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를 파하라①] '증세와 복지' 두토끼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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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는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키는 주범이다. 지령 500호를 맞은 <머니S>가 부와 소득의 불균형이 초래한 양극화에 주목했다. 지금 우리가 겪는 개인·기업·지역 간 갈등은 양극화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극복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양극화의 사슬을 끊는 것이 갈등을 일소하는 길인 것이다. <머니S>는 그 해결과제를 500호 발행에 맞춰 5가지로 압축했다. 이를 통해 양극화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어떤 처방과 수술이 필요한지 진단했다.<편집자주>

‘부의 양극화’ 해소가 시대적 과제로 부상했다. 박근혜정부의 민간인 국정농단 사태를 겪은 국민들의 허망함이 대대적인 사회개혁 목소리로 바뀌면서 ‘부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것. 출범 넉달째로 접어든 문재인정부 역시 개혁 의지를 천명하며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에 한정된 이른바 ‘부자증세’다. 문재인정부는 이를 통해 ‘부의 양극화’ 해소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복안이지만 반발이 만만치 않아 여러모로 전도다난한 상황이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든 부자와 서민의 대립 구도가 존재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전쟁 이후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재벌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그 과정에서 부의 양극화가 더 심화되는 문제가 생겼다. 하지만 역대 정부는 파이를 나누기보다는 늘리는 게 중요하다며 문제를 직시하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부자는 부를 더 축적했고 서민과의 간극이 커졌다. 서로의 물질적 격차가 벌어지면서 심리적 거리도 더 멀어지는 분위기다. 과연 대한민국의 양극화는 어디까지 왔을까.

/사진=이미지투데이

◆늘어난 부자… 부자증세 설득력 얻을까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소득분배지표’에 따르면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수인 지니계수가 전체가구 시장소득 기준 0.353을 기록했다. 이는 2006년 전체가구 지니계수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기록한 0.345를 뛰어넘는 수치다.

지니계수가 0이면 완전 평등, 1이면 완전 불평등을 의미한다. 0.4를 넘으면 소득분배 불평등이 심한 상태로 보고 0.7을 넘으면 소득 양극화가 매우 심한 상태로 판단한다. 박근혜정부 4년간 지니계수 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 0.336 ▲2014년 0.341 ▲2015년 0.341 ▲2016년 0.353을 기록해 매년 소득 불평등이 심화됐다.

소득 불평등 지수가 사상 최악으로 치닫는 와중에 국내 부자들은 더 많은 재산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개인 응답자 4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5월 설문조사를 실시해 지난 1일 발간한 ‘2017년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총 552조원으로 가계 총 금융자산의 16.3%를 차지했다.

부자 수는 2012년 16만3000명에서 지난해 24만2000명으로 연평균 10%씩 증가했으며 이들이 차지하는 금융자산 규모도 같은 기간 366조원에서 지난해 552조원으로 연평균 10%씩 늘었다. 전체 국민에서 부자 비중이 지난 1년 동안 0.41%에서 0.47%로 0.06%포인트 올랐지만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이 전체 가계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3%에서 16.3%로 1%포인트 상승해 부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소득 불평등에 따른 부의 양극화가 통계로 입증되면서 문재인정부가 주장하는 부자증세 로드맵도 설득력을 얻을 전망이다. 

지난달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증세를 하더라도 대상은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에 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부자증세를 ‘사랑과세’, ‘존경과세’, ‘명예과세’ 등으로 부르며 그들의 높은 사회적 지위만큼 고통분담 차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부자증세’에 초점을 맞춘 것은 서민의 힘든 삶을 옥죄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초고소득층·초대기업 등 여유 있는 계층이 세금을 더 내는 것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더 적절하다는 뜻이다.

다만 정부의 부자증세 범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부자증세가 단순히 초고소득층·초대기업의 곳간을 터는 일이 아니라 동행을 위한 선행의지로 귀결돼야 하는데 그들을 납득시키긴 쉽지 않다”며 “좀 더 효율적인 증세를 위해 그 범위를 확대해야 하는는 만큼 추가적인 국민 설득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복지 새판짜기, 관건은 재원

부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해법의 하나로 복지정책 확대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년 기초생활보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비수급 빈곤층은 93만여명에 달한다. 정부가 양극화 줄이기의 핵심과제 중 하나로 복지 확대를 천명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부는 서민이나 취약계층에게 의료비나 양육비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해 복지의 빈부격차를 줄일 방침이다.  우선 현재 만 13세 미만 한부모가정 아동 1명에게 매달 12만원씩 지원하던 아동양육비는 금액과 대상 연령이 모두 확대된다.

가족정책과 아동·청소년 업무를 연계해 청소년이 생애주기별로 맞닥뜨릴 수 있는 각종 위기를 예방하거나 보호·치료하는 등의 종합적 지원체계도 마련된다. 이밖에 시설퇴소 아동에 대한 소득·주거·자립지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강화된다. 정책 방향은 시설보호에서 가정 내 보호로 전환해 통합사례관리를 시범 운영하는 것이 골자다.

다만 재원 마련 범위가 한정적인 점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준영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의 복지확대 계획은 양극화 해소를 위해 필요하지만 재원 마련 등 좀 더 세부적인 절차와 논의가 부족하다”며 “초고소득층·초대기업의 세수부담만 가중시키면 심리적 양극화를 더 자극할 수 있다. 지속적인 재정건전성이 확보되는 다양한 길을 모색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0호(2017년 8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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