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 미래] 현실로 다가오는 '암호화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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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인공지능을 가진 기기가 사람의 명령에 따라 네트워크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동하며 세계를 한층 윤택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시대. 인류가 상상하던 가상세계가 이제 현실이 된다. 4차 산업혁명으로 첨단 ICT 기술이 한데 어우러진 ‘초연결시대’가 도래하며 인류의 라이프 스타일에도 '혁명'이 찾아온다. 초연결이 몰고 올 혁명은 개인의 영역을 넘어 산업현장과 도시 전체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초연결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핵심 인프라인 인터넷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머니S>는 4차 산업혁명으로 도래할 초연결 시대를 미리 살펴보고 정부의 초연결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계획과 스마트홈·스마트팩토리·스마트시티 추진 현황을 들여다봤다. 더불어 초연결 시대가 가져올 금융시스템의 변화와 함께 대표적인 수혜 기업도 짚어봤다.<편집자 주>

#고객 “오늘 환율은 얼마야?”

페퍼 “1월1일 원/달러 환율은 1070원입니다”
고객 “헤지펀드가 뭐야?”
페퍼 “레버리지 기법을 이용해 최소한의 손실로 최대의 이익을 얻는 투자방식입니다”
고객 ”나에게 맞는 헤지펀드를 추천해줘“
페퍼 “더 자세한 정보는 창구에 문의해주세요”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들어서면 감정인식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페퍼'가 고객을 맞는다. 머리, 팔, 허리, 무릎,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고객과 눈을 맞추는 모습은 친절한 은행원을 연상시킨다. 고객이 묻는 질문에도 정확히 대답한다. 위키피디아 사전 정보가 입력돼서다.


우리은행 ‘페퍼’. /사진=뉴스1 유승관 기자

◆은행은 '휴머노이드', 스마트폰은 '챗봇'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된 초연결시대. 핀테크(금융+기술)시장이 눈에 띄게 커졌다. 은행 영업장에선 휴머노이드 은행원을 볼 수 있다. 로봇은 영업점 내방객에게 창구 안내와 베스트 금융상품 추천을 하고 각종 금융서비스를 소개한다. 예금과 대출, 보험, 카드 등 금융상품 카테고리별로 이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지금은 대출이나 환전, 송금업무 등 거래가 필요한 업무를 창구에 안내하는 보조역할을 맡지만 앞으로 직접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대출심사까지 가능하도록 기능을 고도화할 전망이다.

#고객 “열려라 똑똑”
대화형 뱅킹플랫폼 리브똑똑 "본인 정보 확인 중"
고객 “김지영에게 5만원 보내줘” “열려라 똑똑”
리브똑똑 "이체거래 완료"

은행 영업점에 휴머노이드가 있다면 애플리케이션에는 ‘챗봇’(채팅로봇)이 있다. 챗봇은 정해진 응답 규칙 알고리즘에 따라 사용자 질문에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근무시간이 한정된 상담원을 대신해 24시간 고객을 응대한다. 최근에는 간단한 금융상담은 물론 목소리 인증으로 간편송금까지 지원한다.

리브똑똑.
KB국민은행의 ‘리브똑똑’은 목소리로 본인정보를 확인한다. 복잡한 공인인증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고객의 목소리로 간단한 송금업무가 가능하다. 오는 2월 신한은행도 디지털 플랫폼 슈퍼앱에 아마존의 AI음성인식 ‘알렉사’를 도입하고 음성 디지털뱅킹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똑똑한 인공지능 기술은 금융투자 단계로 발전했다. 은행·금융투자업계는 고객의 금융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자에게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로보어드바이저(로봇 투자전문가)를 가동한다. 금융투자 전문가인 PB(프라이빗뱅커)의 일을 돕는 역할이다.

