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코리아-르포] 일 달라도 "사람이 먼저다"

워라밸 도입한 강소기업 가보니

 
 
기사공유

현대인의 라이프 트렌드 '웰빙'이 일에 스며들었다.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워라밸'이 각광받는 것. 워라밸세대는 일도 중요하지만 삶이 소중하다. 근로시간을 주 35시간까지 단축하거나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도 늘었다. 워라밸세대의 소비 증가로 유통가는 미소를 짓는다. <머니S>가 새해를 맞아 국내에 부는 워라밸 열풍을 집중 조명했다.<편집자주>


‘딴 나라 얘기다.’ ‘워라밸’(일·생활 균형)이 직장문화를 바꿨다는 기사에서 심심찮게 찾을 수 있는 댓글이다. 최근 워라밸을 속속 도입하는 대기업과 달리 아직 중소기업에선 현실상 힘들다는 얘기가 많다. 하지만 워라밸을 통해 직원에게 ‘저녁 있는 삶’을 제공하는 강소기업은 의외로 많다. 이들 회사는 각기 다른 업종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도 행복하다’는 경영철학이 그것이다.


유베이스드림센터 사내 어린이집. /사진=서대웅 기자

◆워라밸은 자율성에서

지난 12월20일 오전 경기 부천시 유베이스드림센터로 향하는 택시 안. 기사에게 유베이스가 어떤 곳인지 물었다. “부천시의 고용창출에 핵심적인 곳이에요. 특히 여성 직원들이 많거든요. 일하기에 굉장히 좋다더라고요.”

유베이스는 콜센터 전문 아웃소싱 회사다. 드림센터(부천), 메트로센터(송내), 그린센터(용산)를 운영한다. 총 8000여명이 일하고 있으며 모두 정규직이다.

회의실과 직원 휴게공간으로만 채워진 유베이스드림센터 4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연차휴가 누리기’ 포스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불필요한 연장근로 줄이기’ 포스터 등이 함께 붙어 있다. 각각의 포스터 아래엔 ‘좋은 사람, 좋은 회사 유베이스’라는 회사로고가 박혔다. 단순히 허울에 불과한 권고사항이진 않을까. 이 질문에 기업문화팀 관계자는 “회사를 둘러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웃었다.


볼체어, 수면실. /사진=서대웅 기자

콜센터 상담직원들이 일하는 곳은 5~10층이다. 각 층엔 테마가 있다. 10층은 시드니, 9층은 중국, 8층은 파리의 모습을 벽지로 채우는 식이다. 그리고 각 층마다 휴게실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이 지루하지 않게 일할 수 있도록 각층의 디자인을 다르게 한 것”이라며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지켜보니 업무시간임에도 휴게실을 드나드는 직원이 많았다.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고 간단히 요기하고 있었다. 2014년 상반기에 입사했다는 천모씨(34·여)는 “회사가 자유로운 편이다. ‘헉스’(HUGS)라는 제도가 있다. ‘의견을 안아주겠다’는 뜻의 투고함이다. 작은 불편사항이라도 적어놓으면 회사 노무담당자가 처리해준다”며 회사의 소통문화를 소개했다.


휴게실. /사진=서대웅 기자

◆여성노동자 70%… ‘엄마가 행복해야 한다’

이 회사 전 직원의 70%가량은 여성노동자다. 유베이스가 워라밸을 도입한 배경이기도 하다. 결혼 후 아이를 낳으면 복직이 힘들다는 편견을 깨야 했다. 육아휴직자의 복직을 유도하기 위해 유베이스는 2013년 말 파트타임제를 도입했다. 기본 업무시간은 오전 9시~저녁 6시지만 4시간·6시간 단위로 일할 수 있다. 이후 육아휴직자의 복직률이 올랐고 퇴사율은 줄었다. 2013년 3~11월 육아휴직자(289명) 가운데 퇴사자는 61명(21%)에 달했지만 같은해 12월~2014년 8월 육아휴직자(351명) 중 퇴사자는 6명(2%)에 불과했다.

이런 노력으로 유베이스는 2014년 고용노동부의 ‘일가양득’(현 ‘일·생활 균형’) 캠페인의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지난해 말 입사한 박모씨(48·여)는 “여러 일을 해봤지만 (이곳은) 엄마들이 일하기 좋다. 육아휴직이나 연차를 쓸 때 눈치받지 않는다. 가족행사엔 오히려 (회사가) 연차를 쓰라고 권고한다”며 “리프레시 휴가제(근속 5·10·15년차 때 주어지는 연차 외 유급휴가)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직원을 위한 회사의 배려는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4층에 위치한 헬스케어센터엔 수면실과 수유실, 볼체어(누워서 잘 수 있는 의자) 등이 있다. 헬스케어룸(요가·헬스트레이닝 공간)엔 한 여성 직원이 요가를 하고 있었다. 이밖에 아메리카노를 1000원에 파는 카페 2곳과 회사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곳에 어린이집을 직접 운영한다. 비용이 부담되지 않냐는 질문에 회사 관계자는 “사람에 대한 투자다. 엄마가 행복해야 회사도 잘 된다”고 말했다.

각종 공연이 열리는 메트로센터 10층 대강당. ‘GOOD PEOPLE, GOOD COMPANY, GOOD NEWS’(좋은 사람, 좋은 회사, 좋은 소식) 모양을 한 형광등이 보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0호(2017년 12월27일~2018년 1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서대웅 mdw1009@mt.co.kr

<머니S> 금융팀 서대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476.33하락 9.7723:59 04/21
  • 코스닥 : 889.17상승 6.4423:59 04/21
  • 원달러 : 1067.30상승 5.823:59 04/21
  • 두바이유 : 70.42하락 0.3323:59 04/21
  • 금 : 1338.30하락 10.523:59 04/21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