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2017] 혼란기 경제, '1조 클럽' 위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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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난 1년 사이 많은 게 변했다. 사상 초유의 민간인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고 조기대선을 치러 문재인정부가 출범했다. 문 대통령은 출범 7개월이 지난 현재 7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지켜내며 어긋난 대한민국의 일상을 바로잡는 중이다. 그러나 대내외적으로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머니S>는 문재인정부의 어제와 오늘을 통해 공정한 미래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로드맵을 그려봤다. <편집자주>


한국은 올해 정치·경제·사회적 대혼란기를 거치면서도 의미 있는 성장을 일궈냈다.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경기개선이 이뤄지며 경제성장률이 2014년 이후 3년 만에 3%를 넘어설 전망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내년에는 3만달러 돌파가 유력하다. 2006년 2만달러를 돌파한 뒤 11년 만에 선진국 진입 문턱까지 온 것이다.

◆무역액 1조달러 돌파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달 말 발표한 ‘2017년 수출입 평가 및 2018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16.1% 증가한 5750억달러, 수입은 17.7% 증가한 4780억달러로 970억달러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반도체가 1~10월 55.6% 증가하며 단일품목 최초로 9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박·철강·석유화학·석유제품·디스플레이 등 5개 품목도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해당 기간 수출 증가 기여율은 반도체 40.1%, 선박 14.9%, 석유화학 10.2%, 석유제품 9.3%, 철강 7.7%, 디스플레이 3.5% 등이다. 올해 우리나라 무역은 세계 수출 순위가 전년 대비 2단계 상승한 6위로 세계시장 점유율 신기록(3.33%)을 달성했다.


또한 2014년 이후 3년 만에 무역액(수출+수입) 1조달러 돌파가 유력하다. 무역액 1조클럽에 가입한 국가는 전세계적으로 10개국 미만이다. 미국·독일·중국·일본 등 4개국은 매년 무역액 1조달러 이상을 유지하지만 한국·프랑스·영국·이탈리아·네덜란드 등은 세계경제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무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IT산업의 경기호황, 원자재 가격 상승, 벤처기업과 신산업 수출 확대, 아세안·인도 등으로의 시장 다변화 등이 수출 호조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인천 송도 신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사진=뉴스1 DB

IBK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ICT 기기 활용도 증가가 D램 및 낸드플래시 수요를 견인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을 기록했다”며 “반도체 초호황으로 국내 반도체 장비 제조사의 수출 및 수익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인당 GNI는 3만달러에 근접했고 내년에는 3만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집계를 보면 선진국의 척도인 GNI 3만달러를 넘어선 국가는 지난해 기준 27개국뿐이다.

삼성·SK·LG 등 국내를 대표하는 주요 기업도 안팎으로 위기가 가중된 환경을 이겨내고 세계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우선 사상 초유의 총수부재 사태를 겪는 삼성전자는 초호황을 맞은 반도체부문과 스마트폰시장에서 선방하며 1~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행진을 이어갔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조사결과 지난 3분기 전세계 D램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44.5%로 압도적 1위를 지켰다(2위 SK하이닉스 27.9%).

또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1980만대로 20.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3분기 매출액 점유율이 23.1%로 애플(32.0%)과의 격차를 8.9%로 줄였다(전년 동기 13.6%).

같은 기간 이익 점유율도 삼성전자 21.8%, 애플 69.9%로 점유율 차이를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좁혔다(90.5%→48.1%).

삼성전자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73조5969억원, 영업이익은 38조498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6.8%, 192.2% 늘었다.



◆삼성·SK·LG, 세계시장 공략 강화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앞세운 전방위 사업재편을 통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주사 SK는 올 초부터 LG실트론(현 SK실트론) 지분 51.0% 인수(6200억원), 중국 물류업체 ESR케이만 지분 11.77% 취득(3720억원), 글로벌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아일랜드공장 인수 등 수출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본격화했다.

SK그룹의 새로운 주력사로 떠오른 SK하이닉스는 과감한 사업재편과 인수합병(M&A)에 나섰다. 파운드리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성장 가능한 시스템IC 전문기업으로 도약고자 SK하이닉스 시스템IC를 자회사로 분사시켰다.

특히 지난 9월에는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참여해 도시바 반도체사업 지분을 인수했다. SK하이닉스의 투자금액은 3950억엔(약 4조원)으로 단기적으로는 막강한 자본력으로 무장한 중국업체의 낸드플래시시장 진출을 저지했고 중장기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시대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 낸드플래시와 관련해 도시바와 협력할 발판을 마련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상장사의 2017년 연결기준 총영업이익 예상치는 25조1762억원으로 전년(14조2805억원)보다 76%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은 주력사업 강화와 함께 새로운 사업포트폴리오 구축에 박차를 가했다. 우선 LG전자는 초 프리미엄 가전 통합 브랜드 LG 시그니처로 프리미엄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미국·독일·영국 등 주요국 외 신시장인 인도·사우디아라비아·이란 등으로 판매망을 넓혔다.

LG화학은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2차 전지분야 등 기존사업의 사업구조 고도화에 집중하는 한편 물(수처리 필터), 바이오 등 신성장사업 육성으로 균형 있는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세계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처럼 거시경제 지표 개선과 함께 주요 그룹이 가시적 성과를 냈지만 낙수효과로 이어지지 않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수출 증가가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기 시작했지만 제조업 가동률 제고, 청년실업 해소 등 낙수효과는 아직까지 미흡하다”며 “소비재·신산업·서비스의 수출경쟁력 강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 확대, 소재·부품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보호무역주의 등에 대한 통상협력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9호(2017년 12월20~2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허주열 sense83@mt.co.kr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과 제약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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