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만명 출퇴근전쟁] '서울 대장정' 나서는 인천시민

 
 
기사공유
수도권에 거주하는 직장인 42만명이 매일 1시간30분을 출퇴근하는데 보낸다. 1년으로 계산하면 17일에 달하는 시간을 길거리에서 보내는 셈이다. 정부가 경기도민들의 편리한 출퇴근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제도 등을 시행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머니S>가 수도권 직장인의 출퇴근 실태를 살펴보고 국토부의 새 철도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기대와 우려를 들어봤다.<편집자주>
 

#. 인천 부평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A씨는 지난 월요일 오전 6시30분에 집을 나섰다. 정류장에 6시45분쯤 도착해 재빨리 줄을 섰다. 벌써 정류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배차 간격이 30분 안팎이라 광역버스는 7시가 넘어 도착하지만 줄이 길어져 뒤에 서면 입석 금지로 탑승을 거부당할 수 있어 서두르는 것이다. 7시10분쯤 광역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했다. 다행히 차량에 탈 수 있었다. 이날도 어김없이 버스는 경인고속도로 위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월요일이라 평소보다 길이 더 막혔다. 실컷 자고 서울역에서 내리고 싶지만 출근길에는 합정역에서 내린다. 버스는 8시20분쯤 합정역에 도착했고, 9시가 다 돼서야 A씨는 광화문 사무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각이었다.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은 매일 아침 전쟁을 치른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과 출퇴근시간 차량정체를 감안하면 3시간에 달하는 시간을 길거리에 버려야 하는 짜증나는 현실이 반복된다. 더욱이 지난해 12월부터 광역버스비가 올라 인천시민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다. 퇴근 후 집에 오면 그야말로 진이 다 빠진다.

인천시민들은 광역버스 증차와 노선 확대를 촉구하지만 두 가지 방안 역시 결과적으로 교통체증만 늘릴 가능성이 커 보다 정교한 해결책이 요구된다.

/사진=임한별 기자

◆매일 긴 여정 나서는 인천시민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인천에서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인구는 19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인천시 중에서는 주로 부평구와 계양구 시민이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상위 시군구 중 인천 부평구 비중이 15.4%로 가장 많고, 인천 계양구 15.3%, 인천 서구 13.2%, 남동구 9.9% 등의 순이었다.

이 중에서도 인천 광역버스 이용객은 연간 16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광역버스 기본요금은 2650원으로 수도권에서 가장 비싸다.

인천시는 지난해 인천에서 서울을 운행하는 광역버스 기본요금을 2500원에서 6%(150원) 올렸다. 나아가 택시처럼 이동거리에 따라 요금이 추가되는 거리비례제도를 수도권 중 처음으로 도입했다. 30㎞ 기본요금에 5㎞마다 100원씩 추가된다.

인천시는 광역버스 요금 인상이 2012년 이후 4년 만이며 버스회사가 연 44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어 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가장 비싼 광역버스 요금을 내는 데다 거리비례제까지 도입되면서 인천시민의 출퇴근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이를테면 인천에서 강남으로 60㎞ 거리를 출퇴근하는 인천시민은 기본요금 2650원에 최고 700원을 더 내야 한다. 매일 왕복 6700원(3350원×2)을 출퇴근교통비로 사용하는 셈이다. 

하지만 출퇴근시간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서울역으로 가는 인천 광역버스는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강남으로 가는 버스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거친다. 둘 다 출근길 정체가 극심한 구간이다.

인천시민들은 출근시간 기준으로 편도 2시간 안팎이 소요되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여정을 매일 오가는 것이다. 특히 인천 청라지구 주민들은 빠른 길을 놔두고 한참을 돌아가며 최대한 많은 사람을 태워가려는 버스노선의 피해자로 꼽힌다. 버스회사의 적자를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천시민들이 떠안는 형국이다.


◆노선 확대·증차 딜레마

지나치게 긴 배차 간격도 인천시민을 힘들게 한다. 서울역 방향과 강남 방향 광역버스의 배차간격은 대부분 20~30분이다. 배차 간격이 30분에 1대꼴이어서 버스 한대를 놓치면 그날은 지각을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노선을 확대하고 버스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노선 확대와 증차는 현실적으로 인천시민의 교통편익 증대에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노선을 여기서 더 확대하면 인천시민의 출퇴근거리는 더욱 늘어나고 버스를 늘리면 더욱 극심한 교통정체가 예상돼서다.

특히 증차의 경우 인천시와 서울시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시는 서울로 가는 광역버스를 추가 투입하려 하지만 서울시는 외부에서 오는 버스가 더 늘어나면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질 것을 우려해 경기∙인천 버스 진입을 가능한 줄이려는 입장이라 현실적으로 실현되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인천시가 인구 증가에 따라 서울시 진입 광역버스 노선을 확대하고자 제시한 버스노선 신설·조정 협의 44개 안건 중 절반인 22건만이 동의(수정 및 조건부 포함) 처리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한번에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는 2층버스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일반 1층 버스는 약 40명을 태우지만 2층 버스 좌석은 70석이 넘어 1.5배 더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어서다.

다만 높이로 인한 안전문제와 더불어 서울로 갈 때는 만석이지만 돌아올 때는 빈자리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 이 떨어지는 취약점이 있다.

인천시민은 새정부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최근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에 광역버스 노선 추가, 광역알뜰교통카드 도입 등으로 수도권 출퇴근시간을 30분 단축하는 방안이 포함돼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내년까지 ‘대도시권 광역교통청’을 신설하고 인천시 등 지자체와 광역버스 증차 문제, 2층버스 도입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광역교통청이 신설되면 증차 규모와 안전문제가 거론되는 2층버스에 대한 정책을 정교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는 각 지자체의 이해관계가 달라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9호(2017년 8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rahs1351@mt.co.kr

안녕하세요. 유통∙재계 담당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358.37하락 3.300:36 08/21
  • 코스닥 : 643.58상승 1.4700:36 08/21
  • 원달러 : 1141.30상승 4.100:36 08/21
  • 두바이유 : 49.26상승 0.6100:36 08/21
  • 금 : 1291.60하락 0.800:36 08/21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