지금은 로보어드바이저의 비대면 투자일임 규제가 풀리지 않아 온라인 투자일임 계약이 불가능한 상태. 고객은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후 금융회사 직원을 만나 투자계약을 다시 맺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저렴한 수수료에 안정적인 수익은 물론 원금손실을 줄여 차세대 투자방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블록체인 발명품 가상화폐, 중앙은행도 '기웃'

초연결시대 금융혁명은 클라우드기술로 극대화됐다. 중앙은행에서 보관하던 장부를 디지털세상에 공개하는 블록체인 기술이 두각을 보인다. 투자자는 디지털로 서명한 장부를 중앙은행 장부와 결합하고 암호화된 정보로 거래하는 새로운 투자방식을 구현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투자는 단연 가상화폐가 화두다. 지난해 금융시장은 ‘가즈아’라는 유행어가 생길 만큼 가상화폐 투자가 열풍을 넘어 광풍을 일으켰다.

가상화폐 시세가 꾸준히 오르는 이유는 역시 초연결시대 기술인 블록체인의 특수성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중앙은행의 생산비용이나 수수료 등 거래비용을 줄여 투자자에게 고수익을 안겨준다.

더욱이 블록체인에서 직접 채굴할 수 있는 가상화폐가 얼마 남지 않아 ‘희소성’까지 더해져 가상화폐의 몸값이 오르는 추세다.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에서 2100만 코인을 채굴할 수 있으나 현재 1600만 비트코인이 채굴돼 시장에서 유통 중이다. 투자자는 빗썸, 코인원 등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가상화폐를 구입한 후 시세차익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도 가상화폐의 투자열풍에 따라 디지털 법정화폐 발행을 검토한다. 실물화폐 발행을 축소하는 ‘동전없는 사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중앙은행의 가상화폐 도입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은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면 앞으로 현금을 찍어낼 필요가 없다. 개인은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디지털화폐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해외 중앙은행도 법정 가상화폐 도입에 속도를 낸다. 최근 스웨덴 중앙은행은 가상화폐 형태의 법정화폐인 ‘e크로나’의 발행여부를 검토 중이며 영국과 중국의 중앙은행도 법정 디지털화폐 도입을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 /사진=뉴스1 이승배 기자

당초 글로벌 중앙은행은 법정 디지털화폐의 해킹 가능성을 우려했으나 분산저장 보안을 자랑하는 블록체인 기술이 비트코인의 거래를 활성화한 것으로 입증돼 안전하게 보고 있다. 다만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의 분산저장시스템을 관리하면 시중은행과의 업무가 중복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한은 관계자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가 일반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발행돼 일상생활에서 쓰이기에는 아직 법률적·기술적·정서적 장애가 있다”며 “가상화폐 대응 전담조직에서 다양한 이슈를 검토해 금융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연결 금융'의 또다른 얼굴

초연결시대의 뛰어난 기술도 부작용을 주의해야 한다. 온라인 상에서 사람과 데이터, 사물을 포함한 네트워크가 뭉친 탓에 해킹, 정보유출 등 보안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된다. 더욱이 금융산업은 개인의 평생 자산을 한번에 관리하기 때문에 한층 더 강화된 보안시스템이 필요하다.

정부는 투자를 넘어 투기양상을 보이는 가상화폐 투자에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가상화페를 법정통화로 인정하지 않아 해킹 등 보안문제가 발생할 경우 손실을 보전할 수 없고 가상화폐가 오가는 거래소의 파산 위기가 도사리고 있어서다.

지난해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은 외부해킹으로 피해를 입어 파산을 선언했고 투자자들은 묶여있는 투자금을 찾지 못한 상태다. 빗썸, 코인원 등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도 잇따른 거래중단과 거래자금이 뒤엉키는 미숙한 전산시스템이 문제로 거론된다.

안창용 안랩 책임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랜섬웨어 등 금전을 노린 공격이 늘었고 최근에는 보안이 취약한 가상화폐 거래소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더욱 커졌다"며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쫒아 '묻지마 투자'에 나서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가치투자에 나서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3호(2018년 1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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