치킨 체인점을 운영 중인 A씨(55)는 요즘 고민이 깊다. 오는 8월부터 순차적으로 대출규제가 강화될 거란 소식을 들어서다. A씨 매장은 최근 본사 오너리스크 파장으로 손님이 뚝 끊겨 매출 20%가량 줄었다. 직원 임금과 월세, 운영비까지 내려면 경기 흐름에 맞춰 수시로 추가 대출을 신청해야 하는데 자칫 이번 대출규제가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까 불안하기만 하다.

#. 아파트를 구입해 시세차익을 챙기고 되파는 부동산투자자 B씨(48)도 걱정이 앞서긴 마찬가지다. 수년 전 직장을 잃고 고민 끝에 부동산사업으로 업종을 변경했는데 대출규제가 강화되면 더 이상 부동산 매입이 힘들어질 수 있어서다. 대출한도를 꽉 채워 구입한 두채의 아파트도 서둘러 팔아야 할지 헷갈린다.

폭풍전야일까, 찻잔 속 태풍일까. 최근의 금융시장은 두가지 가능성을 두고 설왕설래한다.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두고 강력한 한방이 있을 것이란 전망과 이제 기지개를 켜는 부동산시장에 찬물을 끼얹으면 내수가 침체될 수 있어 정부가 섣불리 건들지 못할 것이란 주장이 대립 중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갑론을박을 떠나 정부가 겨냥한 특정계층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정부가 보낸 시그널을 분석하면 특정계층은 부동산 투기세력과 과도한 대출로 집을 산 개인, 자영업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이들이 대출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지 익명을 요구한 금융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사업자대출 늘리고 정부기관 문 두드려라

자영업자가 정부 특정계층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이유는 가계부채 증가에 영향을 끼쳐서다. 기본적으로 자영업대출은 기업대출에 포함된다. 정부가 고민하는 가계대출 증가와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 그럼에도 정부가 자영업자를 대출규제 대상에 포함하려는 것은 이들 대다수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개인대출로 충당해서다. 직원 임금과 월세, 식자재 구입, 기타 시설자금에 쓰는 비용을 사업자(자영업)대출이 아닌 개인대출로 해결하는 것이다.

이는 사업자대출이 개인대출보다 절차가 더 까다롭고 상환기간도 짧아서다. 대출이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사업자대출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은행 역시 사업자금으로 쓰이는 줄 알면서도 개인대출을 원하는 수요자에게 암묵적으로 대출을 승인해왔다.

대출의 질이 나빠지는 것도 정부가 고심하는 이유 중 하나다. 최근의 자영업시장은 베이비붐세대 은퇴시기와 맞물려 경쟁이 점점 심해지는 추세다. 여기에 경기침체로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제2금융권으로 내몰리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자영업대출(개인대출 포함)은 지난해 말 기준 520조원으로 전년 말보다 12% 증가했으며 이 중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자영업자는 전체의 30%(160조원)에 달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최저임금 1만원 정책'까지 실현되면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들이 높아질 대출문턱을 넘으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금융권에선 대출용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제 개인이 아닌 사업자대출로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것.

은행권 관계자는 "사업자대출은 개인대출과 달리 DTI·LTV와 DSR규제 등을 적용받지 않는다"면서 "긴급대출이 필요한 사업자라면 사업계획서와 대출용도, 기업 성장가능성 등을 먼저 점검한 후 은행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자영업자는 대출신청 전 스스로 자신의 사업현황을 다시 한번 꼼꼼하게 진단할 수 있고 은행은 사업계획서를 자세히 살필 수 있어 자영업 폐업 등 부실대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만약 자영업자가 예상대로 대출규제 대상에 포함되면 은행은 상환기간을 늘리고 대출 조건까지 낮춘 사업자대출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자영업 대출규제에 앞서) 가계대출 증가폭을 줄이면서 자영업자가 자금수혈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는 정책이 선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 공공기관에서 지원하는 대출도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낮고 지원조건도 완화 돼 자영업자라면 용도에 따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금리인상 대비, 상환부담 따져야

실수요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신DTI가 적용되면 미래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40~50대 직장인의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반면 20~30대는 미래 임금 상승으로 소득증가 가능성을 반영해 대출한도가 늘어난다. 부동산 매입 연령이 주로 소득수준이 높은 40~50대인 만큼 합리적인 대출전략이 요구된다.ㅋ


은행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기준이 발표되지 않아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다"면서도 "대출한도를 늘리고 싶다면 부부소득을 합산해 미래소득을 반영하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미 집을 구입했거나 추가 매입을 원한다면 조금 서두를 필요가 있다"면서 "서둘러 대출을 받으면 8월 말 발표될 대출규제에 적용되지 않는다. 지금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라고 덧붙였다.

B씨처럼 빚으로 다주택을 매입한 사람도 마찬가지로 경계령이 떨어졌다. 정부가 1가구 다주택자를 실수요자로 보지 않아서다. 이 경우 정식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신DTI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어 대출 부담을 덜 수 있다.

대출한도를 꽉 채워 내집을 마련할 계획이라면 서두르거나 아예 포기하는 것이 좋다. 중장기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고 부동산시장이 위축될 가능성도 높아 무리한 빚은 피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미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상태라면 금리인상기에 대비해 생활자금을 줄여 여윳돈을 늘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를 위해선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겠지만 투기세력에 대해선 정부 보호장치가 미흡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대출규제 정책이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개인별 대출전략을 다시 검토해 정부가 보낸 시그널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6호(2017년 7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승제 bank@mt.co.kr

금융을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금융 출입 기자입니다. 독자님들의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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