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상처만 남은 금호타이어, 다시 '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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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호타이어 제공

장장 1년7개월을 끌어온 금호타이어 매각이 상처만 남긴 채 원점으로 돌아왔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중국 더블스타와 진행해 온 매각 협상을 중단하기로 합의하고 8일 주식매매계약(SPA) 해제 합의서를 더블스타에 송부했다.

◆ 더블스타, 인수 포기한 이유

더블스타의 인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더블스타는 오는 23일까지 우선협상권자 지위를 가지지만 결렬된 매각이 다시 이뤄질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채권단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지난 2분기 실적이 발표된 후 당초 매매대금인 9550억원에서 1550억원이 감액된 8000억원을 매매가격으로 제시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의 가격인하 요구 수용을 검토하는 대신 ▲5년간 구조조정 금지 및 고용보장 ▲노조와의 협의체 구성 ▲국내사업 유지 및 신규투자 등 회사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조치사항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매각을 포기하기로 결론냈다.

채권단 입장에선 1550억원의 가격인하는 감내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여겨졌다. 현재 채권단 보유지분이 금호타이어에 빌려준 4700억원을 출자전환한 것이라 적어도 원가는 보존하는 셈이어서다. 더욱이 금호타이어가 채권단에 갚아야 할 채무가 2조2000억원에 달해 빚을 갚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에 매각을 포기한 결정적인 이유는 더블스타가 추가적인 가격인하 가능성을 요구해서다. 최근의 주식매매계약(SPA) 협상에서 더블스타는 채권단에 3분기 실적악화 시 추가 가격인하 또는 SPA를 폐지할 권리를 요구했다.

그간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표권부터 가격인하에 이르기까지 더블스타가 요구하는 조건을 모두 들어주며 ‘굴욕 매각’이라는 질타를 받아왔던 채권단으로서도 더 이상의 조건을 수용하기에는 여론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으로 여겨진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입김이 가세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동걸 동국대 교수가 산업은행 회장에 내정된 시기와 미묘하게 겹치며 이런 분석에 힘이 실린다. 현 이동걸 회장 체제에서 매각이 마무리되는 것이 불가능해지며 입장을 선회했다는 것.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차기 회장 내정자는 동명이인이다.

◆ 상처뿐인 회사, 향방은

매각이 장기화 끝에 파기되며 금호타이어에는 상처만 남았다. 주가는 매각공고를 냈던 지난 2016년 9월20일(종가 기준 1만1200원)대비 반토막났고 매각추진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며 영업망이 크게 훼손됐다. 또한 이번 더블스타와의 매각 결렬로 중국사업장의 위기가 심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채권단은 지난 8일 결의를 통해 금호타이어 현 경영진에게 오는 12일까지 경영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자구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주주협의회에서 자구계획을 검토해 이런 계획이 부결될 경우 박삼구 회장 등 현 경영진에 대한 즉각적인 해임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 뉴스1

박 회장이 경영권을 사수하기 위해선 유동성 문제 해결, 중국 사업장의 정상화, 국내 신규투자 및 원가경쟁력 강화 방안 등 금호타이어가 당면한 숙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박 회장이 자구안을 제출해 주주협의회가 받아들일 경우 금호타이어는 현 경영진 체제에서 정상화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당장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1조3000억원의 채권 상환부터가 걸림돌이다. 채권단은 지난 6월 만기가 도래한 이 채권의 상환 시기를 9월 말로 연기한 바 있다. 

또 박 회장이 금호그룹 재건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제기돼 공정위 조사대상에 오른 점을 감안하면 채권단이 자구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은 더욱 낮아 보인다. 박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중국 사업 매각까지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의 자구안이 부결될 경우 금호타이어는 채권단 관리체제 혹은 법정관리의 기로에 놓일 전망이다. 매각추진과정에서 만신창이가 된 회사를 당장 매각하기는 어렵다. 채권단뿐 아니라 외국차입도 상당해 채무연장은 물론 경우에 따라 추가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다른 채권은행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이동걸 산은 회장 내정자의 결단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내정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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