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빈곤 대책] 공적연금 해법 "세대연대, 순차적 인상"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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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연중기획시리즈 ‘노후빈곤, 길을 찾다’를 주제로 노인의 삶, 우리가 마주할 노후를 짚어봤다. 지난 1월부터 매월 시리즈 기사를 연재해 노인의 삶을 살피고 노후빈곤을 일으키는 연금·의료·주거·일자리문제를 심층분석했다. 이번에는 연중기획 마지막 순서로 노후빈곤 해결을 현실화하기 위해 정부·국회·학계·시민단체 인사를 만나 각 영역에서 제안하는 해법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국민이 국민연금을 불신한다. 불신의 근원은 최소한의 노후생활을 보장해주는 국민연금의 혜택 축소 논란이다. 낸 보험료에 비해 앞으로 돌려받는 금액이 줄어든다는 것. 이는 세대갈등으로 비화됐다.

게다가 의료비는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해마다 치솟는다. 노인들은 점차 ‘의료빈민’으로 내몰린다.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조차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몸이 아픈 노인의 삶은 더욱 비참해지고 있다. ‘의료파산’ 폭탄이 터지기 직전이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널뛰는 의료비를 잡으려면 공공의료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참여정부시절 공무원연금개혁에 참여했으며 문재인정부의 국민연금정책을 설계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사회분과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흑석동 연구실에서 김 교수를 만나 국민연금 문제를 비롯해 노인의료비에 대한 대안을 들어봤다.

◆“우리나라 공적연금 지출 비중, OECD 꼴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국은 노인인구가 14.7%였던 2010년에 GDP(국내총생산)의 9.3%를 공적연금(국민연금·기초연금 등)으로 지출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한국은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노인이 많아질 겁니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인구비율이 13% 정도인데 2050년에는 38%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2050년에 노인에게 지출할 공적연금은 GDP의 9.2%에 불과해요. 비슷한 규모의 공적연금총액(GDP의 9~10%)을 한국에서는 OECD 평균보다 2.6배 많은 노인인구가 나눠 갖는 것이죠.”

김 교수는 노인이 될 현세대를 부양하는 구조가 미래세대에게 커다란 부담을 지우는 게 아니냐는 시각에 이 같이 반박했다. 공적연금 지출을 ‘금액’이 아닌 ‘비중’을 봐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국민연금은 노후의 소득보장기능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한국은 과도한 연금 지출을 걱정할 게 아니라 오히려 낮은 연금 지출로 인해 노인이 될 현세대가 수십년을 빈곤 속에 살 가능성을 염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민연금제도의 설계 취지부터 생각해보죠. 국민연금은 ‘부분 적립방식’으로 출발했습니다. 1988년 제도가 시행될 때 연금 수급자가 많아져 적립 기금이 떨어지면 부과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거쳤어요. 연금제도의 목적은 노후빈곤을 방지하는 것이지 연기금을 쌓아놓는 게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즉 국민연금은 ‘세대 간 연대’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합리적 대안을 찾을 수 없습니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사진=임한별 기자

부과방식은 국민연금 재원을 미리 쌓아놓지 않고 그해에 걷어 충당하는 방식을 말한다. 독일이 이 부과방식을 적용한 대표적 사례다. 독일은 기금을 쌓지 않고 부과방식으로 노인에게 연금을 준다.

“독일의 경우 따로 기금을 쌓아두지 않아요. 기금 자체가 거의 없어요. 모자라면 세금을 보태는 식이에요. 기금이 거의 없다 보니 그 달에 돈을 안 걷으면 연금을 못 주는 거죠. 그럼 우리나라도 2060년에 기금이 고갈됐을 때 독일 방식으로 하면 되지 않냐고요? 2060년 돼서 갑자기 독일 방식을 적용하면 우리나라 미래세대는 그야말로 경제적 파국을 맞이할 겁니다. 이를테면 2060년에 기금이 고갈되면 피보험자는 그해 12월까지 9%의 보험료만 내면 되지만 그 다음해부터는 보험료가 20%로 오르기 때문에 큰 반발을 일으킬 겁니다.”

2060년을 전후로 이뤄질 국민연금 기금 소진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선 보험료를 장기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사적연금으로 국민연금을 보완할 수 있다는 시각에는 쓴 소리를 내뱉었다.

“사적연금은 절대 국민연금의 보완재가 될 수 없어요. 사적연금 활성화는 공적연금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 정부가 되레 개인과 금융사에 해답을 요구한 꼴입니다. 공적연금도 도입된 지 얼마 안 돼 성숙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적연금이 국민의 노후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언감생심이죠. 수익을 내야 하는 금융사가 과연 가입자의 노후를 보장해줄까요. 사적연금은 사업비 비중이 높아 원금이 회복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가입자들의 유지율도 낮은 상태입니다. 사적연금은 국민연금과 달리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고 중간에 해지하면 오히려 가입자가 손해를 보는 구조예요. 저는 오히려 사적연금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마지막 보루인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제도 개선과 연금 사각지대를 축소하기 위한 대책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얘기다.

◆“의료공공성 강화 시급”

김 교수는 치솟는 노인의료비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 1인당 연간 진료비는 127만3801원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70세 이상 연령대의 1인당 연간 진료비는 428만8863원으로 전체 1인당 연간 진료비의 3.4배에 이르렀다. 특히 65세 이상 총 진료비는 25조187억원으로 전체의 38.7%에 달했다. 고령화로 노인의료비 전체 비용부담이 늘어난 셈이다.

김 교수는 치솟는 노인의료비에 대한 대안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지역사회 중심의 의료체계 전환을 제시했다.

“저는 노인의료비 문제가 연금보다 더 심각하다고 봅니다. 의료시스템을 효율화하지 않으면 노인의료비는 우리나라의 거대한 폭탄이 될 것입니다. 노인의료비 적정수준 균형을 어떻게 잡아갈 것인가가 현 정부의 심각한 고민 중 하난데 현실적으로 건강보험의 보장범위를 확대하고 의료체계를 지역사회 중심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보건소 등에서 해당 지역 노인에게 운동·금연·절주 등을 유도하고 꾸준히 관리해줌으로써 질병을 예방하는 식으로 노인진료비를 줄여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고가의 의료비가 발생하는 비급여 항목 대부분을 건강보험에 편입하는 등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노인의료비를 잡지 못한다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대폭 인상하더라도 연금의 대부분이 병원비로 빠져나가 노후의 삶은 개선되지 않을 것”라며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이 그나마 최소한의 생계비 역할을 하려면 노인의료비를 낮추기 위한 예방 의료와 공공의료의 획기적 확충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만성질환 등 노인의료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시급한 때”라면서 “이윤추구만을 위한 민간행위를 통제하지 못하면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국민이 비싼 의료비를 오롯이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8호(2017년 12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rahs1351@mt.co.kr

안녕하세요. 증권팀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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