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행복한 직장] ②일자리정부, '현장의 목소리'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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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현대인은 ‘이상적인 직장’을 꿈꾼다. 단순히 일만 하는 곳(Office)이 아니라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일할 삶의 터전(Work Place)을 찾는다. 최근에는 극심한 취업난으로 젊은 세대의 사회진출이 어려워지면서 ‘복지제도’가 이상적인 직장의 조건으로 떠올랐다. 정년보장은 물론 일과 가정의 양립(워라밸)도 요구된다. 삭막한 사내 분위기와 조직문화는 직장인의 기피대상이다. 가족처럼 친근하게 대화할 수 있는 동료와 일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일깨워주는 조직문화를 선호한다. <머니S>는 취업시즌을 맞아 취업포털 ‘사람인’과 ‘이상적인 직장’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직장인, 공무원, 구직자, 대학생 등 성인 1196명이 온라인 설문에 참여해 이상적인 직장의 모습을 제시했다. 아울러 세대별로 현대인이 처한 상황을 짚어보고 직장생활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편집자주>


문재인정부는 ‘일자리정부’를 표방할 만큼 일자리 정책 추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첫 업무로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하고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을 수립한 뒤 청와대 집무실에 실시간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 정도다.

그러나 정책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일선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노동시장의 급격한 환경변화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서둘러 보완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정책 구상 과정에 현장의 목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24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 설치된 대한민국 일자리 상황판을 보며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일자리 5년 로드맵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가 개인의 인적자본 축적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소득을 높이고 국가의 경제성장 역량을 제고한다는 판단 아래 ‘일자리 중심 경제’ 실현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노동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5개 분과를 구성해 일자리 5년 로드맵을 수립했다.

정부의 일자리 로드맵은 5대 분야 10대 중점과제와 100개 추진과제로 구성됐다. 5대 분야는 ▲일자리 인프라 구축 ▲공공 일자리 창출 ▲민간 일자리 창출 ▲일자리 질 개선 ▲맞춤형 일자리 지원으로 나뉜다.

10대 중점과제는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 시스템 구축 ▲일자리 안전망 강화 및 혁신형 인적자원 개발 ▲공공일자리 81만명 확충 ▲혁신형 창업 촉진 ▲산업경쟁력 제고 및 신산업·서비스업 육성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역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남용 방지 및 차별없는 일터 조성 ▲근로여건 개선 ▲청년·여성·신중년 등 맞춤형 일자리 지원 등이며 100개 추진과제는 세부적인 추진 전략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로드맵을 바탕으로 공공부문에 먼저 메스를 들이댔다. 민생 공무원과 사회서비스 일자리, 간접고용의 직접고용 전환 등을 통해 공공부문에서 81만개 일자리를 창출키로 한 것. 그 일환으로 정부는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고 민간으로도 점차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롯데그룹 등 일부 민간 대기업들은 정부정책 적극 수용 및 선제대응 차원에서 비정규직의 단계적인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밝혔다.

◆일선 현장 엇박자 속출

문제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도입 초반부터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정부 정책에 따라 내년까지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 전환하기로 선언했는데 3000명 정도만 직접 고용하고 나머지는 자회사 간접고용으로 선회하면서 노사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노노 갈등’까지 겹친 상황이다. 성급한 정규직 전환이 혼선을 초래한 셈이다.

정규직 전환의 민간부문 확대가 본격화될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에서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8.9%에 불과하며 나머지 91.1%는 민간부문이다. 기업의 경영과 노동환경에 영향을 주는 정책이 민간으로 넘어갈 경우 사회갈등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현실로 나타난 사례도 있다. 정부는 올해 최저임금을 전년 6470원에서 16.4% 증가한 7530원으로 인상했다. 문제는 최저임금 근로자의 84.5%가 근무하는 중소·영세기업이 인상분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3조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마련했지만 집행 첫달 6791만원을 지급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아직 홍보가 덜됐기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월평균 보수 190만원, 30인 미만 사업장, 4대 보험 가입 등 까다로운 신청 기준이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이와 관련 정부는 추가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근로시간 단축을 둘러싼 논란도 거세다. 정부는 주당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경영계는 일률적인 근로시간 단축보다는 업종별 특성에 따른 단계적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근로시간 단축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표=머니S
◆현장 목소리 들어야


재계는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은 결국 기업의 투자로 이뤄지는 것인데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 인상 등 기업의 경영에 부담을 주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일자리 창출까지 하라는 것은 책임을 전부 기업에 떠넘기겠다는 이야기”라며 “지금이라도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재계는 상여금을 최저임금 안에 포함하는 등 산입범위를 조정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현행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기본급과 일부 고정수당만 들어가고 상여금이 포함되지 않아 부담이 크다는 것.

근로시간과 관련해서는 실제 근로시간에 근거한 근로시간의 점진적 단축과 휴일·연장근로수당의 중복할증 불인정, 노사 합의에 따른 특별연장근로 허용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정규직 정책도 천편일률적인 정규직 전환은 반대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고용형태를 활용하는 여건을 보장하되 비정규직 정책은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노동현안과 관련된 문제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사회적 대타협 방안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지난달 15일부터 대한상의를 시작으로 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민주노총, 중소기업중앙회를 순차적으로 방문해 여론을 들었다. 또한 지난달 31일에는 문재인정부 첫 노사정위원회를 개최하고 일자리 창출 등 핵심 정책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설합본호(제526호·제52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한듬 mumford@mt.co.kr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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