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만명 출퇴근전쟁] GTX 확대, 교통혁명 vs 빨대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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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거주하는 직장인 42만명이 매일 1시간30분을 출퇴근하는데 보낸다. 1년으로 계산하면 약 17일에 달하는 시간을 길거리에서 보내는 셈이다. 정부가 경기도민들의 편리한 출퇴근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제도 등을 시행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머니S>가 수도권 직장인의 출퇴근 실태를 살펴보고 국토부의 새 철도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기대와 우려를 들어봤다.<편집자주>

1990년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 ‘수도권’이란 개념은 희박했다. 80년대부터 관 주도로 사용된 이 단어가 보편화된 건 1기 신도시 출퇴근족이 급증하면서부터다. 신도시 출퇴근이 가능해진 건 당시 지어진 서울외곽순환도로와 분당선, 과천선, 일산선 등의 교통망 덕분이었다.

이후 들어선 2기 신도시는 아직까지 서울 출퇴근 직장인 비율이 낮아 수도권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교통인프라, 특히 철도 인프라가 지연돼서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수도권전철 급행화 추진방안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국토부의 수도권전철 급행화 추진방안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Great Train Express)다. GTX는 지하 40~50m 깊이 터널 안 선로를 달리는 일종의 '고속 지하철'이다. 국내 수도권 전철의 평균 운행속도는 시속 40km에 못미치지만 GTX는 시속 100km 이상으로 운행돼 수도권과 서울의 시간적 거리를 대폭 단축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토부에 따르면 도입예정인 GTX 열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198㎞(설계기준)에 달한다.



◆ GTX, ‘수도권’ 넓힌다

현재 진행되는 GTX사업의 목표는 2기 신도시에서 서울까지 접근시간을 줄여 수도권 교통난을 해소하고 장거리 통근자들의 교통복지를 제고하는 데 있다. 승용차 이용보다 더 빠르고 경제적인 이동수단을 만들어 차량이용률을 낮추려는 목적도 있다.

GTX는 2기 신도시 개발 시점부터 논의됐고 2009년 국토부가 공식화했다. 지지부진하던 사업을 최근 취임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2025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히며 다시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는 우선 GTX A(파주-동탄)·B(송도-마석)·C(의정부-금정) 등 3개 노선 건설을 추진 중이다. A노선에서 삼성-동탄 구간은 이미 시공사를 선정하고 공사가 시작됐다. 민자 기본계획을 수립 중인 일산-삼성 구간과 예비타당성 심사를 진행 중인 파주-일산 구간이 이어질 경우 동탄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 등에서 서울접근성이 대폭 개선된다. 동탄에서 서울 삼성역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 77분(전철 기준)에서 19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전구간 노선이 완공되는 2023년이면 파주 운정에서 20여분 만에 삼성역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B노선의 경우 송도 신도시와 남양주 지역 신도시에서의 서울 접근성을 대폭 향상시킬 전망이다. 하반기 중 예비타당성심사에 착수해 빠르면 2020년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예비타당성심사가 진행중인 C노선은 의정부역부터 금정역까지 수도권 남북 축을 연결하는 노선인데 2019년 착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GTX의 파급효과가 단순히 출퇴근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수도권 외곽지역에서 출퇴근이 편해진다는 것은 해당 지역이 일일생활권으로 묶임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GTX역세권을 중심으로 밀도높은 개발이 뒤따르고 이를 중심으로 수도권의 광역거점이 개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GTX는 통근통행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으로 수도권 교통체계 혁신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수도권 서민의 교통복지를 증진하고 수도권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GTX시대, 우려와 과제

GTX가 미칠 영향이 큰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단순히 교통망만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장 많이 제기된 문제는 서울로 모든 경제활동이 집중되는 ‘빨대효과’다.

사실 빨대효과는 고속교통망의 신설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문제다. 이동이 편리해질수록 핵심 경제활동은 중심지에 더욱 밀집된다. 외곽에서 서울 중심지 출퇴근이 편해지면 거주인구를 분산시킬 수는 있겠지만 경제활동은 서울지역에 더욱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 결과적으로 외곽지역은 퇴근해 잠만 자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하게 된다.

수서발고속철(SRT) 열차. /사진=뉴스1 신웅수 기자

선제적으로 거점역을 기반으로 주변을 연결하는 연계교통수단을 강화하지 않으면 GTX사업 자체의 의미가 사라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단적인 예로 화성 동탄지역에 GTX에 앞서 수서발 고속철도(SRT)가 도입됐음에도 동탄역 주변 신도시 거주자 상당수가 연계교통편의 부재로 고통받는다. 동탄 신도시 한 아파트단지에 거주하는 A씨(37)는 “역삼동에 위치한 회사에 다니는데 동탄역에서 집으로 오는 버스의 배차간격이 너무 길어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주민 대부분이 교통체증을 감수하고 자가용 출퇴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각 역세권마다 상업시설은 물론 문화·의료·교육기능을 갖춘 실질적인 생활권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역 주변에 실질적 생활권이 조성돼야 시내버스 등 교통인프라도 자연스레 발달할 수 있어서다.

김채만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급행광역철도의 건설은 서비스 주체, 도시공간 구조 및 수도권 미래도시 교통형태에 대한 철학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GTX가 최초 출발지와 최종 목적지를 한번에 연결하는 수단이 아닌 만큼 환승 및 연계체계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적정한 요금산정도 중요한 과제다. KTX보다 ‘생활권’의 의미가 큰 교통수단이므로 가격에 대한 이용자의 심리적 저항이 클 수밖에 없다. 현재 GTX 요금에 대한 논의가 다양한 측면에서 진행 중인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민간사업자 간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연구위원은 “해외 급행광역철도의 기능 및 위상에 대한 분석과 중앙·지방정부간 재원분담 등을 총체적으로 검토해 이용자가 납득할 수 있는 적정요금수준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9호(2017년 8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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