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이 미래다] ①혐오에서 자원으로… '메뚜기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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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밖의 생물, 누군가에겐 혐오와 기피의 대상이었던 ‘곤충’이 미래 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일부 개인의 관상이나 채집, 농가의 천적관리 등 한정된 영역을 넘어 대체식량, 의약품, 환경관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자원으로 곤충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곤충산업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농업인에게는 새로운 소득원으로, 소비자에게는 가치소비의 기회로, 국가적으로는 새로운 경제모델로 자리 잡도록 적극적인 육성 계획을 추진 중이다.

◆소고기 3배 함량의 단백질원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의 70%는 곤충이다. 지금까지 보고된 종류는 약 120만종이나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300~500만종, 많게는 1000만종 이상으로까지 추산한다. 이 중 인간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는 종은 약 1만5000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익충과 해충으로만 구분됐던 곤충은 인류에 이용 가능한 특성이 밝혀지면서 자원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곤충산업’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은 지는 30년도 되지 않았다. 1994년 농진청에서 ‘곤충의 산업적 이용기술’이란 소책자를 발행했고 그해 12월 잠업시험장을 잠사곤충연구소로 개편하면서 ‘산업곤충과’를 만들었다. 이후 정서곤충, 화분매개곤충과 환경정화곤충의 연구 개발을 진행하다 1999년 본격적인 곤충산업의 태동기를 맞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 곤충산업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진청 등 정부기관 주도로 성장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식품부는 계획수립이나 예산편성, 규제개선 등 행정적인 부분을, 농진청은 연구개발(R&D), 기술력 확보 등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곤충자원은 용도별로 천적자원, 화분매개자원, 환경정화자원, 식용자원, 약용자원, 물질이용자원, 환경지표자원, 정서애완학습자원, 기타 등 9개 자원으로 구분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 곤충산업 시장규모는 3039억원으로 이 중 지역행사 소재용(1816억원)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시장이 안정되지 못하고 일시적인 활용에 그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곤충이 미래의 대체식량으로 주목받으면서 식량자원으로서의 곤충산업 규모도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UN은 ‘세계인구보고서’에서 전 세계 인구가 2030년 85억명, 2050년 96억명, 2100년에는 112억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도 2050년경 세계 인구가 약 90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 현재보다 2배 이상의 식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래 대체식량으로 곤충을 지목했다.


곤충은 소고기 등 기존 주요 단백질원의 대안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단백질이 풍부하고 불포화 지방산이 총지방산 중 70% 이상을 차지하며 칼슘, 철 등 무기질 함량 또한 높아 영양적 가치가 높다.

농진청에 따르면 100g의 소고기와 동일한 중량으로 건조시킨 벼메뚜기의 영양소를 비교한 결과 저탄소 단백질 함량이 약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한 재배면적과 사료, 온실가스 등을 감안할 때도 곤충이 가축에 비해 저비용·고효율에다 친환경적이고 생산성도 높다.



◆농가소득창출·신자원 확보 효과


현재 국내에서 정부가 지정한 식용 곤충은 총 7종이다. 기존부터 민간에서 즐겨 먹던 벼메뚜기, 누에번데기, 백강잠에 이어 고소애(갈색거저리 유충), 쌍별이(쌍별귀뚜라미),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애(장수풍뎅이 유충) 등 4종이 2016년 일반식품원료로 인정됐다.

정부는 생산농가, 식품업체들과 함께 곤충에 대한 혐오감을 줄이기 위해 형태가 드러나지 않는 분말, 다짐, 육수 등 요리 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고 곤충요리경연대회, 식용곤충 애칭공모, 곤충식품 기획전 등을 통해 곤충자원의 긍정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약용으로서의 가치도 높다. 이스라엘 히브리히팀에서는 거머리로부터 히루딘이라는 항 혈전제를 개발했고, 일본 미야자키 의대팀은 지렁이로부터 룸브리키나제라는 혈전 용해제를 개발했다. 국내에서도 국립농업과학원을 중심으로 곤충을 혈당 강하제, 혈전 용해제, 간질환 치료제로 활용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곤충이 산업자원으로 활용도가 높아지자 정부도 체계적인 사업추진 계획을 세우고 곤충산업을 집중 육성 중이다.

농식품부는 2010년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이듬해 제1차 5개년 계획을 추진했다. 2016년 4월에는 ‘제2차 곤충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 2015년 3039억원 규모였던 곤충산업을 2020년 5363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제1차 종합계획은 농업의 범위에 곤충을 포함하고 유용곤충자원을 발굴하는 데 집중했다면 제2차 계획은 본격 산업화를 위한 전주기 지원체계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식용자원 등 기존에 비중이 적었던 분야의 시장 확대에 집중한다. 정부는 2015년 6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식용곤충시장을 2020년 1014억원으로 1590% 늘린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사료, 식용 등 대량소비가 가능해 농가 소득창출 기여도가 큰 분야는 개별 핵심 과제를 발굴하고 중점 지원할 계획”이라며 “사료용은 곤충자원의 고단백질성과 기능성 발굴의 성과를 기반으로 단기적으로는 애완동물용 프리미엄 사료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식용은 일반식품원료 전환에 발맞춰 다양한 제품개발 및 지속적인 홍보를 기반으로 자생적 생태계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개발(R&D)도 확대한다. 정부는 2020년까지 R&D에 150억원을 투자해 ▲기능성 사료, ▲사료·식품원료 대량생산을 위한 사육·유통 체계 및 가공 기술 개발 ▲ICT 활용 사육기술·질병관리 기술 등을 중점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8호(2018년 2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한듬 mumford@mt.co.kr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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