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환율 시대] ①원/달러 '하방 압력' 왜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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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연초부터 이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미국이 금리인상을 앞둔 상황에서 단기간에 나타난 원화강세(원화가치 상승)가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 통상 미국의 금리인상은 원화약세 요인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개선되는 국면에서 달러화 약세가 겹치면서 원화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금리인상에도 원화는 '강세'

원화강세는 올 들어 두드러졌다. 지난 8일 한때 원/달러 환율이 1052.88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원화강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지난해 말이다. 원화가치는 지난 1년간 13.83% 올랐다. 지난해 4분기에만 7.93% 오르면서 단기간에 급등했다. 지난해 주요국 통화 중 원화보다 가치상승 폭이 큰 것은 유로화(15.34%)뿐이다.

문제는 지난해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올해 기준금리를 3회 정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FOMC는 지난해에 기준금리를 세 차례에 걸쳐 올렸다. 지금까지 FOMC의 금리인상은 달러화의 가치 상승을 이끌었다. 해외에 투자된 자금이 미국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달러와 교환되는 다른 나라의 통화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FOMC의 금리인상과 달러화의 가치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은 일반적인 흐름에 반하는 모양새다. 특히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점은 미국으로 돌아갈 자금이 우리나라로 몰리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달러의 가치 하락과 국내 경제의 성장률 개선 때문이라고 본다.

연초 이후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방어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화강세 추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지만 시장에서는 원화강세가 올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지표 호조 '달러 유입'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지표 전망은 양호한 편이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경제가 3.0%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기존 2.6%에서 3.0%로 전망치를 대폭 상향했다. 

한국은행과 KDI(한국개발연구원) 역시 3% 내외의 성장을 전망했다. 경상수지도 지난해(810억달러)와 비슷한 수준인 790억달러로 예상했다. 2011년 이후 우리 경제률이 3%를 넘은 해는 2011년(3.7%)과 2014년(3.3%)뿐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분류되는 '북핵리스크'도 완화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사를 표명한 데 이어 2년 만에 남북 고위급회담이 성사되는 등 긴장이 완화 기대감이 높아져 원화강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자금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거래대금은 약 9조7000억원으로 주요 아시아 증시 중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코스피·코스닥 등 증권시장 호황이 외국인 자금을 끌여들였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2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2025.16에 시작해 442.33포인트(21.84%) 오른 2467.49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632.04로 시작해 166.38포인트(26.32%) 오른 798.42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올해도 이어져 코스피 지수가 2500선을 넘었고 코스닥 지수도 800선을 돌파했다. 원화강세로 주식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졌음에도 외국인 투자자가 늘어난 것이다.

◆'트럼프 리스크'에 힘 못쓰는 달러화

국내 경제지표 호조와 함께 원화강세를 부추긴 것은 달러화의 약세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DXY)는 지난해에만 9.9% 하락했다. 2004년 이후 연간 낙폭이 가장 컸다. 올해 첫거래일도 0.3% 하락하며 최근 3개월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달러화 약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행보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논란이 '트럼프 탄핵론'으로 확대되는 등 미국의 정치불안이 달러화 약세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또 FOMC가 점차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달러화 약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FOMC는 올해 금리인상 전망횟수를 세차례로 유지했다. 최근 공개된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 대부분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의 점진적 인상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금리인상을 급하게 추진할 경우 재정부양이나 완화적 금융시장 환경 때문에 물가압력이 지나치게 가중될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참석자들은 물가상승률이 목표대로 오르지 못하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이 미국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하거나 매입 자체를 중단한다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 증시는 달러화 약세로 호황을 맞았다. 최근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도 올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주요 원자재 가격을 반영하는 블룸버그 상품지수는 11개월 고점을 기록했다. 달러화의 약세로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에 호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3호(2018년 1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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