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의료 빈민'] 해마다 뛰는 '노인진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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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추세에 인구비중이 늘어난 노인 가운데는 질병을 안고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이가 많다. 해마다 감당하기 버거울 만큼 치솟는 의료비와 보험료 부담으로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들은 ‘의료 빈민’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는 아직 미흡한 상태다. <머니S>는 연중기획 <노후빈곤 길을 찾다> 일곱번째 시리즈를 통해 노인의 의료빈곤을 야기하는 문제들을 살펴보고 개선과제를 고민해봤다.<편집자주>

8년 후 우리나라는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이미 2015년 90세 이상이 15만명, 100세 이상이 3000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늘어난 수명만큼 행복한 삶이 연장되는 것은 아니다. 각종 질병을 안고 '인생 2막'을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노인이 많다. 이른바 ‘유병장수시대’가 도래한 것. 

해마다 의료비와 국민건강보험료는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치솟고 노인들은 점차 ‘의료 빈민’으로 내몰린다.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조차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몸이 아픈 노인의 삶은 더욱 비참해지고 있다. ‘의료파산’ 폭탄이 터지기 직전이다.

◆2030년 노인의료비 '91조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고령사회를 대비한 노인의료비 효율적 관리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22조2000억원이던 65세 이상 노인 지출 의료비 총액(건강보험 가입자 기준)이 2030년 91조3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계산은 공단에서 물가와 노인가입자 수, 1인 진료량 상승 예상치 등을 토대로 추산한 결과다. 노인의료비가 연간 90조원을 넘어설 2030년은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가 후기 고령층에 진입하는 시기다. 

2015년 357만원이던 노인 1인당 의료비도 2020년 459만원, 2030년 760만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75세 이상 노인으로 범위를 좁혀도 2030년에는 58조7000억원이 지출되고 1인당 의료비는 882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고혈압, 관절염, 당뇨, 정신질환, 치주질환 등 5대 질환 노인의료비는 2005년 1조5287억원에서 2015년 6조2348억원으로 증가했다. 한해 총 진료비가 1000만원 이상인 환자 가운데 65세 이상은 9만7951명(2015년 기준)으로 늘어났다. 2005년의 10배 수준이다. 전체 고액 환자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71%에 이른다.

이에 공단 관계자는 “지금처럼 병원 중심의 의료체계를 유지하면 2030년에는 국가의 모든 자원이 노인 입원비나 요양 수발비용에 들어가게 된다”며 “방문간호사나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아 가정에서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료체계를 병원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전환해 높은 진료비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사진=뉴시스 김진아 기자

◆70세 이상 90%, 대비할 보험 없어

그러나 노인 대부분은 치솟는 의료비에 대비할 기본적인 민영보험조차 가입하지 않았다. 신용정보원이 실손의료보험 현황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9월 말 기준 70세 이상 노인층의 가입률은 9.7%에 그쳤다. 

민영보험의 경우 연령제한과 앓고 있는 질병 탓에 가입 자체가 어렵고 보험료도 노인에겐 버거울 수 있다.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20~40대 보험료는 월 2만원 이하지만 60세 이상은 월 4만원대, 70세 이상은 월 6만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년 인상되는 보험료도 노인에게 부담 요인이다. 최근 3년간 실손보험 인상률은 최대 32.8%에 달했다.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하거나 통원치료를 받는 경우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보험사가 보상해주는 보험이다. 의료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원하는 항목(급여)과 지원하지 않는 항목(비급여)으로 나뉘는데 MRI(자기공명영상)와 초음파 촬영 등 주요 진료항목이 대부분 비급여라 실손보험 미가입자라면 의료비 부담이 대폭 늘어난다.

가입한 보험이 없다면 고령층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로 나온 ‘노후실손의료보험’ 가입을 고려할 만하다. 노후실손의료보험은 2014년 8월 도입된 상품으로 50~75세(일부 보험사는 80세)가 가입 대상이다. 입원·통원 구분 없이 보장 한도가 1억원이고 보험료도 일반 실손의료보험의 20~30%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노후실손의료보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자기부담비율이 30%인 만큼 중대 질환 가능성이 큰 고령자의 경우 자기부담금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노후실손보험료는 일반 실손보험보다 저렴하지만 자기부담금이 높고 일부 보장축소 등으로 무조건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며 “따라서 젊을 때 실손보험에 가입해 두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노인세부전문의 도입 시급"

의료계에서는 노인을 위한 전문 진료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령화 및 노인진료비 증가에 따라 ‘노인의학 세부전문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아직 의료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려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현재 노인세부전문의 제도화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노인질병의 경우 만성질환이 많은데 오랜 기간 약물에 의한 원인 등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보니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다”면서 “노인의학 세부전문의 도입으로 노인 관련 임상연구 및 지침 개발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성질환을 보유한 고령층에 대한 세부전문의가 늘어나면 앞으로 노인진료비도 감소할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만성질환을 노인 진료비 증가 주요 요인으로 꼽으며 이에 대한 관리 및 예방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만성질환으로 고령층의 의료이용 빈도가 잦고 합병증으로 인한 불필요한 입원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사전적 예방보다는 이미 발생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 비용을 많이 지출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의료비 절감에 더 효과적”이라며 “노인 만성질환은 노년시기의 생활방식 뿐 아니라 이전 시기의 생활방식과 더 관련이 있다. 잘못된 생활습관 개선교육, 상담, 운동강습 등 적정 건강지원서비스와 연계해 의료 수요로 전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8호(2017년 7월26일~8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rahs1351@mt.co.kr

안녕하세요. 유통∙재계 담당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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