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의 1단기어] '눈빛' 살아야 성공하는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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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눈'으로 거듭 태어난 헤드램프
호롱불·레이저… 광원따라 형태도 달라져

최근 자동차 헤드램프 기능이 달라지며 디자인도 바뀌는 추세다. /사진=현대차 제공
최근 자동차회사들이 ‘눈빛’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의 눈 ‘헤드램프’에 첨단기술이 집약되며 형태 또한 다양해진 것. 디자이너의 상상력은 화려한 ‘눈 화장’으로 이어졌고 이는 강한 첫인상을 남겨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포인트로 작용한다. 나아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하는 등 헤드램프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추세다.

◆달라진 광원

자동차 헤드램프 발전단계는 인류가 불을 사용한 것과 유사하다. 실제 불에서 할로겐과 LED를 넘어 요즘엔 레이저까지 쓰인다.

마차를 타고 다니던 시절에는 호롱불을 이용했다. 마부 근처에 불을 매달아 어두운 곳을 비추는 장면은 영화에서 종종 볼 수 있다. 1880년대 이후엔 아세틸렌 램프가 등장했지만 멀리 비출 수 없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1898년 헤드램프에 드디어 전구가 도입됐다. 1921년에는 캐딜락이 델코 전기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백열등이 현대적 개념의 헤드램프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열이 많이 나고 수명이 짧았다.

최근에도 자동차에 많이 쓰이는 광원 ‘할로겐’ 램프는 1962년부터 명맥을 이어왔다. 반사판 형태가 개선되고 빛을 조사하는 구조가 안정화되면서 요즘까지 사랑받는 방식이다. 제품 단가 측면에서보면 경제성 ‘갑’ 제품이다.

할로겐 램프와 함께 사랑받은 건 1991년 등장한 HID(고휘도 방전) 램프다. 할로겐보다 먼 거리를 비출 수 있고 빛의 색이 햇빛에 가까워 사물의 색을 구분하는 데도 유리하다. 게다가 수명도 긴 편이어서 BMW 등 주로 고급차에 쓰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랜저XG 시절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빛의 조사각도에 따라 다른 차에게 피해를 끼치는 사례는 단점으로 꼽힌다.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사진=토요타 제공

요즘엔 전기를 빛으로 전환하는 반도체 ‘LED’(발광다이오드)가 대세다. 수년 전만 해도 헤드램프 주변 장식으로 쓰였지만 이제는 DRL(주간주행등), 안개등을 넘어 헤드램프의 메인 광원으로 차 곳곳에서 활약 중이다.

LED는 전구를 갈아주지 않아도 되며 소비전력도 낮아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게다가 빛을 내는 부위가 쌀알만큼 작아서 헤드램프 디자인을 날렵하게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같은 특징에다 최첨단 기능을 추가하며 헤드램프기술의 정점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요새는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할로겐 교체형 LED를 팔 만큼 보편화됐다. 가격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 라인업 S클래스에는 멀티빔LED가 적용된다. 말 그대로 다수의 빔을 활용한 방식인데 100여개 LED가 주행상황에 맞춰 작동한다. 아우디의 매트릭스 헤드램프도 비슷한 방식이다.

LED 이후의 최신 광원은 ‘레이저’다. 하이빔 조사범위가 최대 600m에 이르는데 LED의 2배다. 그러면서도 LED보다 전기를 30%나 덜 먹고 크기도 훨씬 작다. BMW i8과 신형 7시리즈, 8세대 롤스로이스 팬텀 등에 적용됐다.

롤스로이스 뉴 팬텀. /사진=롤스로이스 제공

◆조사방식과 달라진 형태

광원이 달라지면서 헤드램프의 구조와 형태도 달라졌다. 빛을 많이 내려면 그만큼 전기를 많이 쓰면 되지만 열이 많이 나서 전구의 수명이 짧아지고 관련 부품의 내구성이 약화되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발생하는 빛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전구 뒤편에 반사판을 달아 빛을 앞으로 비춰주는 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가 크다.

초창기 반사판은 빛이 고르게 퍼지지 않았고 필요한 곳을 비춰주지 못해 효율이 떨어졌다. 오래전 출시된 자동차 헤드램프 케이스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불투명한 플라스틱 케이스 안쪽에는 가로 또는 세로로 줄이 그어져 있다. 빛을 필요한 방향으로 보내기 위한 구조다.

링컨 MKX. /사진=링컨 제공

이후 반사판 제작기술이 향상되면서 클리어타입 케이스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반사판에 여러 각을 만들어서 빛을 필요한 방향으로 모아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빔프로젝터처럼 빛을 모아서 필요한 곳에 비춰주는 프로젝션타입 헤드램프도 개발됐다.

LED 헤드램프도 원리가 같다. LED는 대개 프로젝션타입을 활용하지만 링컨 MKX처럼 반사식을 쓰는 경우도 있다. 프로젝션타입은 빛이 굴절되며 조사부위의 중앙과 바깥쪽에 밝기나 색상 차이가 생기는데 반사식은 이 같은 문제가 거의 없다.

볼보자동차 크로스 컨트리. /사진=볼보자동차 제공

여기에 응용되는 기술도 있다. 진행방향에 맞춰 헤드램프 각도를 틀어주거나 주차장이나 골목에서는 해당 방향으로 램프를 켜서 빛을 비춰주기도 한다. 차에 짐을 싣거나 사람을 태웠을 때도 조사각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건 기본이다. 하이빔도 똑똑해졌다. 마주 오는 차가 있을 때나 앞차가 있을 때 상향등이 자동으로 하향등으로 전환되는 기능이 도입됐다.

이처럼 광원과 조사기술이 발달하면서 헤드램프의 디자인도 달라졌다. 빛을 내는 물체의 크기가 점차 작아지면서 둥글고 커다란 헤드램프는 얇고 날렵한 선과 점으로 바뀌었다. 최근 자동차들이 앞모양이 화려해진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BMW 그룹 코리아 뉴 4시리즈. /사진=BMW코리아 제공

◆자동차의 눈으로 거듭나다

운전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시야확보다. 조금이라도 먼저, 잘 보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헤드램프의 발달로 이어졌다. 최근엔 ADAS의 도입으로 자동차에 카메라와 센서의 수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또다른 눈이 도입되는 셈. 그럼에도 헤드램프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차선과 주변 사물을 제대로 비춰야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인식할 수 있어서다. 사고를 줄이고 안전한 도로환경을 만들기 위해 헤드램프의 진화는 앞으로도 쭉 이어질 예정이다. 
 

박찬규 star@mt.co.kr

산업2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자동차와 항공, 해운, 조선, 물류,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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