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이 뜬다] 시장 덮친 '북핵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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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리스크가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덮쳤다. 코스피 지수는 떨어졌고 외국인투자자는 발을 빼기 시작했다. 투자자의 불안심리는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금에 쏠렸다. 앞으로 달러약세가 지속될 경우 안전자산의 가치는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머니S>는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발생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화를 진단하고 코스피지수 전망과 함께 뜨는 주, 지는 주를 알아봤다. 나아가 전문가에게 안전자산의 투자방법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북핵리스크가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덮쳤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한 다음날인 지난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원화가치가 곤두박질치고 주식시장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같은 날 국가신용위험도인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5년 만기)은 전거래일 대비 3.75bp(1bp=0.01%포인트) 오른 64.4bp를 기록해 4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CDS 프리미엄은 우리 정부가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부도보험료를 말한다. 부도 위험이 크면 부도보험료(프리미엄)도 상승한다. 우리나라의 대외 리스크에 경고음이 켜진 것이다.


◆정부, 비상체제… 경제정책 재수정 전망


정부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즉각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북핵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차관급 회의인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김 부총리가 직접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와 금융 수장들은 당분간 매일 관계기관 합동점검반을 열어 대내외 금융시장과 수출, 원자재, 외국인투자자 동향 등을 24시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정부는 북핵 문제가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대외 통상현안,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북한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북한의 추가 도발 등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진=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7일 “북핵 관련 불확실성이 워낙 높다”며 “북핵 관련 충격이 크면 당연히 (환율과 주식, 채권 등) 실물경제에 전이될 수 있다.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우려스러운 것은 북핵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북핵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와 합의점을 도출해 해법을 찾아야 하는 초대형 이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적으로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 의지가 있음을 천명했으나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화 메시지 역시 북한은 외면하기 일쑤였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북핵 문제가 어떻게 풀릴지 지켜보는 것 외에 방법이 없는 셈이다.

우리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북핵리스크가 장기화되거나 추가 핵 도발 징후가 나타날 경우다. 이렇게 되면 우리 금융시장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가장 걱정스런 부분은 환율변동이다. 6차 핵실험 직후인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33.0원으로 전거래일보다 10.2원(0.91%) 치솟았다. 원화가치가 오르면 교역시장에서 수출 가격경쟁력이 약해져 경상흑자가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우리 경제를 이끄는 수출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외국인투자자 이탈 역시 불안요소로 꼽힌다. 외국인투자자가 지정학적 리스크로 한국에 투자한 자금을 빼면 환율뿐 아니라 주식시장도 대혼란에 빠진다.

이 경우 국가 경제정책을 재수정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올 하반기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8%로 0.2%포인트 올렸다. 지난 4월 0.1%포인트 높인 데 이어 석달 만에 상향조정한 것이다. 또 2018년 전망치는 2.9%로 0.1%포인트 올렸다.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한 것은 우리나라 수출과 투자가 양호하고 국내 경제도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한은은 올 하반기나 내년 초부터는 내수시장도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도 머지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대다수 금융전문가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 초로 예상했다. 이 경우 우리나라도 초저금리 시대에서 벗어난다.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경제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탄탄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북핵 리스크로 외국인투자자가 한국에서 빠져나가고 환율도 요동친다면 이 같은 정책기조는 전면 재수정이 불가피하다. 설상가상 미국이 연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미국 기준금리 수준이 우리나라와 역전돼 금융시장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1.0~1.5%, 우리나라는 연 1.25%다.

국제금융센터는 “앞으로 북핵 관련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해외투자은행(IB)의 경계감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북핵 대응마련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단기 이슈 그칠 것… 북핵 완성단계 호재?

금융시장에서는 북핵리스크를 어떻게 전망할까. 정부와는 사뭇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시장전문가들은 북핵리스크가 이미 수차례 우리 경제에 반영된 만큼 이번에도 단기 이슈로 끝날 것으로 본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국내 금융시장은 다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7일 1120원대로 다시 하락했고 같은 날 코스피지수도 전날보다 26.37포인트(1.14%) 오른 2346.19로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안정세로 접어든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도 금융시장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북한 핵무기 개발이 거의 완성단계에 이른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가 오히려 감소할 것이란 해석이다.

윤병수 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 완성단계까지 이르렀는데 금융시장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단기 이슈에 그쳤다”며 “트럼프가 이성을 잃어 북한에 선제타격 명령을 내린다면 미국의 괌을 비롯해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까지 북핵 위험에 노출된다. 자국민의 보호를 위해서라도 사실상 전쟁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윤 연구위원은 “무엇보다 북한이 핵무기를 장착했다면 전쟁 가능성은 더 희박해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금융시장의 민감도는 오히려 낮아질 것”이라며 “금융시장에는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5호(2017년 9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승제 bank@mt.co.kr

금융을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금융 출입 기자입니다. 독자님들의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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