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편의점, 화려한 잔치에 소외된 가맹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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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불고 있다. 고용 축소, 근로시간 단축 등의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당장 영업이익 감소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가격인상을 단속한다고 하지만 소비자 물가 또한 들썩이고 있다. 

정부 관료들은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피하며 최저임금이 오르면 소득이 올라 소비가 진작되어 자영업자의 매출도 오를 것이라는 홍보에 열심이다. 그리고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도와주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분을 세금으로 지원해 준다고 하나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민감한 분야가 편의점이다. 편의점은 이른바 ‘인건비 따먹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최저임금을 기반으로 한다. 당장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 가맹점들의 어려움이 현실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8년도 최저임금 시급 7,530원이 1일부터 적용됐다. 이날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점주와 직원이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인상된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463만여명이다. 인상폭은 전년대비 1,060원(16.4%) 상승으로 역대 최고치다. 2018.1.1/뉴스1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juanito@

정부는 편의점 가맹본부에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시적인 책임분담을 요구하였고 이에 부응하여 주요 편의점 가맹본부들이 가맹점 지원대책을 발표하였다. 2018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산업인 편의점 프랜차이즈 가맹점 지원대책은 최저수입 보장, 전기료 등 비용지원, 시스템 등 인프라 투자, 펀드 조성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만 보면 수천억원에 이르는 가맹점 지원 대책이 쏟아져 나왔고 전기료 지원, 폐기지원, 최저수입보장 등 다양한 방안이 보인다. 가맹점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시급하게 해소해 줄 수 있는 대책인가의 문제다. 

화려한 숫자로 포장된 중장기적인 인프라 투자는 당장 현실화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가맹점 경영악화에 처방할 수 있는 대책으로 가맹점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운영자금 대출지원은 경영활성화를 전제로 하여야 하나 가맹점의 경영 안정화 대책이 없는 한 가맹점이 빚만 지는 역효과가 발생될 것이다. 

폐기지원의 경우 가맹본부가 추가적으로 상온식품인 김밥 등에 대한 폐기기원을 50%까지 확대한다고 하지만 다른 식품과 공산품의 폐기지원이 빠져있기 때문에 실제 가맹점에게 지원되는 비용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심야시간 대상 전기료 지원의 경우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며 기존 지원제도의 재탕으로 가맹점 부담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당장 편의점 가맹점이 부담해야할 인건비는 월 최소 70여만원에서 주휴수당, 사회보험 등을 감안하면 100여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 가맹본부의 지원대책은 가맹점 당 실제 지원 효과가 10만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해답은 가맹본부의 의지만 있으면 된다. 편의점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수익배분율을 조정하면 된다. 가맹점에 배분하는 수익배분율을 5% 인상하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직접 비용인 70여만원에 근접한 지원효과가 발생할 수 있게 된다. 

가맹점 수익성 악화의 원인인 신용카드수수료 인하 또는 가맹본부의 신용카드 수수료 지원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 진열지원금(제조사 판매장려금인 담배 광고 진열 지원금 등이 해당)의 가맹점 배분 확대 또한 고려할 요인 중에 하나다.

전반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편의점 가맹점의 경영악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이의 해결을 위한 가맹본부의 전향적인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의 압력에 떠밀려 보여주기 위한 퍼포먼스로 지원규모 부풀리기식 펀드조성과 대출지원, 인프라 투자는 실효성 있는 가맹점 지원방식과 거리가 멀고 가맹점이 현실적으로 피부로 느끼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다. 전기료 지원 등 간접지원 방식이 아닌 수익배분율의 조정 또는 징수방식의 획기적인 전환을 통한 직접지원 방식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맹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안이다.

한편, 편의점 브랜드 간에 출점 거리 제한을 두어 과다출점으로 인한 가맹점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도 심도 있게 고민해보아야 할 지점이다.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편의점 속성을 이해는 하나 무리한 점포 늘리기 식의 확장보다는 기존 가맹점의 생산성을 높이고 수익률을 올리는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편의점 가맹본부도 할 말은 있다. 2017년 기준 국내 편의점 가맹본부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4%에 불과하다는 보도도 있다. 편의점 가맹본부 또한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니 더 많은 가맹점 지원은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편의점 가맹본부의 경영상 어려움은 어디서 기인하는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외연 확장 경쟁을 위한 무리한 점포 늘리기와 실적주의, 부실한 경영의 책임을 가맹점에게 전가시키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편의점 매장이 가맹점이 아닌 직영점이라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가맹본부의 인건비 부담이 가맹점 배분율 인상을 훨씬 상회할 것이며, 이는 가맹본부가 소유구조를 직영이 아닌 가맹화시켜 비용부담을 최소화하여 노동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에 기인한다. 

노동정책에서 소외된 노동력을 무리한 경쟁 출점의 도구로 값싸게 활용하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가맹에 편입된 사장님도 아니고 노동자도 아닌 가맹점주는 가맹노동자라고 볼 수 있다. 최소한의 자본(타인 자본 포함)과 자기 노동력을 결합하여 가맹으로 계약된 노동자이다. 

특히, 편의점 가맹점주의 노동으로의 편입성은 일반 노동자와 다를 게 없다. 노동자와 사장님 사이에서 소외된 가맹노동자에 대한 정부와 대형 편의점 가맹본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와 편의점 가맹본부들의 말과 숫자 잔치는 벌어졌는데 막상 먹을 게 없는 형국이다. 소외된 가맹노동자도 노동자임을 명심하고 최저임금 인상의 책임을 가맹노동자와 자영업자에게 떠넘기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프랜차이즈산업에 개입하여 상생을 강제하지 말아야 한다. 억지춘향식으로 떠밀려서 마지못해 상생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의 모습 또한 아름답지 못하다.
 

이성훈 세종대학교 프랜차이즈 MBA 주임교수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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