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빈농 탈출법] 부농 일구는 '할아버지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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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농촌이 고령화와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전체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이 40%에 육박하고 농가소득은 도시근로자가구 소득의 61%에 그친다. 농촌 노인 대다수가 기초연금에 기대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게 현실이다. <머니S>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연중기획시리즈 ‘노후빈곤, 길을 찾다’를 마련했다. 이번호에는 농민이 노후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실제 사례를 통해 농촌에서 소득을 올리는 노하우를 알아보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농촌 노인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했다. 또 최근 사회트렌드로 부상한 귀농·귀촌 성공을 위한 실전 팁도 소개한다.<편집자주>

농촌은 젊은 세대가 수십년간 도시로 빠져나간 결과 소득수준이 현저히 떨어지는 노인들만 사는 곳이 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비율이 가장 높은 광역지자체는 전라남도(21.4%)다. 이미 유엔 분류 기준 초고령사회(20% 이상)에 돌입했다. 전라북도는 18.8%로 고령사회의 기준인 14%를 넘어섰다.

나이 든 농민이 증가하다 보니 농가의 연간 소득도 떨어지는 추세다. 전국 시도의 농가소득을 살펴보면 제주 4381만원, 경기 4102만원 순으로 높았고 전북과 전남이 3612만원, 3441만원으로 낮았다.

농민이 노후를 행복하고 풍요롭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머니S>는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전라도를 찾아 해결책을 알아봤다.


농민 정보화교육. /사진제공=농식품인력개발원

◆길러서 온라인 직거래… 마케팅 강화

“공부에 끝이 어디 있습니까. 잘 살려면 하나라도 더 배워야지.”

전라북도 김제시에 사는 박진봉씨(68·가명)는 이른 아침 시내에 나간다. 그는 평생을 시골에서 자란 농업인이지만 논이나 밭이 아닌 농식품인력개발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오늘은 농식품 가공교육과정인 모바일 홈페이지를 만드는 수업에 참여했다. 자신이 재배한 블루베리를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위해 블로그를 만들고 유통하는 기법을 배운다. 서툰 솜씨지만 전문강사가 알려주는 방법으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블루베리 사진까지 올리니 이제야 홍보채널을 만든 것 같아 뿌듯하다.

홍보전략도 세밀하게 세웠다. 일하는 장면과 친환경으로 재배한 블루베리 사진을 주 3회 이상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페이스북과 블로그를 연동하기로 했다. 추석이 지난 후에는 주어진 시간 안에 블루베리를 많이 따는 사람에게 무료로 블루베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실시할 계획이다.

박씨는 “전통적인 1차 생산으로는 농업인들이 생활하기에 충분한 소득을 얻기 어렵다”며 “홈페이지나 블로그에서 농산물을 팔면 손쉽게 팔 수 있고 입소문이 나면 꾸준한 수익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전북 농식품인력개발원은 오는 11월까지 농작물 재배시기, 교육참여 가능 인원을 고려해 무료로 농업교육을 진행한다. 참가자의 교재비·식비를 전액 지원하며 원거리 거주자에게는 숙박·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교육프로그램은 읍·면사무소에서 쉽게 신청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듣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구례압화연구회. /사진제공=구례군청

◆야생화로 6차산업 일궈… 관광산업화

최정임씨(71·가명)는 전라남도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의 압화아카데미를 다닌다. 지리산 자락에 널린 야생화를 눌러 건조시킨 후 이를 이용해 물감 대신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거나 가구, 소품, 장신구 등 인테리어에 사용하는 조형예술품을 만드는 활동을 한다.

압화작품은 꽃을 주재료로 사용하므로 자연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담긴다. 젊은시절부터 꽃을 좋아한 최씨는 압화아카데미에서 전문가양성과정을 듣고 있다.

압화연구회 회원들은 전국 꽃 박람회, 전시회 등에 압화작품과 소품 등을 전시·출품하고 구례군에서 열리는 국제 압화공모전인 대한민국압화대전, 산수유꽃축제, 아이언맨국제철인 3종경기, 피아골단풍축제 등 각종 문화·체육축제에 참여해 큰 호응을 얻었다.

화훼농장을 운영하는 최씨는 압화상품을 만들어 각종 축제에서 판매하고 화훼농장을 체험파크로 운영할 계획이다. 단순히 꽃을 생산하는 1차산업을 넘어 상품을 팔고 체험농가까지 운영하는 6차산업이다.

구례엔 야생화를 압화해 상품을 만드는 농업인이 늘어 2002년에는 이를 전시하는 압화 전시박물관이 문을 열었고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전국에 6차산업 인증을 받은 농가와 기업은 1000여곳. 전국 각도의 6차산업지원센터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구성된 민간전문가 심사위원이 사업 적합성과 발전 가능성, 지역농업과의 연계성 등을 심사해 선정한다.

인증사업자에게는 농식품부 장관 명의의 농촌융복합산업 사업자인증서를 발급하고 인증사업체는 6차산업 인증표시를 부착해 우수제품 유통품평회, 우수사례 경진대회 등에 참가할 수 있다.

또 6차산업 온라인사이트에 인증정보를 등록하면 온·오프라인으로 상품을 홍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익창출이 가능한 셈이다.

전라북도 농업법인 진안마을은 산나물·약재·잡곡 등 1차산업과 육류 제조·가공(2차), 체험관광 상품운영(3차)에 나서 2014년 10억4000만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3억원으로 증가하고 종사자 수도 7명에서 22명으로 늘어나는 등 인증 효과를 보고 있다.

최씨는 “내 고향 구례에서 피어나는 꽃으로 작품을 만들고 체험파크 형태로 화훼농장을 운영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즐겁다. 열심히 교육받아 전문가로 성장해 6차산업체로 인증받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상 수상한 임실치즈마을

임실치즈축제 피자만들기. /사진=뉴시스 유영수 기자
전북 임실군의 치즈마을은 치즈 만들기 체험과 로컬푸드판매장, 농가레스토랑 운영을 통해 관광지로 거듭났다. 최근 3년간 9만명이 찾았고 연 매출액은 36억원을 기록했다.

치즈마을에서 발생한 소득은 마을기금으로 적립되며 노인복지에도 사용된다. 농민들이 일궈낸 소득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셈이다.

임실치즈마을은 521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냈으며 주민이 주도한 마을사업모델로 전국의 농촌마을·행정기관 등 504개 팀이 매년 다녀간다. 지난달 16일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송기봉 임실군 치즈마을위원장은 “임실군은 관광지의 여건을 갖추지 못한 열악한 환경이지만 주민들이 지자체 교육기관에서 치즈교육을 받고 소득을 창출해 6차산업 우수모델로 자리 잡았다”며 “활력이 넘치는 치즈마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9호(2017년 10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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