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 현주소] 10위권 '강국', 효율은 '후진국'

 
 
기사공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국방력의 가늠자인 방위산업에 관심이 높아졌다. 문재인 정부도 방위력 개선 비용을 매년 1조원 이상 늘려 방위산업 육성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머니S>가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현주소와 최신 트렌드를 살펴봤다. 또 국내 방산업체 현황과 세계시장에서 통할 만한 경쟁력을 갖춘 빅3 방산기업(한화·카이·LIG넥스원)을 집중 조명했다. 나아가 국민세금을 축내고 국방력을 깎아먹는 방산비리 사례와 이에 대한 해법도 함께 모색했다.<편집자주>


방위산업을 얘기하면 총과 대포 등 무기를 떠올리는 게 보통이지만 항공과 정밀유도 무기, 탐지 등 다양한 분야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한 지 오래다. 특히 최근엔 첨단기술과 결합하며 각국이 가진 ‘기술력의 총체’를 가늠하는 잣대로 여겨진다. 이에 글로벌 선진국들은 앞다퉈 방위산업 증진에 심혈을 기울인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임 후 전세계 방산산업은 대격변에 돌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계 방위산업계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란 멍에를 안은 우리나라를 눈여겨본다.

◆ 적극적 R&D투자, 방산강국으로

우리나라의 방위산업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방위산업은 어느 나라나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발전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까지 미국의 무기를 수입하거나 조립 생산하는 수준이었지만 이후 적극적인 무기 국산화 정책으로 세계적인 방산국가로 거듭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체의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16조3000억원에 달한다. 수출실적도 적지 않다. 176개의 방산수출업체가 89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방산 수출액은 25억4800만달러(약 2조7700억원)로 10년 전(2억5000만달러)과 비교해 10.2배 증가했다. 분야별로 탄약과 총포 수출이 13억56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함정과 기동화력분야가 뒤를 이었다. 

기술력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국내 방산업체 및 업계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방위산업 기술력은 세계 최고수준의 86%로 평가됐다. 특히 체계통합(SI) 등 생산기술분야에서는 90% 수준에 근접했다.

이같은 성장은 30여년간 지속적인 국방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해 정부의 국방 R&D투자 규모는 2조5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최근 6년간 누적 규모는 13조원이 넘는다. 이는 선진국인 영국·프랑스·일본·독일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방예산 대비 국방 R&D예산 비중을 살펴봐도 우리나라(6.5%)는 미국(10.8%) 다음으로 높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국가 주도의 적극적인 R&D투자와 세계 최고수준의 제조업 역량이 우리나라의 방위산업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천궁(MSAM)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사진=뉴스1 DB

◆‘핵심기술 부재’ 발목… 전략적 투자 필요

하지만 높은 성장세를 맞던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최근 정체기에 들어섰다. 연간 방산수출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4년 36억1200만달러에 달했지만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맞았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방산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주요 방산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방위산업은 R&D투자 비용은 많지만 투자대비 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방산제품에 포함되는 핵심 구성품과 부품은 대부분 수입하거나 기술협력 방식으로 생산하는 데 그친다.

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4대 무기체계분야(항공·함정·지상·유도) 12개 주요 방산제품(전투기·헬기·전차 등)에 포함된 46개 핵심기술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71%다. 수십년간 수십조원의 비용을 국방 R&D에 투자했음에도 방산제품 내 핵심기술 경쟁력은 선진국과 격차가 큰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이유에 대해 산업연구원은 ▲정부의 국방 R&D 선택과 집중 전략 미흡 ▲체계종합 위주의 완제품 개발 방식 ▲국방과학연구소(ADD)개발-업체 생산의 국방 R&D 이원화 구조 ▲단위사업 내 한정된 핵심부품 ▲기술 개발방식 ▲규모의 경제 부족 등에서 기인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2차 세계대전으로 패망했음에도 국방 핵심기술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적이고 일관된 국산화 전략 추진에 매진해 전차 등 기동·화력 분야는 100%, 항공의 수송기·초계기 엔진, 함정·잠수함의 소나, 유도무기 센서류 등은 90% 이상 국산화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나라 역시 이처럼 구체적인 추진 목표와 방안을 제시하는 일관성 있는 국방연구개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산업연구원의 제언이다.


또 국내 방위산업의 성장동력이었던 ADD개발-업체 생산 방식이 세계 10위권대 수출국으로 성장한 이후에는 오히려 발전의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ADD는 정부 R&D예산의 70%이상을 주관하거나 참여·관리하고 있으며 기동·화력·항공·함정 등 무기체계 전 분야에 걸쳐 개발과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국책연구소에 대한 과도한 국방R&D 예산 집중과 이원적 R&D 구조가 기업의 자발적인 투자를 막고 있다”며 “선진국 수준으로 시장이 크거나 경제성이 높은 분야에 대해서는 기업이 주도하는 R&D 방식을 활용하고 핵, 미사일 방어, 잠수함 등 국가안보에 위협적이거나 경제성이 미흡한 전략분야에 대해서는 ADD 주도 개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방기술품질원이 발간한 '2017 세계 방산시장연감'에 따르면 판매량 기준 100위권 내 한국기업은 ▲LIG넥스원(52위) ▲한국항공우주산업(54위) ▲한화테크윈(65위) ▲대우조선해양(67위) ▲한화(71위) ▲풍산방산기술연구원(96위) ▲한화탈레스(100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순위는 ▲미국 록히드 마틴(1위) ▲보잉(2위) ▲영국 BAE시스템즈(3위) ▲미국 레이시언(4위) ▲노스럽그러먼(5위) 등이 부동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무기 판매액에서 상위 10개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51.6% 수준이다.

국방기술품질원 관계자는 “상위권 업체들의 세계시장 지배는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우리에게도 기회는 있다”며 “사이버 보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이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7호(2017년 12월6~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 0%
  • 0%


  • 코스피 : 2481.88하락 0.1919:59 12/18
  • 코스닥 : 770.50하락 1.3219:59 12/18
  • 원달러 : 1088.50하락 1.319:59 12/18
  • 두바이유 : 61.18상승 0.9519:59 12/18
  • 금 : 1257.50상승 0.419:59 12/18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