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 황금알 블록체인] ①세계는 왜 열광하나

 
 
기사공유
/사진=김민준 디자이너

10년 전 한 논문에 쓰여진 이론이 오늘날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떠올랐다. 거래정보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고 이를 차례로 연결한 ‘블록체인’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열풍을 타고 IT기술의 프레임도 벗어 던졌다. 편리한 분산저장 기술은 숱한 거래를 일으키며 시장규모를 2022년 100억달러(약 11조2000억원)까지 키울 전망이다.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글로벌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열을 올린다. 이제 블록체인은 네트워킹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세다. <머니S>가 블록체인이 불러올 미래와 현주소, 수혜주를 조명했다. 또 블록체인을 둘러싼 핵심 쟁점을 살펴봤다.<편집자주>


새해 벽두부터 블록체인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세계에 가상화폐 광풍이 몰아치면서 그 핵심기술인 블록체인도 덩달아 몸값이 올랐다. 서점가에는 블록체인 관련 서적이 넘쳐나고 기업들은 블록체인을 연구하는 전담조직을 신설, 사업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비트코인의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가 2008년 비트코인에 관한 논문을 통해 블록체인의 개념을 정립한 지 10년이 지난 올해 각국 정부는 블록체인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때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블록체인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할 태세다.

◆세상 뒤바꿀 '자동화 실행규약'

블록체인은 거래정보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고 이를 차례로 연결한 거래장부다. 간단하게 말해 가상화폐가 돈이라면 블록체인은 장부가 되는 셈이다. 블록체인은 ‘정보제공’에 치중된 기존 네트워크의 패러다임도 ‘가치’로 바꿀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201억원 규모였던 국내 블록체인시장은 2022년 3562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블록체인시장이 2022년 100억달러(약 1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블록체인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그리고 해당 가상화폐 고안자인 나카모토 사토시(가명)와 비탈릭 뷰테린이다.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인물은 2008년 10월31일 ‘비트코인: P2P 전자화폐 시스템’이라는 논문을 통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개념을 정립했다. 이듬해인 2009년 1월3일 사토시는 비트코인의 첫번째 블록인 제네시스 블록을 구현, 세상에 공개했다.

비트코인에서 블록체인의 기본 작동방식은 이렇다. 비트코인 블록에는 거래내역과 잔고가 저장된다. 블록 하나의 크기는 1MB(메가바이트)로 제한되며 10분에 한번 블록을 체인으로 묶어 저장한다. 참가자가 많아질수록 블록생성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며 속도도 느려진다. 이것이 1세대 블록체인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발전을 거듭했고 2014년 러시아 출신 캐나다 해커 비탈릭 부테린이 2세대 블록체인이 적용된 이더리움을 고안했다. 이더리움은 블록에 거래내역과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 실행이력도 기록한다. 블록의 크기도 제한이 없고 10초에 한번 블록을 체인으로 묶어 저장한다. 1세대 비트코인에 비해 에너지 효율성도 한층 높아졌다.

최근 각종 매스컴에서는 연일 블록체인이 세상을 뒤바꿀 기술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원동력은 ‘스마트 컨트랙트’에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한마디로 자동화된 실행규약이다. 모든 거래는 계약과 그 실행여부를 감독할 중개자가 필요하다. 그간 이 자리를 은행, 거래소, 딜러 등이 차지하고 막대한 수수료 수입을 올렸는데 블록체인에서는 스마트 컨트랙트가 이를 대체한다. 수수료도 필요 없고 중개자의 신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재화와 서비스를 거래하는 모든 분야에서 일대 변혁이 일어날 수 있는 구조다.

◆어떻게 데이터를 보호하나

스마트 컨트랙트와 더불어 블록체인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완벽에 가까운 보안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중앙기관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면서 어떻게 악의적인 네트워크 참가자의 공격에서 데이터 무결성을 확보할까.

#. 비잔틴의 여러 장군이 한 도시를 공격하기 위해 각자의 부대를 이끌고 도시 근처에 진을 졌다. 도시를 함락하기 위해서는 절반 이상의 장군이 공격에 가담해야 한다. 장군들 사이에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방법은 전령밖에 없다. 장군들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며 배신자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P2P네트워크의 난제였던 ‘비잔틴 장군의 딜레마’다. 1982년 레슬리 램포트 등 3명의 컴퓨터 공학자에 의해 알려진 이 문제는 나카모토 사토시가 ‘작업증명’(PoW)으로 해결,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적용했다.

#. 장군들은 신뢰할 수 없는 공격 계획 대신 수학문제를 푼다. 이 문제를 풀어야 공격시간을 알 수 있고 다음 장군이 문제를 풀 수 있다. 한 문제를 푸는 데 10분이 걸리며 문제를 푼 장군은 다음 장군에게 답과 문제해결 과정을 보여준다. 답을 받은 장군은 그 답이 옳은지 문제에 대입해 확인하고 다음 문제를 푼다. 중간에 거짓말을 하는 장군이 나오면 그 답은 정답 묶음에서 갈라져 모든 장군에게 전해진다. 거짓말은 드러날 수밖에 없으며 과반수가 정답 묶음을 조작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장군들은 절반 이상의 인원이 공격에 참여할 것이라 확신할 수 있고 공격시간도 믿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블록체인도 해시값이 폭증하면 체인을 공유한 이들의 컴퓨터 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문제를 겪는 등 완벽한 기술은 아니다. 대중이 열광할 만한 기술도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면서 블록체인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이에 IT업계 관계자들은 “하드포크 같은 작업들은 이런 블록체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으며 그 자체로 기술이 발전되는 효과를 거뒀다”고 반박했다.

블록체인 국내 시장 규모 및 전망. /자료=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정부, 블록체인에 142억원 베팅

일단 우리 정부는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보고 올해를 블록체인 기술 확산의 원년으로 삼아 기술개발에 매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1월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차 산업혁명 및 혁신성장 방안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정통부는 블록체인 기술개발에 142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별개라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마창관 과기정통부 기조실장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블록체인은 미래 신산업으로 적극 활성화하지만 가상화폐의 투기 부작용은 면밀하게 주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IT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기조가 꺾일 줄 모르는 가운데 업계 내부에서는 블록체인도 된서리를 맞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다”며 “블록체인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중요한 기술이라는 인식을 재확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5호(2018년 1월31일~2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흥순 soonn@mt.co.kr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466.33상승 0.7612:38 05/23
  • 코스닥 : 867.98하락 4.9812:38 05/23
  • 원달러 : 1079.10하락 6.312:38 05/23
  • 두바이유 : 79.57상승 0.3512:38 05/23
  • 금 : 77.28상승 0.8512:38 05/23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