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 황금알 블록체인] ③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생활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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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한 논문에 쓰여진 이론이 오늘날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떠올랐다. 거래정보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고 이를 차례로 연결한 ‘블록체인’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열풍을 타고 IT기술의 프레임도 벗어 던졌다. 편리한 분산저장 기술은 숱한 거래를 일으키며 시장규모를 2022년 100억달러(약 11조2000억원)까지 키울 전망이다.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글로벌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열을 올린다. 이제 블록체인은 네트워킹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세다. <머니S>가 블록체인이 불러올 미래와 현주소, 수혜주를 조명했다. 또 블록체인을 둘러싼 핵심 쟁점을 살펴봤다.<편집자주>

블록체인 기술이 활성화되면 개인간 화폐거래를 증명하고 도와주던 은행의 역할은 축소되거나 사라질 수 있다. 거래내역을 모든 참여자가 알게 돼 굳이 누가 증명해줄 필요가 없어서다.

핵심은 탈중앙화다. 데이터를 소수가 아닌 참여자 모두가 관리한다. 시스템을 통제하는 중앙기관이나 거래를 보증하는 제3자가 필요없다는 얘기다. 이는 사업자와 서비스 사용자 모두에게 비용절감 효과와 편의성을 제공하므로 거래를 기반으로 한 일상생활에서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수 있다.

◆편의성·효율성 높아 활용범위 무궁무진

병원에서는 매달 100만건 이상의 의료관련 증명서가 문서로 출력된다. 병원 방문 시 간단한 진료라도 수납과정에서 2장 이상의 문서를 발급받는다. 보험금 청구라도 하게 되면 발급문서의 양은 2~3배로 증가한다.

이때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모든 의료기록의 효율적인 저장과 관리가 가능해진다. 한 블록체인 전문업체는 의료제증명서비스를 대학병원 90여곳과 제휴해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의료증명 문서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자문서 형태로 발급받고 확인한다. 앞으로 이런 유형의 서비스가 기존 대형병원에 적용되면 환자의 의료기록은 전자기록화돼 보안성과 편의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보험금도 자동청구될 수 있다. 교보생명은 블록체인을 실손의료보험금 자동청구 서비스에 활용해 가입자 진료기록 송부 승인 정보를 기록하면 병원과 보험사가 이를 공유해 진료기록 사본이 자동 전달되게 처리하게 했다. 가입자는 스마트폰 앱으로 보험사에 보낼 진료기록을 선택해 손쉽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식생활도 변한다. 특히 '원산지 속이기'가 비일비재한 유통시장이 투명해진다. 블록체인 기술로 농산물이 어디서 재배되고 어떤 유통과정을 거쳐 매장에 들어오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서다. 예컨대 모든 농산물 생산자가 블록체인으로 연결되면 이들이 생산한 농산물 원산지를 참여자 모두가 알게 된다. 이런 식으로 어떤 유통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판매됐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이미 미국의 월마트는 육류를 납품하는 축산 농가와 보관창고 등 운송경로 전체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부착했다. 이로써 블록체인을 이용해 축산물의 도축지부터 사료는 무엇을 먹였는지까지 파악하게 된다. 공급망에서 상품의 불규칙성이 감지되면 블록체인 시스템이 문제가 발생한 곳을 추적해 알려준다. 식품유통시장의 투명화로 소비자는 더욱 안전한 식재료를 식탁 위에 올릴 수 있다.

블록체인 투표 기술을 적용한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 투표 모습./사진=경기도청DB

블록체인은 투표에서도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경기도는 지난해 1월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 심사 온라인 투표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인 '스마트컨트랙트'를 적용, 복잡한 투표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온라인 투표에 성공했다.

스페인에서는 한 정당이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스페인의 신생 정당 ‘포데모스’는 이미 ‘아고라 투표’라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집행부를 선출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자 지역투표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의 장외 주식시장인 나스닥은 주주투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 중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투표 결과, 투표 과정의 데이터 위·변조나 물리적 해킹 등이 불가능하다. 이에 투표자는 중앙관리기관 없이도 공정하고 효율적인 투표를 할 수 있다.

이밖에 블록체인 기술로 음원이나 미술 작품 등 개인이 생산한 창작물을 누군가가 유통할 때 자동으로 돈이 지불되도록 하는 개인 창작물 보호, 부동산 거래 시 제3자로서 거래 보증 중개인이 필요없는 스마트 계약 등도 활성화할 수 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먼저다

블록체인은 모두가 참여하고 서로를 감시해 공정성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탈중앙화가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이다. 이때 블록체인 기술의 성장과 함께 논의되는 것이 바로 퍼블릭 블록체인이 가능하냐는 점이다.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노드(컴퓨팅 인프라 제공자)가 있어야 구현된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등장한 것은 블록체인에 참여한 노드에 코인으로 대가를 지불하기 위해서다. 의료제증명, 원산지증명에 적용되는 블록체인 기술은 특정단체가 운영비용을 모두 지불해 유지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버블시장(코인)을 만들어 비용을 해결하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대비된다.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은 퍼블릭 블록체인 활성화는 현시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정보가 중앙집중화된 국내에서 퍼블릭 블록체인이 자리잡으려면 많은 규제를 바꿔야 하는 데 이는 쉽지 않다"며 "기술적으로도 블록체인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무한대의 참여자가 생기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운영하고 싶어도 현재의 블록체인 용량이나 처리속도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국내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를 위해서는 결국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초에 블록체인을 만든 사람의 철학은 '민주주의'지 '비즈니스'가 아니다"라며 "민주주의가 가미된 블록체인은 퍼블릭이 이상적이지만 이것이 발달하고 촉진되려면 일단 비즈니스 형태인 프라이빗으로 가야 한다. 규제 철폐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범위가 확대되면 수요가 생기고 보다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 그때 퍼블릭 블록체인도 자연스레 실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5호(2018년 1월31일~2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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