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강남 재건축 '상처뿐인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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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이 GS건설을 따돌리고 최종 승자가 됐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7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원 투표에서 1295표를 얻어 886표에 그친 GS건설을 제치고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사업으로 불리는 반포주공1단지 시공권을 거머쥐었다.

이번 승리로 현대건설은 프리미엄브랜드 ‘디에이치’의 본격적인 도약과 함께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또 다른 강남권 대형 재건축아파트 수주를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현대건설이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권을 수주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현대건설은 삼성물산과 업계 1·2위를 다투는 선도기업임에도 서초구 반포 일대에서는 이렇다 할 재건축 수주실적이 없었다. GS건설에 비하면 브랜드파워도 약했다. 특히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이사비 7000만원 지원 논란이 불거지며 수주전의 향방은 막판까지 오리무중이었다.

당초 현대건설은 조합원 한가구당 이사비 7000만원을 지원하겠다며 표심잡기에 나섰지만 국토교통부의 위법소지 의견에 따라 지원 계획을 즉각 철회했다. 하지만 시공사 선정 이틀 전 최근 재건축 수주전에서 GS건설이 조합원에 제공한 이사비 내역을 들추며 형평성 논란을 야기했고 이에 GS건설은 억측이라며 맞섰다.

결과적으로 GS건설은 패자로 분루를 삼켰고 현대건설은 승자의 축배를 들었다. 하지만 양사의 성실시공 의지가 아닌 이사비 지원 논쟁만 부각된 이번 수주전은 세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재건축아파트는 조합원 물량이 많고 일반분양 비중은 낮다. 따라서 시공사 선정의 칼자루는 당연히 조합원이 쥐게 된다. 조합원 표심을 잡기 위한 시공사의 과열 경쟁이 빚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사업성 높은 서울 강남의 상징적 재건축아파트인 반포주공1단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수주 여부에 따라 남은 재건축단지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점도 과열 경쟁을 부추겼다.

그럼에도 이번 이사비 지원 논란은 과했다. 차별성 있는 특화설계와 성실시공을 부각시켜 논란 없는 깨끗한 경쟁에 나서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승자도 패자도 모두 불명예를 떠안은 꼴이 됐다.

대규모 재건축아파트 시공권은 건설사에 풍부한 먹거리를 제공하지만 특화설계와 성실시공은 입주민 만족도와 안전을 보장한다. 또 눈앞의 돈으로 당장의 표심을 얻기보단 앞으로의 가치 상승에 힘을 보태는 것이 기업가치 제고에도 현명한 행보라 여겨진다.

이번 일을 계기로 돈으로 얼룩진 상처뿐인 경쟁이 아닌 입주민 거주 만족도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공정하고 깨끗한 경쟁이 건설업계 전반에 뿌리내리길 바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9호(2017년 10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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