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내우외환’ 위기의 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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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마트가 ‘내우외환’에 신음 중이다. 밖으로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손실을 떠안고 안에서는 온라인시장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업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마트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며 저마다 돌파구 모색에 분주하다. 


◆사드보복 장기화 조짐 ‘전전긍긍’


문재인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면서 유통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업계는 사드 보복의 여파가 새정부 들어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한·중 관계는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이미 직격탄을 맞은 롯데마트의 경우 사드 보복이 장기화되면 영업 손실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올 2분기 매출이 1조9060억원으로 7.9% 줄었고 77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정지의 영향으로 해외 매출이 38.5% 줄었다. 중국 매출이 무려 94.9%나 급감한 탓이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롯데마트는 총 99곳으로 이 가운데 74곳은 중국정부의 소방점검 등을 이유로 영업이 중단됐고, 13곳은 휴업 중이다. 이로 인한 누적 손실액만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말까지 중국의 보복이 계속되면 손실은 최대 1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 


롯데마트 서울양평점. /사진제공=롯데마트

롯데마트가 긴급 수혈한 자금 3600억원도 조만간 바닥날 기미를 보이면서 추가 투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롯데 내부에서도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채 발행 규모는 3000억∼5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5월 중국시장 완전철수 의사를 밝히고 현재 점포 철수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1000호점 오픈’을 목표로 1997년 중국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2011년 중국 이마트는 한해에만 1000억원 넘는 손실을 기록했고 최근 4년간 누적 적자액만 1500억원에 달한다. 중국 입지 선정 및 현지화 실패, 높은 임차료 등 악재가 쌓인 데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정부의 보복성 조치까지 이어지자 급기야 손절매를 택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선 롯데마트 중국철수설이 끊임없이 나돈다. 이마트처럼 지금이라도 중국시장을 빠져나오는 게 눈덩이처럼 불어난 손실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시각에서다. 그러나 롯데 측은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사태가 정상화되기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잇따른 폐점… 골목상권에 부딪힌 출점 계획 


그 사이 국내에선 온라인시장이 커지면서 대형마트의 입지가 쪼그라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온라인 쇼핑몰의 매출이 전년보다 13.1% 성장한 반면 같은 기간 대형마트의 매출증감률은 0%를 기록했다. 성장이 멈춘 것이다.

잇단 악재에 대형마트들은 실적이 부진한 매장을 폐점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롯데마트는 지난달 31일 경기 김포점을 닫았다. 다음달 김포 한강신도시에 1만1900㎡ 규모의 점포 오픈을 앞두고 있어 상권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김포점 인근에 한강신도시점이 오픈해 상권이 겹친다”며 “김포점에서 한강신도시로 확장 이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울산 학성점의 폐점 수순을 밟고 있다. 이마트 학성점은 이마트가 2006년 월마트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재개장했지만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했다. 현재 신세계건설이 학성점 부지를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 사업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점포 출점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비교적 점포수가 적은 롯데마트를 제외하고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올해 신규 출점 계획을 접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점포 출점 경쟁을 펼치며 호황을 누리던 대형마트들이 신규매장을 내지 않기로 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시장이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대형마트 출점에 반대하는 지역 상권과의 공방이 불가피해지면서 사업추진 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돼서다.

당초 롯데마트도 올해 6개점을 오픈하려 했으나 일부 출점이 미뤄지고 있다. 새정부 출범 이후 골목상권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형마트의 적극적인 출점은 더욱 어려워진 분위기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사진제공=이마트

◆계획 ‘전면 수정’… 관건은 성장동력 확보

대형마트들은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나섰다. 점포 출점 대신 창고형 할인점, 자체 브랜드(PB), 체험형 매장, 신선식품, 온라인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올해 할인점 출점 계획이 없는 대신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와 노브랜드 전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6월 말 이마트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이마트몰,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등을 이마트가 나아갈 길로 제시한 바 있다.

롯데마트는 체험형 매장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지난 4월 문을 연 양평점은 매장 1층 전체를 과감하게 소비자 휴식 공간으로 꾸몄고 최근 오픈한 서초점에는 그로서란트(grocerant)라는 신개념 유통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로서란트는 식재료를 뜻하는 그로서리와 레스토랑을 합한 신조어로 식재료 구입과 동시에 바로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을 말한다.

홈플러스는 신선식품 품질강화에 집중한다. 최저가 및 배송경쟁에 치우쳤던 유통·온라인업계의 마케팅 전략과 차별화를 두는 동시에 매장을 찾는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복안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소비트렌드가 온라인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대형마트시장이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며 “국내에선 점포가 포화상태에 이르고 출점조건도 더욱 까다로워졌다. 더 이상 매장 확대가 어려워진 만큼 중국 외 해외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원동력을 누가 빨리 구축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0호(2017년 8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rahs1351@mt.co.kr

안녕하세요. 유통∙재계 담당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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