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호프집 주인 "툭하면 파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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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내부사정으로 인한 공급부족 사태로 업소 경영에 불편을 끼쳐 사과드립니다. 당사는 오비맥주 관계자들과 공급부족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나 고객님들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적정량 수급을 위해 모든 노력을…(중략)”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최근 주류도매업체 A사가 각 거래처에 보낸 문자메시지는 오비맥주의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음을 방증한다. 맥주시장 점유율 1위 오비맥주가 여름 극성수기를 지나 가을 성수기를 앞두고 공급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것은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들어가서다. 다행히 막판 합의에 성공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
만 생산 복구작업이라는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노동조합은 지난10일 총회를 열고 본사 사측의 제시안에 대해 잠정 합의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지난달 28일 광주·이천·청주 등 3개 공장이 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지난 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7월27일 1차 경고파업을 시작으로 8월4일 총파업 출정식, 5~8일 인천공장 파업, 10~11일 광주공장 부분 파업, 21일 3개 공장 부분파업 후 벌이는 총파업이었다.

이유는 ‘임금협상 결렬’이다. 오비맥주 노사는 지난 7월부터 임금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걷고 있다. 노조가 제시한 임금인상률은 8%. 하지만 사측이 2.5% 인상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사측이 지난달 18일 3.5% 인상안을 내놨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총파업을 강행했다. 

여론의 맹비난은 노조에 쏠렸다. 그렇잖아도 오비맥주 노조는 귀족노조의 대표격이라는 눈총을 받았다. 여름 성수기를 노려 파업하고 어려운 경영상황에도 매년 임금인상률을 무리하게 제시한다는 이유에서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723억원으로 전년대비 3.6% 감소하는 등 맥주시장 침체에 따른 타격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오비맥주 노조는 ▲2013년 10.9% ▲2014년 9.5% ▲2015년 10.3% ▲2016년 9.3% 등 높은 수준의 연봉 인상을 요구해왔다.

사측은 경영현황을 감안해 지난 3년간 임금상승률을 3.5~4.7% 수준에서 타결했다. 오비맥주의 임금 수준은 동종업계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는 게 사측의 입장이다. 오비맥주 대졸 생산직 초봉은 5500만원, 장기근속자는 연봉 1억원 중반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사측은 지난 8일 줄다리기 협상 끝에 최종안을 제시했고 노조는 9일 총투표 후 전날 합의를 통해 생산에 참여하기로 했다. 다만 민감한 부분에 대한 협상은 추후 지속할 예정이다.

가까스로 파업은 종료됐지만 오비맥주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매년 반복되는 파업은 단순 노사 이슈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다. 오비맥주 노조가 총파업을 다룬 한 기사에 달린 댓글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이유다.

“호프집을 5년째 운영 중인데 (오비맥주는) 툭하면 파업입니다. 연봉도 하이트나 롯데보다 많이 받는 걸로 아는데 배가 제대로 불렀네요. 잘 나갈 때 더 잘해야지, 요즘 하이트 병맥주도 카스만큼은 아니지만 찾는 손님이 꽤 있는데 이참에 바꿔버릴까봐요.”

☞ 본 기사는 <머니S> 제505호(2017년 9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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