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칼럼] 올해는 '개미'도 웃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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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2018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증시는 어떤 흐름을 보일까. 지난해에 이어 상승세를 나타낼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지난해 코스피는 2467.49에서 2561.63으로 올라 21.76% 상승률을 기록하며 한해를 마감했다. 코스닥은 631.44에서 798.42로 뛰어 26.44%로 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막상 개인투자자 중에서 만족스러운 수익을 낸 사람은 많지 않다. 시가총액 1위와 2위인 삼성전자(41.3%)와 SK하이닉스(71.1%)의 상승률이 워낙 높아 외국인투자자 수익률(12.91%)과 기관투자자 수익률(11.27%)이 모두 지수상승률에 못 미쳤다.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은 이보다 더 낮은 8.94%로 한자릿수에 그쳤다.

거래소에서 개인투자자 연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7개 종목(LG디스플레이, 한국항공우주, 한국전력, 아모레퍼시픽, 효성, 두산중공업, 한화테크윈)은 오르기는커녕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 순매수가 가장 많은 10개 종목 중 7개가 하락했다.

올해는 유가증권시장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1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지수가 양호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종목별·업종별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지난 연말을 보내는 자리에서 한 주부가 “주식투자를 하느니 차라리 부동산에만 투자를 해야겠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사연은 이렇다. 그 주부는 상반기에 ETF(상장지수펀드)종목인 KODEX레버리지를 갖고 있었는데 증권업계 관계자 말에 매도하고 다른 추천종목들을 샀다. 여기서 큰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그 주부가 매도한 KODEX레버리지는 연간 55.3% 치솟아 이를 감안하면 상대손실은 더욱 컸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증권 관계자가 섣부르게 종목을 추천한 게 아니고 추천 시점에서는 그 종목들이 유망한 이유가 충분히 있었는데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묻어두지 말고 꾸준히 관찰

증권시장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 늘 역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변한다. 따라서 어느 시점에 좋은 종목이라도 매수 후 방치해두면 안된다. 꾸준히 관찰하며 주변 환경을 점검해야 한다.

그러나 투자자 대다수는 일단 매수하면 수익이 나길 기다리면서 무조건 보유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시장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손실만 크게 키울 수 있다.

특히 개별 기업의 미시적인 변화보다 넓은 환경 변화를 파악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거시적인 환경의 흐름에는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투자에서는 수익이 났을 때의 익절매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손절매도 기꺼이 해야 한다.

이를테면 원자력발전처럼 정부가 장기적으로 축소시키는 분야에서는 관련 기업이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신규원전 백지화, 노후원전 수명연장 금지 등 에너지전환정책이 나올 경우에는 곧바로 매도하는 게 낫다.

원자력과 석탄화력이 주된 사업분야인 두산중공업이 신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지난해 6월19일 11% 급락했을 때 곧바로 추격 매도한 경우와 계속 보유한 경우 두 사례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두산중공업의 6월19일 주가는 2만1450원이었는데 연말 종가는 1만5350원으로 급락 이후 28.4%나 추가 하락했다.

반면 원자력 및 석탄화력 발전을 줄이는 대신 육성될 분야가 신재생에너지라는 점을 고려해 두산중공업을 매도하고 태양광산업의 대표기업인 OCI로 들어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OCI 주가는 두산중공업 매도 당시 9만2500원에서 연말에는 13만6000원까지 올라 47.0% 투자수익이 가능했다. 만약 두산중공업에서 손실을 냈다면 OCI 교체매매로 손실을 뛰어넘는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과거는 묻지 마세요

그럼에도 투자에서 과거는 묻지 말자. 한국 가요의 명곡 ‘과거는 묻지 마세요’에서 나애심씨는 “한 많고 설움 많은 과거를 묻지 마세요”라고 노래했다. 이렇듯 손실이 아무리 크고 속상하더라도 과거에 매입한 가격은 잊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또한 “어둡고 괴로웠던 세월은 흘러 끝없는 대지 위에 꽃이 피었네”라는 가사처럼 주식시장이라는 대지 위에 새롭게 피어난 꽃으로 투자대상을 변경하면 된다. 다시 말해 새로운 투자환경에서는 새로운 유망분야, 새로운 유망종목으로 투자대상을 변경하는 데 주저할 필요가 없다.

이때 떠오르는 증권시장의 격언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다. 이 말의 출처는 원래 성경 마태복음 9장17절의 ‘새 포도주는 낡은 가죽 부대에 넣지 아니하나니,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 포도주도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됨이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이 다 보전되느니라’는 구절이다.

주식투자뿐만 아니라 어떤 일에서든지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길 때 종종 인용되는 성경 구절이다. 침체된 상태로부터 벗어나서 새로운 도약을 하는데 필요한 말이다. 상황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서 새 부대가 생겼는데도 낡은 부대인 지난날의 투자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전환을 이뤄내기 힘들다.

◆정책 방향 주시해야

투자환경은 글로벌경제 변수에 따라, 산업의 흐름에 따라,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 면에서 요즘의 새로운 투자환경은 글로벌경기의 제한적 회복, 금리인상, 신성장산업의 확장 등으로 요약된다.

한국은 지난해 신정부 탄생 이후 정책의 방향도 크게 달라졌다. 신정부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을 육성하려는 의지를 나타내기 때문에 증권시장에서도 대기업 종목에 비해 중소기업에 좀 더 무게가 실릴 수 있다.

건설 관련주는 대기업 종목보다는 도시재생에 관련된 업체와 지방에 근거지를 둔 중소형건설주 등이 나을 수 있다. 제조업분야에서는 4차산업을 비롯해 신성장산업을 키우고 벤처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지다. 주식시장에서도 이 같은 특성을 지닌 업종에서 큰 시세를 내는 종목이 당분간 계속 나올 수 있다.

▲미래차 및 친환경차(전기차, 2차전지, 수소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스마트카) ▲신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발전, 지열발전) ▲엔터테인먼트(게임개발, 미디어콘텐츠, 음반기획 제작 및 연예매니지먼트) ▲바이오(신약개발, 바이오시밀러, 세포치료, 슈퍼박테리아, 유전자 및 분자 진단, 미용 의약품) ▲로봇(로봇 모션제어, 산업용 로봇, 지능형 로봇, 서비스 로봇, 의료용 로봇) ▲4차산업(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가상현실, 5G,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농업, 핀테크, 전자화폐, 인터넷보안) 등 성장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다만 맹목적인 테마주 투자는 곤란하다. 기업의 기술과 제품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면밀히 들여다보고 실적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살펴봐야 한다.

만약 성장주 대부분이 지나치게 상승해 과열이 심하다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돼 움직임이 둔하던 저평가 가치주 쪽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이에 따라 이익실현과 교체매매를 병행하는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

이를테면 반도체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도 실적이 매우 좋겠지만 업황 사이클상 올해나 내년쯤 정점에 도달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비중을 축소하면서 수익실현을 우선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금융주 중에서는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에 의해 금리상승이 은행 및 생명보험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손해보험주의 경우는 신정부가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금융산업의 전체적인 성장성은 가계부채에 대한 당국의 규제와 IFRS17 및 K-ICS 도입으로 인한 제도상 변화로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수급이 강한 일부 종목에 국한해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2호(2018년 1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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