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페티켓'인가] 6조원 시장, '규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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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급증하는 반려족 수에 비례해 관련된 사건·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반려족과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비반려족이 충돌하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머니S>가 반려동물의 명과 암을 진단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내놓은 해법의 실효성을 점검했다. 또 선진국의 성숙한 페티켓 사례를 살피고 전문가를 만나 한국형 페티켓의 조건을 들었다. 나아가 위기를 기회로 삼아 페티켓마케팅으로 새로운 이윤 창출에 나선 기업현장도 찾아가봤다. <편집자주>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다. 가장 흔한 개·고양이부터 쉽게 접하기 힘든 이색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도 늘었다. 이에 반려동물 시장규모가 매년 확대되는 추세고 관련업계 마케팅도 치열하다.

반려동물 관련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후유증이 만만찮다. 페티켓을 지키지 않아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늘어서다. 반려동물(pet)과 에티켓(etiquette)의 합성어인 ‘페티켓’은 반려동물 인구와 이들을 제외한 사람을 이어주는 일종의 ‘예의’다. 하지만 나와 내 반려동물만 생각하는 이기심과 반려동물 인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계심이 충돌해 서로 불신이 커지면서 사회적 문제로 확대됐다.


/사진=뉴시스 고승민 기자
◆반려동물 인구 1000만으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1인 가구,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이어지자 반려동물을 가족같이 키우는 인구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한 만큼 관련시장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2012년 9000억원에서 2015년에는 두배 증가한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5조8000억원으로 시장규모가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6조원에 달하는 시장규모는 지난해 국내 아웃도어시장, 쥬얼리시장, 커피시장, 의료기기시장과 맞먹는 규모로 반려동물시장의 엄청난 증가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해외 반려동물 관련시장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미국 반려동물산업협회(APPA)에 따르면 올해 기준 미국 반려동물 보유가구 비중은 68%이며 지출비용은 연간 690억달러(약 77조7000억원)다.

중국의 반려동물산업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220억위안(약 20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7% 증가했고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증가율은 52.4%에 이른다.

이밖에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가족을 의미하는 패밀리(family)를 합친 ‘펫팸족’, 펫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인 ‘펫코노미’ 등 각종 신조어도 생겨 매년 늘어난 반려동물 인구와 증가세인 반려동물 관련시장의 미래를 대변한다.



◆커진 규모만큼 다양해진 시장

반려동물 관련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면면도 다양하다. 우선 반려동물 온·오프라인 연계(O2O)서비스 관련시장이 눈에 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돌보미 연결서비스, 의료상담서비스, 전용택시 등 반려동물 전문 O2O서비스가 등장해 시장을 공략 중이다.

애견호텔은 반려동물시장에서 가장 친숙하다. 이미 수년간 투숙뿐 아니라 목욕, 돌봄, 산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출근·출장·휴가 등 장시간 자리를 비우는 애견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애견호텔은 개가 지내는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찍어 주인에게 보내기 때문에 애견인들 사이에서 인기다.

관련시장이 다양해지자 소비도 증가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4년 반려동물용품 관련 소매업의 매출액은 3848억원이다. 2006~2014년 연 평균 매출액은 12.6% 증가했다. 또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동물병원에서 사용된 연간 카드결제액은 7864억원으로 2015년의 6806억원보다 1058억원 늘었다. 이는 결제 총액뿐 아니라 연간 증가액으로도 역대 최고치다.

이밖에 반려동물 사료 수입량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사료 수입량은 2011년 3만6308톤에서 2016년 5만3292톤으로 80% 늘었다. 특히 2011~2016년 사료 수입량은 25만6458톤으로 같은 기간 수출물량(3만5368톤)의 7.3배에 달했다.

◆심각한 사회문제, ‘실종된 페티켓’

반려동물시장이 매년 성장하면서 각종 후유증도 부각된다. 특히 사람에게 가장 친숙한 반려견을 키우면서 발생하는 사건·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번졌다.

지난 9월 서울 강남의 한 유명 한식당 대표 A씨는 가수 겸 배우 최시원씨 가족이 키우는 반려견에게 물린 뒤 숨졌다. 사망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당시 엘리베이터에서 찍힌 CCTV 영상이 공개되자 최씨 가족에게 비난이 빗발쳤다. 목줄을 하지 않은 최씨의 반려견이 A씨에게 달려들어 다리를 물었기 때문.

사고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고 반려동물, 그 중에서도 반려견을 키우는 주인에게 좀 더 막중한 책임감이 요구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반려견 사고는 매년 증가세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개물림 사고’ 건수를 살펴보면 2011년 245건에서 지난해 1019건으로 4배 넘게 늘었다. 올해는 지난 8월 기준 1046건으로 이미 지난해 수치를 뛰어넘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월 맹견 지정 대상을 확대하고 상해·사망사고의 경우 주인을 처벌하며 맹견은 복종훈련, 안락사 등을 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기도는 15㎏ 이상 개는 외출 시 반드시 입마개를 이용하고 목줄도 2m 이내로 제한하는 안전대책을 추진하기로했다.

하지만 반려견을 키우는 주인에 요구되는 막중한 책임감은 입마개나 목줄 착용 여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산책 시 반려견의 배설물을 그대로 방치하고 늙고 병든 개를 아무데나 버리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사례 역시 심각한 사회문제다. 신조어 페티켓이 생길 만큼 기본적인 예의가 지켜지지 않는 현실. 커진 시장 규모만큼 국내 반려동물 사회 현주소가 심각한 상태라는 사실을 먼저 직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4호(2017년 11월15~2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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