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기자의 두번째 도전⑪] 공공장소 모유수유, 불편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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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호주에서 한 여성 상원의원이 회의 도중 어린 딸에게 젖을 물려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호주 의회는 2016년 규정을 바꿔 어린 자녀를 둔 국회의원과 직원이 아이를 데리고 출근할 수 있도록 했다.

모유수유는 여성의 임신과 출산, 육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다. 임신·출산과 마찬가지로 오로지 엄마, 즉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일이므로 숭고한 행위이자 모성애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또한 모유수유는 아기와 엄마의 건강을 위해 정부도 권장하고 무엇보다 경제적이다.

서울 도심도 모유수유실이 있는 곳은 대형마트, 백화점, 키즈카페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은행이나 공공기관도 모유수유실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사진=김노향 기자

하지만 첫아이를 낳고 한달 반, 둘째아이 생후 5개월을 직접 경험해보니 모유수유하는 엄마에 대한 사회적 배려는 너무나 부족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첫아이를 낳고는 복직 준비를 하느라 한달 반 만에 모유수유를 끊었다. 그러자 주변에서 무수한 비난이 쏟아졌다. "엄마 맞냐" "이기적이다" "아기가 불쌍하다" 등등…. 긴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도 마음이 아픈 말이다.

엄마라면 마땅히 모유수유를 해야만 자격이 생기는 것처럼 사람을 몰아세울 때가 어제 같은데 5개월 가까이 모유를 먹이다 보니 다른 복병이 있었다. 바로 공공장소에서의 모유수유다.

우리 사회에서 공공장소 모유수유는 유별난 행동으로 취급받기 일쑤다. 대놓고 손가락질하거나 힐끔힐끔 쳐다보고, 민망한 듯 고개를 돌리는 등 곱지 않은 시선이 느껴진다.
 
공공장소에서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들은 대체로 인적이 드문 곳을 골라 겉옷이나 천으로 아기 머리를 가리는데도 사람들이 마치 엄마의 가슴을 훤히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공공장소 모유수유'를 검색해보면 적지 않은 사람이 '불쾌하다' '사람이 없는 곳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비아냥댄다. 그래서 어떤 엄마들은 불편하고 비위생적인 화장실을 찾아 모유수유를 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육아와 복지의 선진국으로 꼽히는 유럽에서도 공공장소 모유수유는 자주 논란거리가 된다. 공공장소 모유수유를 지지하는 SNS 해시태그 캠페인이 벌어진 적도 있다.

일부 사람들은 왜 젖먹이 아이를 데리고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를 가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울 도심을 가도 모유수유실이 있는 곳은 대형마트, 백화점, 일부 지하철역 등 매우 제한적이다. 은행이나 공공기관마저 모유수유실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모유를 따로 모아 수유하거나 외출할 때만이라도 분유를 먹이는 일도 능사는 아니다. 아기에 따라 젖병이나 분유수유를 거부하기도 한다.

사회가, 부모가, 심지어 정부도 나서서 모유수유를 권장하는 나라에서 이렇게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는 것은 참으로 모순적이다. 모유수유가 아니라도 지난 시간 엄마로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더욱 씁쓸하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해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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