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더불어 사는 세상] < 옥자 >와 공장식 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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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8억마리, 돼지 1500만마리, 소 75만마리. 우리나라에서 매년 식용을 위해 도축되는 가축 수다. 여기에 수입축산물까지 합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육류 소비량은 연간 수십만톤에 이른다.

고기로 이용되는 닭(육계)의 경우 태어난 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아 도계장으로 끌려간다. 그 이상 키울 경우 사료의 효율성이 떨어져서다. 먹이는 사료 양에 비해 단백질이 별로 늘지 않는다는 것.

필자는 돼지와 소의 도축장에 가볼 기회가 여러번 있었다. 수년 전이지만 시설이 좋지 않은 도축장에서 ‘이곳이 지옥이구나’라고 생각했다. 너무나 끔찍하고 잔인하게 도축이 이뤄져서다.

최근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화제를 낳으면서 공장식축산과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영화에서 수많은 슈퍼돼지가 도축장에 끌려가 고깃덩어리가 되기만 기다리는 장면을 보고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아 “고기를 못 먹겠다”고 말했다.

공장식축산이란 소, 돼지, 닭 등의 가축을 공장같은 시설에 가둬서 키우는 것을 의미한다. 동물의 복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공장에서 공산품을 찍어내듯’ 동물을 키우는 시스템이다.

달걀을 낳는 산란계는 평생 A4사이즈의 케이지에 갇혀서 알만 낳다가 죽는다. 어미돼지인 모돈은 몸을 돌릴 수도 없는 스톨이라는 곳에 갇혀 평생 ‘인공수정-임신-분만’을 반복하면서 살아간다. 모돈이 스톨을 벗어나는 순간은 새끼를 분만한 이후 잠시 동안 분만사 생활을 할 때와 더 이상 생식능력이 없어 도축장으로 끌려갈 때뿐이다.

인간을 위해 희생되는 가축의 고통이 너무 크다는 비난여론에 직면한 유럽연합, 호주, 인도, 캐나다, 뉴질랜드 등에서는 단계적으로 산란계 배터리 케이지 사육과 돼지 스톨을 금지하는 추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우리나라도 2013년부터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를 시행 중이다. 정부에서 동물복지 사육기준을 만들고 이를 준수한 농가에 정부 인증을 준다. 이곳에서 생산한 축산물은 동물복지 마크를 부착한다.

현재 산란계, 육계, 돼지, 젖소 등 114개의 동물복지 농장이 있으며 실제 마트에서 동물복지 인증 계란, 돼지고기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물론 가격은 일반 축산물보다 비싸다.

그럼에도 잔인한 공장식축산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인간이 더 적은 비용을 들여 축산물을 생산하고 섭취하기를 원해서다.

결국 우리가 값싼 축산물을 먹으려고 하면 할수록 동물들은 더 큰 고통을 받게 된다. 만일 영화 <옥자>를 보고 무엇인가 느낀 관객이라면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을 이용하는 게 어떨까. 지금 당장 육식을 포기할 수 없다면 말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9호(2017년 8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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