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유사수신 없는 세상을 꿈꿉니다"

People / 김상록 금감원 불법사금융대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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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록 금감원 불법사금융대응팀장. /사진=김수정 기자

“유사수신 사기는 가난한 서민의 고혈을 쥐어짠다는 점에서 살인만큼이나 엄벌해야 하는 범죄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낭떠러지로 내몰 뿐만 아니라 그 가족까지 불행이라는 불구덩이에 추락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김상록 금융감독원 팀장(54)은 불법사금융대응1팀을 맡고 있다. 주된 업무는 불법 다단계 유사수신업체를 찾아내고 수사를 의뢰하는 일이다. 유사수신업체로 의심스러운 곳은 팀을 꾸려 직접 잠입하기도 한다. 또한 유사수신과 보이스피싱 등 불법금융행위 제보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 불법금융 파파라치 제도도 운영 중이다.

◆가상화폐로 번진 ‘유사수신’… 교묘한 수법 주의

“기존의 다단계 유사수신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기술이 검증되지 않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관련 유사수신도 성행하고 있어요. 금융은 사람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되는데 유사수신은 이를 깨버리는 경우죠.”

김 팀장은 금감원 자체적으로 인력을 보강하는 등 개선하고 있지만 국민이 유사수신행위에 관심을 갖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사수신은 사업 실체가 없는 경우가 허다해 돌다리도 두들겨 본다는 생각으로 제도권 회사인지 확인하고 금감원에도 문의하는 등 절차를 거친 뒤 투자하기를 권했다.

“과거에는 터무니없는 수익률을 제시했다면 요즘에는 6개월에 8%, 1년 18%의 수익률을 내세우는 등 수법이 교묘해졌습니다. 금융회사로 사칭하기도 해 소비자 입장에서 유사수신인지 가려내기 더 어려워졌어요.”

그는 최근에 유사수신 테마가 다양해진 데다 금융회사를 가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이 믿을 만한 수익률을 제시하고 3개월 정도 실제로 통장에 입금해주면서 사람들을 믿게 만든다. 나중에는 그 이자마저도 투자하라고 현혹한 뒤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본인이 투자한 원금은 생각 안하고 통장에 한두달 들어온 돈만 생각해 유사수신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또 민원을 당장 처리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절차가 있다 보니 오해와 비난을 받기도 해요. 언론을 통해 금감원이 질책 받는 경우가 많은데 구성원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은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김 팀장은 협박성 메일과 전화는 기본이고 금감원 직원 중 길을 가다가 예금주에게 봉변을 당한 사례도 있다고 했다. 그런 반면에 감사함을 전하는 사례자도 많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는 고금리 피해를 봤던 분입니다. 울산에서 작은 학원을 운영하다 학원을 정리하면서 밀린 빚을 갚는 과정에서 사채에 손을 댄 게 화근이었어요. 경찰 쪽에 수사 의뢰해 적정 금리 내로 변제하게 도와드렸습니다. 나중에 고맙다고 따로 찾아오셔서 팀원 모두가 보람을 느끼고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사진제공=금융감독원

◆국민 위해 일하는 직업… 선택 후회 없어

김 팀장이 금융권에 첫발을 내디딘 곳은 한국은행이었다. 금융권 취업이 꿈이었던 그에게 중앙은행인 한은 입행은 큰 성취였다. 하지만 법에 흥미를 갖고 있던 그는 한은을 그만두고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든 시기를 겪은 뒤 1999년 금감원 경력직원으로 입사했다.

김 팀장은 금감원이 수행하는 업무가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업무이다 보니 법을 공부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특히 금융지식과 법을 함께 아우른다는 점에서 금감원 생활에 매력을 느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일을 하다 보니 ‘냉정할 것 같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해요. 하지만 금감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특별한 건 없어요. 남들처럼 당장 먹고살 걱정, 집 걱정, 자식 걱정, 미래 걱정 하는 건 똑같습니다.”

어디서 일하든 마찬가지긴 하지만 특히 금감원에서 일하려면 체력은 ‘기본’이라는 김 팀장. 어느덧 5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웨이트트레이닝과 요가, 필라테스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스트레스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고 했다.

“기관이든 사람이든 무언가를 감시하는 데서 오는 압박감이 만만치 않아요.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 뒤따르는 피해가 상당해서죠.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누구보다 현재 맡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업무 도중 회의감이 들 때면 내 가족, 내 이웃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힘든 일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직업은 특별하잖아요. 사명감과 보람을 느낍니다. 과거에는 조직문화가 밖에서 생각하듯 딱딱했지만 신입이 많이 들어오면서 금감원 내부 분위기도 많이 부드러워졌어요. 조직이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 만큼 금감원을 바라보는 여론의 인식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2호(2018년 1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수정 superb@mt.co.kr

안녕하세요. 증권팀 김수정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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