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 현주소] 글로벌 방위산업 트렌드에 발맞춰라

 
 
기사공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국방력의 가늠자인 방위산업에 관심이 높아졌다. 문재인정부도 방위력개선 비용을 매년 1조원 이상 늘려 방위산업 육성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머니S>가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현주소와 최신 트렌드를 살펴봤다. 또 국내 방산업체 현황과 세계시장에서 통할 만한 경쟁력을 갖춘 빅3 방산기업(한화·카이·LIG넥스원)을 집중 조명했다. 나아가 국민세금을 축내고 국방력을 깎아먹는 방산비리 사례와 이에 대한 해법도 함께 모색했다.<편집자주>


“방위산업은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전쟁양상이 바뀌면서 무기체계가 변화하는 중인데 점차 무인화되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라고 볼 수 있죠. 중요한 것은 앞으로입니다. 미래 20~30년 동안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활용해 무기체계를 어떻게 첨단화하는지가 방위산업 성장의 관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부장(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방위산업이 글로벌 트렌드에 뒤처진 만큼 다양한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 방위산업 기술경쟁력은 선진국 대비 86% 수준이며 글로벌 방위산업역량은 10위권이다.

하지만 전투기, 잠수함, 전차, 대공포, 복합소총에 이르기까지 국내 방산제품에 포함되는 핵심부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거나 기술협력생산에 그친 상황. 무엇보다 핵심기술력 중 무인기분야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오는 것은 세계 방위산업을 이끄는 미국에 많은 변화가 예고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국방비 지출규모는 2010년을 기점으로 감소 또는 정체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방위비 부담 원칙을 강조하고 나섰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29개국에도 GDP대비 2%로 방위비를 책정할 것을 요구했고 최근엔 일본과 우리나라에 수익자부담원칙을 앞세우기도 했다.

이런 변화는 각국의 국방예산을 늘리는 도화선이며 결국 새로운 무기체계 편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장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따라서 지금이 방위산업을 신산업으로 육성하기에 적기라는 것.


장원준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부장. /사진제공=산업연구원

◆패키지화 되는 글로벌 트렌드

미국은 실리콘밸리를 미래 방위산업의 근거지로 삼았다. 지난해 국방혁신실험사업단(DIUx)을 신설하고 올 들어서는 상업위성을 군사용으로 수정하는 등 실리콘밸리업체들의 첨단기술을 군에 접목하는 시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미국은 군에 상업용 첨단기술을 적용해서 무기를 어떻게 스마트화, 융·복합화할지 고민하는 중입니다. 방위산업 무기체계의 특성은 ‘록-인’ 효과거든요. 한번 도입하면 길게는 30~50년 동안 계속 고쳐가며 써야 합니다. 이에 디지털플랫폼과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탱크나 전투기만 파는 게 아니라 관련 운용유지서비스(MRO)까지 패키지화하는 게 트렌드죠. 이를테면 항공기 엔진 정비는 현재 일정 기간마다 진행하는데 앞으로는 각 부위에 센서를 부착해서 실시간으로 상태를 모니터링할 겁니다. 예산을 절감하면서 작업시간을 줄여 장비의 활용 가능한 시간을 높일 수 있어요.”

세계 방위산업을 주름잡는 미국의 현재 국방전략은 2014년 발표한 3차 상쇄전략에 기반한다. 수적열세를 기술우위로 상쇄하는 게 핵심 내용. 무인·장거리·스텔스·수중전·복합시스템엔지니어링통합 등 5가지 핵심역량으로 구성되며 GSS(글로벌 감시 타격) 네트워크로 전략이 완성된다.

“무인기시장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고 10년 뒤에는 무인기 중 60%가 전투기능을 갖춘 공격형이 될 거란 연구보고서도 있어요. 그리고 폭격기는 중단거리 위주의 작전을 주로 수행하지만 여러 무기의 발달로 미국 본토에서 날아가서 임무를 수행하는 장거리작전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항공기의 스텔스기능과 무인잠수함을 활용한 수중전도 대비하는 중이죠. 아울러 어떤 전장에서든 이길 수 있는 관련기술을 확보해 전세계 군사주도권을 갖겠다는 게 3차전략의 핵심입니다.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은 시장이 커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규제 풀어야 트렌드에 발맞출 수 있어

장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외 환경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우리에게 가장 급한 건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새 정부 들어 방위예산이 내년 43조원으로 확정됐는데 2025년이면 52조~53조원 수준으로 늘어나는 건 긍정적 신호”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선진국과 다른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어 이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 대표적으로 4가지 문제를 꼽았다.

폐쇄적인 작전요구성능(ROC) 설정방식, 정부(ADD) 주도 개발방식에 따른 고비용·내수위주 제품생산을 해결해야 한다. 1970년대에는 보호육성 방식이 필요했지만 경쟁이 제한된 점은 현재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약화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둘째 ‘방산물자지정’에 따른 독과점적구조의 장기화도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았다. 방산물자는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 정부와의 협약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데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음은 ‘방산원가보상’에 따른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꼽았다. 일반적으로 개발원가에 10%를 추가로 보상하는데 원가부풀리기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첨단무기체계를 완전히 새로 개발할 때는 원가가 없어서 책정하기가 어렵지만 데이터베이스가 쌓인 분야에서는 업체들이 속일 수 없는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진화적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영국, 이탈리아 등 선진국에서는 ROC를 못박지 않아 최신화로 성능개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출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죠. 현재 국내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게 나와도 수정·적용하는 게 어렵습니다. 이 같은 낡은 기준이 방산비리의 원인이 되기도 했어요. 진화적 개발로 유연하게 시장환경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정부의 기술소유권 독점 문제다. 민·군간 기술이전이 막힌 상황은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본 것. 미국이나 중국도 방위산업기술로 창업하는 업체가 많고 이스라엘 라파엘사는 유도무기로 치과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기술이전이 국정과제에 포함된 상태지만 속도를 좀 더 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1970년대 보호육성산업으로써 부득이하게 이어져온 것들이 현실과 맞지 않는 상황입니다.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기업이 나올 수 없는 구조가 돼버렸어요. 규제가 하루 빨리 해소돼야 국가 신성장동력으로서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거라 봅니다. 트렌드에 편승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 중 하나인 셈이죠.”

☞ 본 기사는 <머니S> 제517호(2017년 12월6~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star@mt.co.kr

산업2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자동차와 항공, 해운, 조선, 물류,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481.88하락 0.1920:02 12/18
  • 코스닥 : 770.50하락 1.3220:02 12/18
  • 원달러 : 1088.50하락 1.320:02 12/18
  • 두바이유 : 61.18상승 0.9520:02 12/18
  • 금 : 1257.50상승 0.420:02 12/18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