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첫 사원', 최고경영자 오르다

CEO In & Out / 이효율 풀무원 총괄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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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의 소유와 경영이 분리됐다. 남승우 전 총괄CEO가 지난해 말 은퇴하고 이효율 풀무원 각자대표가 신임 총괄CEO로 선임된 것. 이는 창사 이래 33년간 이어온 오너경영 시대를 끝내고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했다는 뜻이다. 남 전 CEO는 슬하에 1남2녀가 있지만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고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겼다. 해외에선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창업주가 가족이 아닌 외인(外人)에게 경영권을 넘겨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효율 풀무원 총괄CEO. /사진제공=풀무원

◆소유-경영 분리

남 전 총괄CEO는 1984년 직원 10여명으로 시작한 풀무원을 직원 1만여명에 연매출 2조원이 넘는 식품·유통기업으로 성장시킨 오너 경영자다. 창사 이래 줄곧 대표직을 맡아온 그는 지난해 3월 열린 주주총회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만 65세가 되는 2017년을 끝으로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이효율 대표는 지난해 2월 풀무원 각자대표로 선임됐고 경영권 승계 프로세스에 따라 업무 인수인계를 진행했다. 예고된 오너 경영자의 퇴장에 이어 준비된 전문경영인이 등장한 셈이다.

경영권을 내려놓은 남 전 총괄CEO는 풀무원 이사회 의장 역할을 하며 필요한 경우 경영자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그가 과반 이상 보유한 풀무원 지분 비율도 차츰 줄일 방침이다.

남 전 총괄CEO는 풀무원 지분 57.33%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앞서 이 중 10%를 풀무원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풀무원에 따르면 그는 장기적으로 지분 기부 비율을 3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신임 총괄CEO는 1981년 서울 압구정동에서 무공해농산물 직판장으로 사업을 시작한 풀무원이 법인 설립을 하기 바로 전해인 1983년 사원 1호로 입사했다. 이번 최고경영자까지 오르기까지 꼬박 34년 동안 자리를 지킨 풀무원 기업사의 산증인이다.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풀무원에 입사한 그는 영업·마케팅·생산·해외사업 등 다양한 업무를 진두지휘하며 회사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또 고객기쁨센터와 홍보 업무도 맡아 고객 소통과 소비트렌드 분석의 전문가라는 평가도 받는다.

관리자로서의 능력뿐만 아니라 경영자로서의 능력도 입증했다. 이 총괄CEO는 2012년 말 풀무원식품의 자회사인 식자재유통기업 푸드머스 대표를 맡아 적자였던 사업을 흑자로 전환시켰다. B2B(Business to Business)사업인 푸드머스를 브랜드 중심 사업으로 탈바꿈해 안정적인 성장구조를 마련했고 2016년 매출 4500억원, 영업이익 241억원을 올렸다.

풀무원 내부에선 이 총괄CEO를 ‘승부사’, ‘해결사’로 부른다.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과감히 앞에 나서 목표달성을 위해 전력을 다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2년부터 글로벌시장 확대를 위해 본격적으로 해외사업에 뛰어들어 1주일에 4일 이상을 중국에 머물며 풀무원식품 중국사업 정상화에 몰두했다.

2014년에는 일본의 4위 두부기업 아사히식품공업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해 아사히코로 사명을 바꾸고 공장 합리화 작업을 벌여 꺾였던 매출을 성장세로 돌려놨다. 2015년부터는 미국에서 취업비자까지 내고 1년 중 6개월 이상 장기체류하며 현지 사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듬해 풀무원은 미국 내 식품영업망 확보와 동서부 간 물류시스템 개선을 위해 미국 1위 두부브랜드 ‘나소야’의 영업권을 인수해 북미 두부시장 1위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사진제공=풀무원

◆글로벌 브랜드화 박차

이 총괄CEO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문은 ‘현장’이다. 현장에 모든 답이 있다고 믿는 그는 풀무원 직원들에게 “생산, 영업, 마케팅 모두 현장에 가서 직접 봐야 사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는다”고 항상 말한다.

실제 이 총괄CEO는 식품기획실본부장 시절 풀무원의 두부공장, 생면공장 등 주요 생산시설이 모여 있는 충북 음성에 2년간 거주하며 냉장생면사업의 시장 확대 전략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 총괄CEO가 그리는 풀무원의 미래는 역동적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세계에서도 통하는 브랜드로 혁신하는 것이다. 그는 2018년 신년사에서 “풀무원은 지난 33년간 많은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바른먹거리와 로하스생활기업으로 성장한 저력이 있다”며 “새로운 미래를 맞아 로하스 미션과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회사의 비전인 글로벌 DP5(풀무원 매출 5조원)를 달성하기 위해 힘찬 도전에 나서자”고 당부했다.

이어 “새로운 시대의 젊은 세대와 조화를 이루는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풀무원이 더욱 활력 있고 역동적인 브랜드로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혁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풀무원에 초창기부터 몸담았기 때문에 업무에 능통하고 직원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CEO”라며 “추진력도 강해 직원들의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프로필
▲1957년 전북 군산 출생 ▲서강대학교 철학과 학사 ▲풀무원 입사(1983년) ▲미국 피츠버그대 마케팅 과정 수료 ▲풀무원식품 상품기획실본부장, 고객지향실본부장, 특수영업본부장, 마케팅본부장 ▲풀무원식품 최고운영책임자(COO) ▲풀무원식품 대표이사 사장 ▲한국경영사학회 ‘2014 전문경영자 대상’ 수상 ▲풀무원 각자대표 ▲풀무원 총괄CEO


☞ 본 기사는 <머니S> 제522호(2018년 1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허주열 sense83@mt.co.kr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과 제약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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