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 미래] 'AI 협업'에 불량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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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인공지능을 가진 기기가 사람의 명령에 따라 네트워크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동하며 세계를 한층 윤택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시대. 인류가 상상하던 가상세계가 이제 현실이 된다. 4차 산업혁명으로 첨단 ICT 기술이 한데 어우러진 ‘초연결시대’가 도래하며 인류의 라이프 스타일에도 '혁명'이 찾아온다. 초연결이 몰고 올 혁명은 개인의 영역을 넘어 산업현장과 도시 전체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초연결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핵심 인프라인 인터넷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머니S>는 4차 산업혁명으로 도래할 초연결 시대를 미리 살펴보고 정부의 초연결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계획과 스마트홈·스마트팩토리·스마트시티 추진 현황을 들여다봤다. 더불어 초연결 시대가 가져올 금융시스템의 변화와 함께 대표적인 수혜 기업도 짚어봤다.<편집자 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을 방문했다. 권 회장은 글로벌 철강기업 포스코그룹의 ‘스마트 포스코’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포스코ICT의 최두환 사장·박미화 상무와 함께 전시장을 둘러봤다. 권 회장이 CES를 찾은 이유는 뭘까.

앞서 그는 지난해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독일 지멘스와 미국 GE를 방문해 각 회사의 스마트화(Smartization)를 책임진 임원을 만났다. 이후 포스코그룹의 스마트화 추진방안을 구체화했다. 올해는 스마트 기술의 최신 트렌드를 직접 보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

지멘스와 GE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선두기업으로 꼽힌다. 전통적인 제조기업이 첨단 ICT기술을 수혈해 새롭게 태어난 대표 사례지만 둘의 방향성은 다르다. 지멘스는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이끄는 회사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ICT기술로 제조업을 혁신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제조과정의 효율을 높이고 제품의 불량을 줄여 생산성을 극대화한다.

반면 3차산업 혁명의 효시인 토마스 에디슨이 설립한 GE는 제조업에서 벗어나 ICT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며 4차 산업혁명에 발을 내디뎠다. 기존 제조업을 보완할 솔루션으로 소프트웨어에 주목한 것. 이를테면 주력 제품 중 하나인 항공기 엔진을 만들어 파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제품의 데이터 분석 플랫폼도 함께 판매하며 지속적인 수익창출을 노린다.

‘공장자동화’를 추구하던 3차 산업혁명에 이어 4차 산업혁명을 맞은 산업계의 화두는 ‘스마트팩토리’다. 방대한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판단, 사람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똑똑한 공장이 바로 스마트팩토리다.


/사진제공=슈나이더 일렉트릭

◆생산공정·건물의 스마트화 추구

‘스마트팩토리’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한 건 2013년이다. 우리나라는 정부의 이른바 '제조혁신 3.0' 전략에 따라 2014년부터 ‘똑똑한 공장’에 주목했다. IT와 SW(소프트웨어) 융·복합 기반의 공정혁신을 통해 첨단제조업으로 거듭나 2020년까지 1만개 공장의 스마트화를 추진하는 게 목표다.

제조업은 현재 고령화, 강화된 환경규제, 비용절감이라는 3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그동안의 기술로는 이를 한번에 해결하기 어려웠지만 스마트팩토리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

이와 관련 백한승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전략고객담당이사는 “스마트팩토리는 주문, 설계, 생산, 납품, 서비스까지 모든 분야에서 예측이 가능한 효율적인 시스템이 기반”이라며 “이를테면 생산장비의 에러나 수명 등을 미리 예측, 고장 후 수리하는 과정까지 모든 문제에 선대응할 수 있어 설비의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존 공장이 스마트팩토리로 거듭나려면 IoT, 통합 플랫폼 구현을 위한 커넥티드 제품 및 기술, 통신기술 융합, AI 및 사이버 보안이 필수다.

스마트팩토리는 크게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먼저 생산공정의 스마트화. 일련의 생산라인(설비)에 센서와 카메라를 설치하고 중앙관제센터와 통신하며 생산효율을 끌어올린다. 아울러 연속공정에서 전체 조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류를 스스로 수정, 앞선 공정에서의 불량이 뒤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다.

나아가 만들어진 제품의 검사에 유연성을 더해 불량률이 낮아지는 만큼 품질검사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또 공장 건물의 스마트화도 추구할 수 있다. 에너지·시설관리의 스마트화를 통해 최적의 생산조건을 구현하면서 불필요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에너지사용량 절감이 기업의 과제 중 하나인 만큼 스마트팩토리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철강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생산공정에 AI 기반 도금량 제어자동화 솔루션을 적용한 포스코가 꼽힌다. 포스코는 자동차 강판 생산의 핵심기술인 용융아연도금(CGL)을 AI로 정밀제어함으로써 도금량 편차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기존 수동 조업시에는 m²당 도금량 편차가 최대 7g였지만 AI기반 자동조업은 m²당 0.5g까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향상은 물론 필요한 만큼만 도금량을 조절함으로써 생산원가를 낮추는 데도 한몫했다.

AI를 통한 제품불량 검사기술개발에 주력하는 수아랩은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AI가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디스플레이나 철강은 불량 유형이 다양하고 섬유나 가죽은 표면이 불규칙해서 불량을 검출해내기가 어렵다. 이런 한계로 인해 기존 시스템에서는 불량이 아닌데도 불량으로 판정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AI를 적용하면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된다.

수아랩 관계자는 “불량인데 못잡아내는 것과 불량이 아닌데 불량으로 판단하는 것 모두 AI로 극복할 수 있다”면서 “이전에 잘못된 불량 검출을 바로잡은 확률이 90~95% 였지만 AI를 통해 99.7%까지 낮춘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존 자동화시스템에서는 하나하나 코딩을 해줘야 하는데 AI는 일정 수준만 학습시키면 자동으로 불량을 찾아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슈나이더 일렉트릭

◆부작용 줄이려면 현장과 소통 필요

스마트팩토리는 기존의 단순한 공장자동화를 뛰어넘는 개념이다. 백한승 이사는 “스마트팩토리의 핵심은 빅데이터”라며 “디지털화한 대량의 데이터를 AI 등을 통해 생산 프로세스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관련 업계는 스마트팩토리를 추구하려면 현장에서의 불편함과 비효율성을 제거해 생산성을 높이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 반복작업은 로봇이 효과적이어서 그동안 사람을 대체하는 데 집중했지만 지금은 작업자와 함께 역할을 분담한 ‘협업로봇’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공장으로 업계 생태계가 바뀌는 상황이 됐다.

스마트화를 구현하는 건 IT기술이지만 공정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생산현장에 적용하기가 힘든 만큼 현장의 목소리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로봇이 사고의 유연성을 갖춘 인간 작업자를 따라가기에 부족한 분야가 많다”면서 “앞으로는 작업자가 로봇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해지는 만큼 스스로 관련업무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3호(2018년 1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star@mt.co.kr

산업2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자동차와 항공, 해운, 조선, 물류,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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