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제조업] “ICT서비스와 융합이 살 길”

인터뷰 /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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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제조업이 위기를 맞았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미국·독일·일본 등 주요선진국이 고부가 제조업으로 빠르게 변모하는 동안 변화의 물결을 외면한 탓이다. <머니S>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한국 제조업을 긴급 진단했다. 제조업의 위기상황을 들여다보고 해법과 함께 희망 찾기에 나섰다. 제조업의 혁신을 주도하는 강소기업을 찾아보고 제조업의 뿌리인 소공인들의 새로운 시도를 조명했다. 전문가를 만나 한국 제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들어봤다.<편집자주>

전세계는 이미 4차 산업혁명시대에 진입했다. 용어는 다르지만 이미 수년 전부터 독일(인더스트리 4.0), 미국(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중국(중국제조 2025), 일본(로봇 신전략) 등 세계 주요국가들은 미래산업에 대응하는 4차 산업혁명 프로젝트에 착수한 상태다. 4차 산업혁명의 세계적인 추세는 ICT(정보통신기술)와 제조업의 융합이다.
그동안 제조업과 관련된 다양한 보고서를 펴내며 제조업계를 진단해온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을 만나 한국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해법을 들어봤다.

◆‘ICT 융합서비스’ 이젠 필수

독일은 2011년부터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하면서 사이버물리시스템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했다. 이후 제조업에서 분권화, 자율화, 네트워킹화를 도입하며 혁신적 생산체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제조분야에 집중했던 ICT 융합정책을 사회 전분야로 확대하는 중이다. 

이 위원은 독일과 달리 국내의 4차 산업혁명 대비 움직임이 기술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이 ICT와 융합한 새로운 기술로 대변되지만 우리는 여전히 공장무인화가 가능한 일부 기술, 즉 ‘공정혁신’에만 몰두한다는 것. 

“미국의 세계적인 제조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사는 전기기기제조업체로 유명했지만 1995년부터 일명 ‘프로덕트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GE는 20여년 전부터 제품에 서비스를 결합해 판매하는 디지털산업기업으로 변화를 추구한 겁니다. 우리 제조업계가 나아갈 방향도 제조와 디지털의 만남인 디지털산업기업입니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사진=임한별 기자

국내 MP3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아이리버는 애플 ‘아이팟’의 등장으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노래만 듣던 MP3기기에 ICT기술(애플리케이션)을 접목한 아이팟은 혁신 그 자체였고 사람들은 열광했다. 이후 아이팟은 아이폰의 신화로 이어졌다. 제조업과 ICT 융합에 성공한 애플의 한판승이었다.

이 위원은 플랫폼을 지닌 ICT업체가 시장을 주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대기업도 이 구조에서는 ‘갑’이 아닌 ‘을’이 된다는 것. 그는 글로벌 유통플랫폼사업자 아마존과 손을 잡은 LG전자를 예로 들었다. LG전자는 아마존의 음성인식 플랫폼 ‘알렉사’ 서비스를 자사 TV, 냉장고, 세탁기 등에 탑재했다. 인공지능 플랫폼사업자와의 협력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오픈 플랫폼전략을 펼친 것이다.

“세계적인 제조업체인 LG전자가 아마존과 손을 잡은 이유는 플랫폼사업자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는 시대가 도래해서입니다. 아마존은 현재 GE나 LG전자 등과 손잡고 프린터·세탁기 등 전자기기의 토너나 세제가 떨어지면 이를 자동으로 발주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제 대형제조업체는 최종소비자가 아닌 아마존을 상대해야 합니다. 플랫폼사업자가 100원을 벌 때 제조업체는 10원을 버는 구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변화하는 제조업시장에 발맞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중소업체 ICT개발 위한 협력 필요”

이 위원은 제조업계의 새 얼굴이 사라지며 저수익성 사업구조가 지속된다고 지적했다. 이를 타파하려면 정부의 효율적인 중소제조업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간기업은 결국 대기업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대기업도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모든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건 불가능하죠. 결국 기업간 인수합병(M&A)을 통해 효율적인 사업구조를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가 효율적인 중소제조업 지원정책으로 민간기업들이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M&A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민간기업이 서비스 개발에 나서려면 유형의 제품을 지능화할 기술이 필요하다. 즉, 이들 제품과 연결돼 대량의 데이터를 통합 관리·분석하는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인공지능, 통합플랫폼 등과 관련된 기술 없이는 다양한 비즈니스모델 구축 자체가 힘들다. 

특히 데이터를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컴퓨터에 저장해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기술은 4차 산업혁명을 맞은 기업들의 필수기술이 된 지 오래다. 이에 이 위원은 중소제조업체도 클라우드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대기업은 클라우드서비스를 자체기술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제조업체들은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죠. 현재 클라우드서비스 인프라에 운영되는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는 실정입니다. ICT 서비스부문의 연구개발(R&D)이 더 활성화돼야 하는 이유죠. 이를 위해서는 정부, 학계, 민간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 ICT업체 간 협력이 꼭 필요합니다.” 

그는 정부출연연구와 대학 등이 참여한 사업재편과 신제품·프로세스를 개발하는 종합적인 컨설팅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민간기업의 혁신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정부주도 혁신과 수요 중심적인 민간주도 혁신을 융합한 시너지 창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민간기업이 자율적으로 고부가제품·사업으로 혁신활동을 활성화하도록 세제·재무 지원 등의 유인책을 꾸준히 제공해야 합니다. 또 규제 해소와 같은 사업환경정비도 필요하겠죠.”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507호·제5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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