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IRP수수료 경쟁' 증권업계,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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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RP(개인형 퇴직연금)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7월26일부터 IRP 가입대상이 크게 확대되면서 증권사들은 IRP시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판단하고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수수료 면제… 고객 확보 ‘치열’

IRP는 근로자가 이직이나 퇴직 시 받는 퇴직급여를 근로자 본인 명의의 계좌에 적립, 연금화해 만 55세 이후부터 지급하는 제도다. IRP는 본인이 받는 퇴직금 외에도 연간 1800만원 내에서 추가적립이 가능한 데다 개인연금과 합산 시 연간 700만원 한도로 절세혜택을 받을 수 있어 여러모로 매력적이다. 퇴직연금계좌를 이용해 예금·펀드·채권·ELS(주가연계증권)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해 추가로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그동안 IRP 가입은 일정급여를 받는 일반 사기업 근로자로 한정됐으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지난 7월 말부터 자영업자, 공무원, 군인, 교직원 등으로 가입대상이 확대됐다. 이처럼 IRP시장이 커짐에 따라 증권사들은 속속 수수료 면제카드를 꺼내들거나 검토하는 분위기다.

처음에는 다수의 증권사가 이벤트를 진행하는 데만 열중했을 뿐 수수료 무료화에는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대형증권사들이 IRP 수수료 면제의 포문을 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온·오프라인 전면 무료화를 선언한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한국투자증권도 IRP 수수료 무료화 전쟁에 뛰어들었다.

삼성증권은 IRP 가입 대상자가 확대된 지난 7월26일부터 개인이 연금보험료로 추가 납입하는 부분에 대해 계좌 운영·관리수수료를 면제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말부터 IRP 가입자격이 추가로 주어지는 자영업자와 공무원, 군인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의 추가납입분까지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평균수명 증가로 연금자산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수수료 면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25일부터 온라인과 비대면 앱으로 IRP계좌를 개설하는 고객 중 추가 납입금에 한해 수수료 무료혜택을 제공한다. 비대면채널 강화 목적에서 부분적인 IRP 수수료 무료를 적용했다. 퇴직연금 수탁액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대우는 수수료 무료화를 시행하면서 비대면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공고히 했다.

개인리테일 고객 비중이 경쟁사 대비 높은 한국투자증권도 지난달 28일부터 IRP 개인적립금 계좌에 납입하는 금액에 대해 운용 및 자산관리 수수료 무료화를 실시했다. 직장에서 퇴직 시 이전되는 일시부담금 수수료도 기존 0.30~0.35%에서 0.30%로 통일 적용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IRP 수수료 면제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수익 상품 개발 힘써야

이와 관련 증권사들이 IRP시장을 선점하려면 공격적인 마케팅보다 수익률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상위 10개 증권사의 1년간 IRP상품 평균수익률은 2.18%에 불과하다. IRP가 오랫동안 금액을 납입해야 하고 55세 이후 돌려받는 상품임을 감안하면 낮은 수익률이다. 특히 연금을 수령할 때 5.5%의 연금소득세를 내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낮다.




IRP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는 IRP 운용상품 중 원리금보장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IRP는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다양한 금융상품 중 본인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해 운용지시를 할 수 있어 운용의 유연성이 뛰어나다. 하지만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검토할 운용상품 수가 많고 장기상품이어서 고려할 사항이 많은 단점도 상존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원리금보장상품이 IRP 운용상품의 주를 이루다 보니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저조한 IRP 수익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증권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저조한 IRP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대안책으로 DC형(개인책임형) 운용에 사용하는 디폴트 옵션이 있다”며 “디폴트 옵션은 가입자가 별도상품에 가입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연금자산을 운용해주는 투자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IRP 가입자의 은퇴시기에 맞춰 펀드 내에서 자산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TDF(타깃데이트펀드) 상품의 적극적인 도입이 IRP 수익률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가 잘못된 선택으로 입는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보다 우수한 상품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까지 나온 IRP상품의 수익률 성과는 국민 노후를 보장하는 연금상품으로 보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면제는 일시적인 혜택으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의 경영전략에 불과하다”며 “더욱 중요한 건 고객이 IRP 가입 후 우수한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증권사들이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IPR는 개인의 선택으로 운용되는 상품인 만큼 수익에 대한 책임이 개인에게 있지만 그 상품을 포트폴리오로 운용하는 곳은 증권사”라며 “IRP의 낮은 수익률은 포트폴리오를 잘못 구성한 증권사에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9호(2017년 10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수정 superb@mt.co.kr

안녕하세요. 증권팀 김수정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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